옛 선인이 일컫길
음양과 오행, 그리고 팔괘는 하나라 하였다

하나하나에 날 담으면 만물이 날 기억할까 싶어
하나하나에 이름 붙이고 기억을 담았다

음과 양은 일체요
음은 검고 양은 희니
동시에 만물 담던 눈과 같아

음에는 세상을 보았던 눈동자를
양에는 세상을 담았던 흰자를 담았다

오행은 순환이요
동시에 상극을 담으며
불자의 수행을 뜻하니
오행상극은 맞지 않는 손발과 같아

목에는 보시 행하던 엄지를
화에는 지계 수호허던 검지를
토에는 인욕 억눌러 행하던 중지를
금에는 정진 아래 견뎌내던 약지를
수에는 지관 행해 사념 지운 소지를 담았다

팔괘는 상을 담으며
곧 원인이자 결과이니
인과 빚어내는 팔다리와 같아

건과 진에는 하늘의 우레 막아내던 오른팔을
태와 손에는 뻘과 태풍에도 몸 받쳐들던 오른다리를
감과 간에는 파도와 지진에도 지지 않던 왼다리를
이와 곤에는 화로 토 구워내 날 지키던 왼팔을 담았다

남은 몸덩어리를 태워 땅에 묻으니
마지막은 생자가 사자 위해 울부짖는 장례요
그럼에도 난 만물에 녹아들어 토지가 되었으니
내가 곧 천지 빚은 반고요 마고할미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끝에서야 깨달음에
모두가 천지를 빚었고 나 역시 천지에 묻혔으니

내가 바로 그리고 그들이 바로

음양이요
오행임에
팔괘와
사계며
오방이고
칠일 담은

삼라만상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