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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나치게 평범한 사람이었다.
평범한 회사에 평범한 월급, 평범한 가정을 꾸린
지나치게 평범해 사회에 던져놓아도 이질감이 들지 않는,
그런 남자였다.

그날도 그렇게 힘든 회사일을 끝내고,
집에서 배가 부른채 기다리고 있을 아내 생각에
흐뭇한 미소와 함께 붕어빵을 소중히 껴안아 들고 가는 그였다.

띵동 -

차임벨 소리가 울리고, 그는 곧 마중나올 아내의 모습을
상상하며 넥타이를 다시 고쳐매고 있었다.
그러나 여러번 눌러도, 안에서는 TV소리만 어렴풋이 들려올뿐 아내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 잠들었나.. "

결국, 별수없이 열쇠로 문을 따고 들어간
그의 눈앞에는 무언가를 보고 떨고있는 아내와
대문짝하게 뉴스에서 보도되고 있는 속보가 있었다.

' IMF 경제위기로 여러 기업들 문닫아. '

그 가운데는 남자의 회사 또한 포함되어 있었고
그 사실을 알았기에, 아내와 남자는 아무말도 서로 건넬수가 없었다.


몇분간의 정적과 아내의 훌쩍임이 끝난후,

" 여보.. "

아내는 잠시 숨을 고르고는 남자에게 물었다.

" 이제 우리.. 어떡해..? "

그제서야 남자는 낮에 벌어졌던 회사의 상황이
대강 파악이 되기 시작하였다.

그날따라 많이 울리던 전화, 고위층들의 부재,
그리고 항간에 들리던 사장의 자살 소식.

그날은 평소와는 달리 보너스가 들어왔던 것까지.

" 아.. 아니야.. "

" 여보.. "

" 아니야.. 여보.. 우리 괜찮아.. "

남자는 급작스레 밀려오는 정신적 혼돈에
일단은 아내를 진정시키고자 말을 뱉어놓았다.

그리고는 엉뚱하게도 아내에게 붕어빵을 건넸다.
정신적으로 받은 심한 충격에 일시적으로 부릴 수 있던 이상한 행동이었다.

" 먹어.. "

" 지금 상황에 붕어빵이 눈에 들어와? "

" 먹어..먹으라고..!! "

남자는 점점 밀려오는 패닉에
이제는 이성마저 잃어버리고 있었다.

" 정신차려! 어흐윽.. "

남자는 급작스레 들려온 아내의 절규에
정신이 드는지 눈을 두어번 꿈뻑이더니 바닥에 무릎을 꿇은채 섧게 울었다.

그리고 그날이 점점 잊혀질 무렵,
남자의 집에는 결국 빨간 딱지가 붙기 시작했고
마침내, 집마저 빼앗겨 오갈데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아내의 배는 이미 만삭이 되어있어, 집을 구하지 못하면 위험한 상황이었다.

" 일단.. 시골에 계신 어머니 집으로 가자.. 미안해 여보.. "

" 아니야.. "

하지만, 그것으로 비극이 끝났다면
사람들의 삶은 꽤나 살기 순탄했을터.

남자의 아내는 산부인과에 갈 돈도 구하지 못해 집에서 자연분만을 시도하다,
결국 세상을 떠났다.

" 여보.. 난 괜찮으니.. 제발 우리 애기는 굶지 않게 해줘.. 행복하게만.. "


아내의 마지막 말.
그 말은 비수가 되어 남자의 가슴을 난도질하였다.

자신에게 시집와 좋은 옷, 맛난 음식 한번 먹여주지 못한 채
한만 남긴채 떠나간 그녀를 원망하기보단 자신을 원망하며
그녀와 꼭 빼어닮은 딸을 부둥켜안고 남자는 울었다.

그리고 눈물이 메말랐을 즈음, 15년이 흘러 있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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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1편은 배경 소개 형식으로 썼어요..
아 진짜 맘에 안드는데 쉽사리 정리가 안되네요
2편부터는 좀 더 나은 스토리 보여드릴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