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렘'이라는 단어가 사람들 인식에 안좋은것 같아서

제목을 'What's your name?' 을 줄여서 "W Y N" 으로 바꾸겠습니다.

참고로 왜 제목을 What's your name?으로 정했냐면,

글을 쓰며 주인공 이름을 한번도 거론한 적이 없어서...

제가 주인공에게 물어보는 말입니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ㅋㅋ

아무튼.

하렘소설 → W Y N 으로 바꿀게요.






다음편부터 브금 넣을게요... 꼭!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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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교실에 도착했다. 나는 교실 창가 뒷쪽에 위치한

책상에 가방을 던지듯 놓고는 지친 몸을 의자에 맡겼다. 고개를

뒤로 젖히니 방금 전 일들이 생생하게 뇌리를 스친다. 앞으로 수

연 선배를 어떤 얼굴로 봐야할까? 이제 수연 선배 얼굴을 볼때마

다 그 가슴이 생각날 것이다. 보석이 박힌.


8시가 되니 담임 선생님이 들어왔다. 5분 정도. 공지사항이나 특

이사항, 출석확인을 하는 아침조례가 이어졌다. 하지만 선생님의

말은 귀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소리가 귓가를 맴돌다가 사라지

는 것 같다.


아침조례가 끝나고 선생님이 나가자 반은 다시 시끄러워졌다. 그

리고 그때 미영이가 다가왔다. 아침의 일은 전혀 없었다는 듯이 미

영이의 얼굴은 평소와 같았다.


"왜 이렇게 늦게왔어? 뭐했어?"


추궁하듯, 미영이가 물었다.


미영이의 얼굴을 보고 난 곧바로 아침의 일, 아침에 보았던 '그것'

을 떠올렸지만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미영이에게 일부러 티를 낼

필요는 없었다. 나는 담담하게.


"천천히 걸어왔어."

라고 말했다.


그런데 나의 말을 듣고 미영이가 얼굴을 찌푸린다. 미영이의 성격

상, '지각이 코앞인데도 천천히 걸어왔다.' 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

는 것이니까. 미영이는 곧바로 나에게 불만을 토로했고 이런저런 잔소

리를 해대었다. 하지만 곧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리며 미영이의 잔소

리는 끝이났고, 몇마디 더 투덜거리며 미영이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

다.



[중략]-학교수업, 야간자율학습.



총 네시간의 야간자율학습이 끝났다. 아침부터 오후 다섯시까지 공

부를 하고, 여섯시부터 열시까지 공부를 또 하다니. 이런 교육 방법

이 정말로 옳은 것인가. 나는 가끔 이러한 학습 방식에 대해서 불만을

가져본다. 하지만 그러한 학습에 대해서 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몸

이 피곤에 쩔어있었기에 빨리 집으로 돌아가 푹신푹신한 침대에 몸을

눕히고 싶다 라는 생각만이 내 머리속을 지배할 뿐이었다.


나는 재빠르게 책을 정리했다. 내 앞줄 책상을 보니, 야자시간이 끝났

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눈알이 빠지도록 책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사람에게 다가갔다.


"안가냐?"


나의 목소리가 들렸는지 이봉팔은 책에서 눈을 떼고 나를 올려다 본다.


"가야지."


전교 5등인 봉팔이도 하루 내내 공부만 하면 피곤한 모양이다. 봉팔이는

힘없이 나의 말에 대답하고는 아주 힘차게 기지개를 폈다.


봉팔이 하고는 교문 앞에서 헤어졌다. 버스정류장이 우리집과는 정반대

방향에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평소에는 교문앞 식당에서 허기진 배를 채

우기 위해서 떡볶이나 라면을 사먹지만 오늘은 서로가 피곤했기 때문에

먹는 것은 내일로 미뤘다.


짧은 인사와 함께 봉팔이를 보내고, 나는 책가방에서 mp3를 꺼내었다. 이

어폰을 꽂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니 곧 '비틀즈의 let it be'가 귓가로

흘러든다. 피곤이 풀리는 듯하다. 마치 차분한 음율이 피곤한 나의 몸을

달래주는 느낌. 비록 내가 영어를 못해서 가사의 뜻은 잘 모르나, 이렇게

혼자서 있을때 차분한 노래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심신이 안정되었다.


그런데 얼마나 걸어서 였을까. 이어폰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그것은 분

명 여자의 울부짖는 소리였다.


나는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주위를 살폈다.


"아아악……!"


다시한번 들려오는 여자의 비명소리.


현재 이곳은 학교와 집 그 사이, 산을 깍아서 길을 만들고 그 길을 따

라서 조금 깊숙히 들어가면 나오는 공터. 주변에 인가는 없고 오로지 숲

풀 뿐인 그런 공터였다.


그리고 여자의 비명 소리는 공터 화장실 뒷편에서 들려왔다. 밤이라서

공터는 어두웠지만 화장실 뒷편은 더욱 어두운 느낌이 난다. 나는 재빨

리 주위를 살폈다. 누군가 도와줄 사람이 있나 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빛바랜 전등만이 깜박거릴 뿐이었다.


어떻하지?


나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다. 내가 여자를 구해줘야 한다. 하지만.


하지만 무섭다.


그런데 그때 다시한번 여자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내가

집중했기에 똑똑히 여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사,살려주세요! 시,시키는대로 다 할테니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 제

발! 꺄아아악!"


위험하다.


온몸이 떨려오고 나의 심장은 미친듯이 뛰었다. 하지만 난 그런것을 느끼

지 못했다. 내 머리속에는 단지 "위험하다."라는 것만 떠오를 뿐이었다.


난 화장실쪽으로 갔다. 가까이 갈수록 여자의 절규가 더욱 더 크게 들려

왔다. 나의 이마에서. 아니, 온몸에서 땀이 흘러나왔다. 손에도 식은땀이

흥건했다. 하지만 난 그러한 것을 느낄 여유도 없었다. 두려움이 나의 모

든 감각을 마비시켰다.


그때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


"이년 존나 발냄새 심하네. 시X. 하지만 난 그런거에 더 흥분을 느끼지."


"병X아. 지랄하지 말고 빨리 끝내. 누가 오기라도 하면 어떻게."


"아, 새X 존나 보채네. 알았어, 시X놈아! 그나저나 이년 가슴 존나게 크네. 조금만

참어. 내가 기분좋게 해줄테니까. 알겠지?"


침묵. 그리고 또 다시 들려오는 여자의 절규.


나는 갈등했다. 수많은 것들이 내 머리속으로 지나갔다. 하지만 현재로썬

정답은 하나다. 내가 나서야 한다. 내가 여자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두려움이 나의 다리를 잡는다. 두려움이 나의 가슴으로 파고든다. 그 두

려움이 너무 강해서 온몸에 땀이 식어버리는 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멈춰! 시X새끼들아!"


나의 몸은. 내 생각을 무시한채, 나의 두려움을 무시한채,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 내 몸 안에 깃든 모든 두려움은 내 입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었다.


갑작스럽게 내가 등장하자 여자를 폭행하던 남자 둘은 깜짝 놀라며 나를 쳐다

본다. 하지만 교복을 입은 나의 모습을 보고 비웃음을 짓는다.


"고삐리네. ㅋㅋ."


"시X.ㅋㅋㅋ. 니가 정의의 사도냐? 뭔 병X 같은 놈을 다보겠네. 야, 이 시X놈

아. 이리와바."


머리카락을 노란색으로 물들인 남자가 나를 보며 손목을 까딱까닥 거리며 말했

다. 그러면서 뒤를 돌아, 여자한테 올라타고 있는 빨간 투블럭컷 머리를 한 남자

를 본다.


"야. 고삐리 새끼 족칠 동안 끝내놔라."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노란머리 남자는 시선을 나에게 돌렸다.


웃고있는 남자의 눈매와 입술이 나의 시야로 들어왔다. 남자에게서 풍기는, 향

수와 담배가 뒤섞인 듯한 그 냄새가 나의 몸을 굳게 만든다. 용기를 내서 간신

히 끼어들었지만 그게 한계인 모양이다.


"뭐해? 뭐하냐, 병X아. 쫄았냐? 이 새끼 쫄았고만? 아오, 진짜 병X새끼네. 아니.

나왔으면 뭐라도 하세요. 네? 찐따 새끼야. 안들……!"


노란머리 남자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나의 주먹이 그의 얼굴을 강타했다. 그리

고 이성을 잃은 나의 주먹은 쉬지 않았다. 나는 두려웠으나 그 두려움이 나를 움

직이게 만들었다. 생존을 원하는 동물의 본능일 것이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

를 무는 것처럼 나도 지금 상황에서 발버둥은 쳐봐야 했다. 나는 주먹이 부서져라

노란머리를 가격했고, 나의 치아는 부서지지는 않을까 할 정도로 힘을 줘 다물었

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일 뿐이었다.


평범한 고등학생의 주먹은 왠만큼 싸움을 겪어본 사람에게는 그냥 흔히 말하는

"물주먹"이었다. 노란머리는 순간적으로 나에게 5방 정도를 맞고 정신을 차렸는지

그때부터 나의 주먹을 피해냈다. 그리고 노란머리는 나의 주먹을 피해내면서 나의

면상을 가격했고, 나의 배를 발로 찼다.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입안이 찢어지

면서 핏물이 흘러나왔지만 그것조차 느끼지 못했다. 단지 상대에게 맞지 않는 내

주먹에 화가 날 뿐이었다.


퍽!


노란머리의 주먹이 내 배에 틀어박혔다. 방금까지는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지금은 느껴졌다. 너무나 아프다. 아까 먹었던 저녁밥이 안에서 역류하는 느낌이

다.


"우웩!"


토사물이 나의 입을 통과하며 밖으로 배출됬다. 나는 땅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내 시야에 노란색 액체, 석식때 먹은 고기, 그리고 빨간 액체가 보였다. 역겨운

토사물이지만 냄새는 안났다. 아니, 토사물의 냄새를 맡고 불쾌한 기분을 가질 그

럴 시간이 없었다.


나는 토하고 이성을 되찾았다. 눈 앞에, 경멸어린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 노랑머

리 남자가 보였다. 몸이 떨려온다. 두렵다. 나의 다리는 금방이라도 주저 앉을 것

처럼 후들후들 거린다.


노란머리가 나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내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아무런 말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한채 노란머리가 다가오는 것을 기다린다.


퍽!


노란머리 남자가 나의 무릎 뒤쪽을 걷어찼다. 넘어지며 토사물이 나의 교복을 적신

다. 노란머리가 나의 뒷통수를 발로 찬다. 노란머리는 축구공을 가지고 놀듯, 나의

머리를 발로 이끌어 토사물에 나의 머리를 쳐박는다. 이상하게 아프지도 않고 토사

물에 냄새도 안난다. 그리고 이상하게 잠이온다. 지금이 밤이라지만 너무 어둡게 느

껴진다.


나는 눈커플이 너무나 무겁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한계다.


미안합니다.


아무것도 못도와줘서 미안합니다.


나는 갑자기 여자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내가 조금만 더 싸움을 잘했다면, 내가

조금만 더 머리가 좋았다면. 이 상황은 어떻게든 해결 되었을 것이다.


정말 미안합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여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나의 입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여자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이곳에 나타난 사람이 나라서 정말 미안하다고.


!!


나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여자는 날 보고 있다. 블라우스가 다 찢어지고, 치마

가 찢어지고, 검은 스타킹이 찢어져서는. 모를 남자에게 자신의 것을 유린 당하며,

눈물을 흘리고 오열을 하면서. 그녀는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답답하다. 갑갑하다.



[쿵! 쿵! 쿵! 쿵! 쿵……!]



나의 심장이 뛴다. 미친듯이 뛴다.


귀는 멍해졌다. 아무런 소리도 안들린다.


눈은 여자를 보고 있다.


또다시 나의 심장이 뛴다. 터질것만 같다.


눈은 여자를 보고 있다.


"화……린……."





.

.

.





!!


온통 암흑인 세상. 나는 붙잡혀 있다. 누구에게 붙잡힌 것인지 모르겠지만

움직일 수가 없다.


앞에 누군가 보인다.


너무나도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 여자다. 그런데 너무나도 그리운 느낌이 나

는 여자. 나는 저 여자를 구하고 싶지만 위에서 눌러오는 기운 때문에 아무 것

도 할 수가 없다.


나는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며 온통 검은 색인 '그 자'를 쳐다본다. '그

자'를 쳐다보며 분노를 토해낸다. 목이 찢어지도록 울부짖는다.


'그 자'는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화린의 옷깃을 찢어버린다. 그리고 이윽고

'그 자'의 더러운 입이, 화린의 찢어진 옷깃 사이로 들어간다.


[창천. 미안해요.]


화린이 나를 보고 있다.


미안하다고 하지마.


[그동안 고마웠어요. 창천.]


화린이 나를 보고 웃는다.


안돼. 가지마. 제발 가지마. 날 두고 떠나지마. 제발!


그녀를 향해 울부짖지만, 나의 목소리는 그녀에게 닿지 않는다.


[안녕.]



뚝!


빛이 세상을 삼키기라도 한 것인가. 너무나 눈이 부셔서 차마 눈을 뜰 수가

없다. 눈을 뜨지 못하니, 온통 나의 앞은 하얀색 뿐이다. 하늘도, 땅도 모두

가 하얗다. 그런데 그때 나의 시야로 검은색의 무언가가 들어왔다. 따뜻하고

익숙한 느낌이다. 방금 전 보았던 '그 자'의 그 검은색은 아니다. 지금 나타

난 검은색은 너무나도 따뜻하다. 마치, 지쳐버린 나를 감싸주고 내가 상처받

지 않도록 세상으로부터 숨겨주려는 듯한. 어머니의 품안 같은.


[창천…….]


목소리가 들려온다.


검은색 물체에서 나오는 소리다. 나는 귀를 기울여본다.


[복수……나의 말을…….]


노인의 목소리다. 나는 더욱 더 귀를 기울여본다.


[사신무는 본디 선의 기운이다. 네가 분노를 그릇으로 삼아 사신무를 채운다면

너는 평생토록 사신무의 극의를 이룰 수 없을 것이다.]


사신무? 사신무가 뭐지? 만화책에서 본 적이 있는데, 그 사신무?


나는 사신무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했다. 그것에 대해서 잘모르지만 왠지 모르

게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알고 있었던 듯한.


그러나 곧 사신무의 정체를 난 알아챌 수 있었다.


노인의 웅얼거림을 자세히 들어보니 그것은 사신무의 구결이었다. 그것이 어째

서 사신무의 구결인지, 어떻게 내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인지 나도 어리둥절

했지만. 노인의 웅얼거림을 듣는 순간, 온몸에 전기가 통과하는 듯한 짜릿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순간 사신무의 모든 것이 내 머리속에 그려졌다.


하늘을 뚫고 땅을 가르는 무공. 천지를 호령하던 모든 무인들을 굴복시킨 무

공. 나의 모든 것이고, 나의 친구이며, 나의 복수를 이뤄줄 단 하나의 길.


사신무의 구결들이 내 머리속에 새겨진다. 그러면서 나의 몸안에서 모든 기운들

이 깨어난다. 손가락 끝에서부터 발가락 끝까지. 잠자고 있던 모든 기운들이 깨

어나 사신무의 구결에 의해 한 점으로 모인다.


그런데 그때였다. 사신무에 의해서 나의 힘이 거대해지자 나는 생각했다. 용서

할 수 없는 '그 자'. 사신무로 '그 자'를 죽이고 말겠다. 죽일 것이다.


나의 머리는 '그 자'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올랐다. 머리에서 시작된 분노는 온

몸으로 퍼졌다. 사신무에 의해 깨어난 기운들은 분노에 의해 어둡고 사악한 무언

가로 변해갔다. 나의 눈은 어느새 핏발로 번들거렸고, 너무나도 고약한 기운이 아

지랑이 처럼 나의 몸에서 꿈틀 거렸다.



죽일 것이다. 죽이고 말겠다.




.

.

.




노란머리의 남자는 쓰러져 있는 고등학생을 쳐다봤다. 자신이 구타했다지만

너무 심하게 한 것인지도 몰랐다.


"죽은건 아니겠지?"


노란머리의 남자는 오른쪽 발로 고등학생의 머리를 툭툭 쳐보았다. 하지만

고등학생에게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고등학생의 얼굴이 치켜 올려지며 노란머리의 남자를 쳐다본다. 노란머리의

남자는 깜짝 놀랐다. 고등학생의 눈이 너무나도 새빨갛게 변해 버렸기 때문이

었다. 고등학생이 노란머리 남자의 다리를 부여잡았다. 노란머리의 남자는 움

찔하며 잡히지 않은 왼발로 고등학생의 머리를 걷어찼다. 하지만 고등학생은

아무렇지 않은듯 시선은 노란머리의 남자를 쳐다보고, 왼손은 노란머리 남자의

오른발을 잡았다.


"이, 이런 병X 같은게!"


노란머리 남자는 진심으로 화를 토해냈다.


아무것도 아닌, 그것도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고삐리에게 잠시나마 두려

움을 느끼고 움찔했던 자신이 창피했다. 고삐리라서 어느정도 인정을 두었는데

이제는 어느 사정도 봐주지 않으리라. 남자는 왼발을 위로 치켜 올렸다. 발 뒤

꿈치로 고등학생의 눈을 가격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우드득!


너무나도 소름끼치는 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으아아아악!"


빨간 투블럭컷 남자는 뒤를 돌아보았다. 방금 전에 들렸던 것은 뼈가 부러지

는 소리였고, 비명소리는 친구의 것이 분명했다. 무슨 일이란 말인가.


"……."


투블럭컷은 말을 잊지 못했다. 광기에 젖어있는 핏발이 선 눈. 검은색의 아

지랑이.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음침한 느낌. 그러한 것이 한낱 고등학생에게서

알 수 없는 공포를 만들어냈다. 마치 악마와 같은. 투블럭컷 남자는 내렸던

바지를 다시 올려 입었다. 원했던 그것을 끝내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것보다

우선 살아야했다. 지금 도망치지 않는다면 자신 또한 노란머리 처럼 바닥을

뒹굴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빨간 투블럭컷 남자의 바람일 뿐이었다. 남자는 도망치려고

했지만 몸이 마비되서 움직이지 않았다. 손끝, 발끝 하나 움직여지지 않았

다.


빨간 투블럭컷은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어떤 한 존재에 의해서 몸이 무의식 적으로 반응하는 것이었다.


"……."

고등학생의 입이 벌어지며 무언가 말했다.


남자는 무언가 들렸지만 현재 상황이 너무 급박하여 그것에 신경쓸 틈이 없

었다. 자신은 빨리 마비에서 벗어나 이 자리를 뜨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바로 코앞까지 왔을때 빨간 투블럭컷 남자는 똑똑히 들

을 수 있었다. 메마른 그 목소리를.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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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물로 이제...
다음화부터는 빠른 전개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