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아니, 눈이 내려서인지 춥지 않은 날씨

서울 변두리의 작은 다방

대통령임에도 제 자리를 지키지 않고 보좌관 한명만이 동행하여 이런 곳으로 온 데에는 그에 걸맞는 이유가 있음이 자명하리라.

이승만은 조용히 마주앉은 상대를 쳐다보며 입을 연다.

"일이 이렇게 될줄 누가 알았겠나. 자네가 북의 우두머리가 되었어야 했는데... 내가 힘써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네"

이승만은 아쉬운듯, 그러나 불가피 한 일이었음을 토로한다.

"아닙니다 형님, 오히려 성주 그 자가 젊고 그 일엔 적합하지 않겠습니까? 소련군으로 있었으니 정세를 더 잘 알겁니다."

김구는 무슨 말이냐는 듯 태연하게 대답했다.

이승만은 작게 웃었다. 일 년 밖에 터울이 나지 않음에도 언제나 깍듯이 자신을 대하는 그 모습이

믿음직 하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그렇기 때문에 더 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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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이승만은 김성주, 지금의 김일성과 만나 머지 않은 날 대한제국이 독립 할 것이라고, 그러나 상반된 미국과 소련이

개입한 이상 완전한 독립은 할 수 없을 지도 모를 것이라고 이야기 하며, 혹여 자신의 불안이 가시화 된다면

김일성에게 그 스스로 소련에서 우리 조국의 완전한 독립을 이끌어 달라고 부탁한 바 있다.

김일성 또한 알겠노라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우리 조국은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는 뜻을 내보였다.

사실 김일성은 김성주와는 다른, 만주 독립군에서 활동을 하며 제 6사단장 직을 맡았던 장군이었다.

김성주는 소련군 사령관과 함께 자신을 김일성이라 소개하며 평양의 시민들에게 입지를 다졌고,

머지 않아 소련의 도움을 받아 북의 우두머리가 되는 데 성공했다.

김일성 또한 알고 있었다.

예전엔 남과 북이 미국과 소련에 의해 이념적으로, 사상적으로 다르더라도 자주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라고.

그러나 암만 소련의 눈치를 보며 자신이 투철한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임을 내비치며 소련의 신임을

얻어 힘을 갖게 되려고 노력해도 자신의 등 뒤엔 항상 총칼이 겨눠져있었다.

소련은 김성주를 북의 통치에 이용하면서도 그의 정치공작을 보고는 이중적인 인물로, 완전한 신임을 주진 않았던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북에서도 비밀리에 이승만, 김구와 의사소통을 하며 대한제국의 자주 통일을 생각했으나,

현재는 결국 미국과 소련에 의해 남북이 완전히 분단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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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은 김성주 그 친구도 많이 힘 들 겁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아직은 소련의 꼭두각시에서 못 벗어나니까요. 요즘은 연락도 뜸해진걸 보니 소련에서 많이 옥죄나 봅니다."

"나도 불안한 마음이 드네. 자네를 부른것도 그래서야. 한 달 전에 성주한테 연락이 왔네.

소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거야. 미국하고 계속 의견이 틀어지니 우리나라를 매개로 완전히

갈라서려는 것 같다는구만. 계속해서 군수물자를 북으로 보낸다고..

그리고 의미심장한 말이 있는데, 어쩌면 고육지책을 써야 할 수도 있다고 하네.."

"고육지책이라니,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성주 그 친구라면 분명 무언가 일어난다고 눈치를 챘을 것이네. 당분간은 지켜 봐야겠네."

그 후로 1년, 김성주의 남한으로의 연락은 끊어졌고, 그로부터 머지 않아 6.25가 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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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6월 25일

이승만은 북의 선제 기습 남침 소식을 듣고 뒤통수를 맞은듯 몇초간 놀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북엔 자신이 조카처럼 생각해온 김성주가 있지 않은가. 행여 소련이 어떠한 일을 꾸며도 북의 우두머리로서

잘 막아주리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렇게 먼저 손을 뻗다니.

김성주라면 아무리 극악한 소련의 공산주의 세뇌에도 끝까지, 조국 통일의 그 날 까지 버텨주리라 생각했는데

결국 그도 넘어갔단말인가.

이승만은 서둘러 방어선을 짜도록 명하고 전시 태세에서의 지시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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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은 좌절했다.

자신이 그렇게 소련에서 입지를, 힘을 키워왔는데 결국은 소련에서 남침을 주도하는 것을 보고만 있게 되다니.

남으로 보낸 모든 연락이 끊겼다는 것 또한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이승만과 김구는 이 전쟁을 자신이 일으켰을 것이라고 오해 할 것이다.

분명 자신은 북의 우두머리이지만, 여전히 소련은 자신이 알게 모르게 북을 주무르고 있었고,

자신 또한 아직도 꼭두각시라는 것이 머리에 되뇌였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었다.

정말로 고육지책을 펼쳐야 한다.

김일성은 전쟁에 적극적으로 임하기로 했다.

스탈린이 그를 더욱 믿도록, 그리고 일본 천황의 머리를 땅에 쳐박게 만든 미국의 원자 폭탄.

그 것만 있으면 우리의 조국 조선 또한 다시 일어날 수 있으리라.

그는 소련에 더욱 깊숙히 관여할 것이다.

소련 또한 미국의 군사력에 뒤지지 않기 때문에.

곧 소련에서의 기술로 북한 또한 핵무기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 소련이 주도한 이 동족상잔의 전쟁을 어떻게든 이겨야한다.

분명 고육지책이 아닐 수 없다.

'승만형님, 김구형님이 꼭 살아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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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5일 13시 00분

북한은 세계의 제재와, 미국을 필두로 한 고립, 북한 정치 군사 인사들의 전원 사망에 의해 결국 남한에게의 항복 성명을 발표한다.

전 세계의 국민들은 이 뜬금없는 소리에 의아해 했으며, 세계 각국의 정권 관계자들은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그러나 북한은 그 외의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으며, 국민, 군대, 사상의 무조건 항복, 당의 해체, 그리고 남한을 제외한

어떠한 국가에도 예속되지 않을 것 이라는 발표 뿐, 그 외의 다른 소식은 전무했다.

대한민국은 이렇게 독립 70년만에 피 한방을 묻히지 않고 북의 항복으로 통일을 이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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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7월 27일

남한과 북한의 휴정 협정이 성사되었다.

김일성은 안도했다.

만일 더 전쟁일 더 길어졌다면 남과 북 둘 중 하나는 미국이나 소련의 것이 됐을지도 모른다.

김일성은 다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철저히 악역이 되야한다고.

분명 이승만과 김구는 아직도 모를것이다. 이 전쟁이 소련이 아닌 자신의 주도로 일어난 것이라고 믿을것이다.

적을 속이기 전에 아군을 속인다. 그렇게 하고자 자신은 민족의 배신자가 될 것이다.

비록 역사는 자신을 세계 최악의 테러리스트라고, 조국을 갈라놓은 매국노라고 기억하겠지만

자신은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

자신은 배신자가 될지언정 반세기 뒤엔, 한세기 뒤엔 내 조국을 어떠한 나라도 넘보지 못하는 국가로 만들 것이다.

그는 소련이 북한을 이용할 가치가 없는 나라라고 여기도록 해야했다.

그러기 위해 그는 북한을 군사력 외엔 그 어떠한 것도 갖고 있지 않은 빈곤한 나라로 만들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 그는 북한을 그 혼자만의 일인 집권 체제로 만들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 그는 '공화국' 이라고 지은 자국의 이름에도 불구하고 자식에게 정권을 세습한다.

조국을 위해 그는 아들에게 절대적인 군사강국을 건설하라고 명한다.

그리고 김정일은 그 누구도 모르는 아버지의 유언. 세계 어떠한 강국도 손대지 못하는 군사국가 건설, 그리고 남한에게의 항복을 비밀리에 준비한다.

그러나 김정일은 생각보다 오래 살지 못했다.

자신이 준비한 것들, 그리고 그의 아버지 김일성이 이루고자 했던 일을 김정은에게 전한다.

김정은은 어려서부터 타국에서 교육을 받으며 북한은 가망이 없다는 것을, 그리고 북한은 그저 테러리스트 국가에

불과하다는 것을 일찍이 알았다. 그리고 자신이 권력을 이어받는다면 하루속히 정권을 정리하고

남한 혹은 중국에 예속되고자 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말인가.

자신이 알고 있던 역사와 정 반대의 이야기를 아버지의 유언으로 듣게 되었다.

자신이 망국이라 생각하던 이 전쟁만을 위한 국가가 의도된 것이었다니.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공산주의라는 이상에 홀린 미치광이가 아니었단 것인가.

김정은은 마지막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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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5일 12시 00분

김정은은 김일성의 업적 6.25 전쟁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그리고 대국민 성명이라는 명목으로

자기 예하의 모든 정치 군사 지도자들을 불러낸다.

수천명의 별들이 모인다.

김정은은 김일성이 어쩔 수 없이 일으킨 전쟁의 마지막 희생을 치르려 한다.

김정은은 김일성의 뜻을 알고 있는 몇 안되는 그의 고모, 14년 가까스로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김경희에게 부탁한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이루려던 것을 자신이 마무리 짓겠다고.

김일성 광장에 모든 권력이 모여있을때 끝을 내달라고 이야기 하고 자신은 단상으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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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5일 12시 55분

김경희는 눈물을 흘리며 미사일 스위치를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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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5일 13시 00분

북한은 항복하고 한반도는 통일된다.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UN은 북이 갖고있던 비대칭 전력을 모두 폐기하라고 요구한다.

한국은 이전에 북에서 핵실험을 한 모든 곳의 핵시설을 파괴한다.

그러나 평양 지하 400m에 건설한 핵융합로를 비롯한 두 곳은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만이 김경희에게 인계받았으며,

현재는 수천종의 다양한 위력을 가진 핵무기 개발이 완료되었고, 플라즈마 미사일 개발에 착수하고있다.














현실은 ㄱㅈㅇ ㄱㅅ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