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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연이에게 가족을 찾아준다 약속한지도 1년이 지났다.

그동안 경찰서, 흥신소에 수도 없이 들락날락 되고,

포상금 등을 걸어서라도 찾으려 했지만, 잘못된 정보가 대부분이거나, 요새는 연락도 잘 오지 않았다.

하연이는 초등학교라도 졸업시키고 싶어서, 우리집에서 가까운 초등학교에 보냈고,

이제 벌써 졸업을 할날도 멀지 않았다.

하연이는 그동안 한번도 가족에 대해 나한테 물어보지 않았고, 밝은척을 하는건지 항상

내앞에서는 웃기만하는 기특한 녀석이었다.

그 동안 많은 일이있었다. 친구들과의 술자리 모임에도 항상 끼려고 했고, 집에 혼자두기 미안해서

데리고 나오면 내 친구들에게 술을 따라주고, 자기는 사이다를 소주처럼 딸더니

"한잔해요 오빠들, 요새 사는게 말이아니죠?"

라는 둥의 말로 우리를 자질러지게 했다.

하연이는 가정일에 타고난 재주가 있었다.

나는 배운게 없어서, 일찍이 노가다와 잡기술을 두루 마스터했고, 지금은 나름 인정받으며 일을했다.

그런 내가 항상 피곤해서 집에와도 하연이가 해주는 실험적인 음식을 먹으며, 힘을 내곤 했다.

정말 어린나이에 요리책을 보고 이정도 한다는게 신기하고 기특했다.

한번은 집에 학교 친구들을 데려온적도 있었는데,

그중 한 남자애를 남자친구라 소개했다.

배신감이 치밀어 올랐다.

내가 누구때문에 이나이에 연애도 못하고 사는지...뒷바라지만 하구 사는지 억울함이 몰려왔다.

하연이는 손수 친구들에게 돈까스를 해주며, 엄마포스를 뽐냈고,

아이들은 "오!!" "하연아 마이쪙~" 을 연발하며 잘도 처먹었다.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해서 기특했지만, 남자친구는 정말 컬처쇼크였다.

하긴 1년사이 하연이는 정말 그동안 못큰 서러움을 표현하듯

키도 쑥쑥, 가슴도 쑥쑥, 엉덩이도 쑥쑥....? 무튼 졸라게 성장이 빨랐다.

이대로만 자라다오 했는데, 그보다 더 잘자랐다. 졸라 강아지만 같던게 어느덧 암컷 고양이가 되갔다.

그렇게 우린 알콩달콩 사이좋은 오누이가 되었다.


그러던 가을 어느날 이었다.

주말에 하연이는 학교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며, 날 버리고 외출을 했다.

분명 그 생기다만 꼴뚜기같은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는게 분명했다.

어린게 벌써부터 꾸민다고 난리 부르스다.

옷장에 옷이란 옷은 다 꺼내고, 고대기를 한동안 이리 말고 저리말고 쇼를하더니

늦었다며 "오빠 점심 혼자먹어요~ 뿅" 그러더니 사라졌다.

나쁜 기집애....이래서 딸년 키워봤자 소용없다고 하는가 보다.

나는 친구들한테도 연락이 없어서, 빈둥빈둥 의미없는 채널돌리기로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학교종이 땡떙땡 어서 모이자, 하연이가 은규오빠를 기다리신다.~"（이름이 처음 나온듯?）

하연이가 녹음해둔 말도 안되는 벨소리가 귀를 따갑게 했고,

무심코 쳐다본 발신자에는 모르는 번호가 적혀있었다.

생각없이 귀로 가져댄 핸드폰에서는 믿지 못할 첫마디가 흘러나왔다.

"이하연 아버지 되는 사람입니다."

머리에 핵을 맞은듯한 충격에 멍했던 나는

정신을 차리고 말을 더듬으며 힘겹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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