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guest&pg=0&number=340365

2화 =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guest&pg=0&number=340390










"네! 네!! 어서어서 말씀해주세요!"

침대위에앉아 멀뚱멀뚱하게 내 뒷모습만 바라보던 고딩소녀는, 꽤나 오랜시간 기다렸다는듯 눈빛을 잔뜩 반짝이며 말했다.

"의지가보여 마음에드는군. 지금부터 내가말하는 이 규칙들은 반복없이 단 한번만 들려줄것이니 귀쫑긋세워서 잘 기억해두도록."

"네네!"

"흠.흠."

일단 가볍게 목을 풀어주고는,

"첫번째!"

머릿속에 정리해놨던 규칙들에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샤워는 최대 15분내지 20분 안으로 끝낼것!"

"두번째! 방구나, 트림은 꾹 참다가 화장실안에서 해결할것!"

"세번째! 절대 집안에선 속옷차림으로 있지않는다!"

"네번째! 설거지나 빨래 등등 집안일들은 당번을정해 돌아가면서 실행한다!"

"다섯번째! 옷을갈아입을때도 무조건 화장실을 이용한다!"

"여섯번째! 절대 다른사람을 집안으로 들여서는 안된다!"

"일곱번째!!"

"......길어."

고딩소녀의 표정이 점점 벌레라도씹은듯하게 변해갔다. 그래도 나는, 못본체 묵묵히 규칙에 대해 설명했다.

"화장실안으로 들어서기전에는 무조건 노크후에 들어간다!!!!!"

"여덟번째! 이웃에게 절대 피해를 주지않는다!!"

"아홉번째! 통화는 무조건 베란다에서 한다!!!"

"열번째!! 침대는 내 자리다!!!"

"이상!!!!!!!"

"하아......"

긴 한숨을 내쉬어보이는 고딩소녀.

맨 처음에 있던 기대감과 모험심으로 가득찼던 눈빛은 온데간데도없이 사라져 있었다..

"자, 그렇다면 소녀여. 내가 말했던 규칙들을 다시한번 읊어보거라."

"그런 길다란 규칙들 기억할리가 없잖아!!!"

으음.. 역시 천재는 아닌듯하군. 왠지 머리 좋아보이길래 내심 기대 했는데 말이지.

"정 그렇다면 종이에적어 화장실문앞에 붙혀두도록 하겠다. 하루에 열번씩 읽어보고 되새기도록."

".......부탁.. 할게요..."

온몸에 힘이빠지는듯한 소리를내며 말하는 고딩소녀. 의외로 고분고분했다.

아니면 대꾸할 힘조차 빠져버린걸지도.

"좋아좋아. 규칙은 이제됬고 뭐 밥은먹었어?"

"네? 아, 아니요 아직."

"그렇다면, 오늘을 기념으로삼아 숨겨왔던 내 뛰어난 요리실력을 뽐내주지."

"에...."

"침대에 앉아 티비나 보며 기다리고 있으라고. 진짜로 맛난걸 먹여줄테니까."

그렇게 그날로, 고딩소녀와의 아찔하고 좌충우돌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뭐, 그날 내가 해준 김치볶음밥을 먹은 고딩소녀는 '상한우유를 벌컥벌컥 들이킨 기분' 이라며 화장실로 달려가 내뱉어버리긴 했지만 말이다.

난 맛만있던데..흠.







p.s 인기에 보답하지 못하는 코딱지만한 분량 죄송합니다. 2일연속 특근이라 좀 바쁘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