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guest&pg=0&number=340365









결국 마음을 굳게 다지고, 일단 이 현관문 건너편에서 애타게 사람을 부르있는 고딩소녀를 집안으로 들이기로 마음먹었다.

딱히 그 여고생을 내 원룸방에서 지내게 해주려고 문을열어주는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잘 타이른후 돌려보낼생각이었다. 그게안된다면, 돈몇푼쥐어주고 근처 찜질방에라도 보낼생각이었다.

"으으으.. 정말 싫다 이런기분."

침을 꿀꺽하고 삼키고는 현관문 문고리를 잡고 아주조심스럽게, 열리는소리조차도 들리지않게 조심조심히 문을 열어젲히자

키가 대충 내 가슴팍정도오는 꽤나 어여쁘고 고운외모의 소녀가 뜻밖이라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이내 "아.. 안녕하세요..!!" 하며 허리 숙여 인사했다.

나도 전혀 예상치도못했던 미소녀의 등장에 （사실 걍 평범한 안경여고생을 상상하고있었다）

얼떨떨해하며 "어...그래.. 안녕." 하며 맞 인사를 건네자 고딩소녀는 해맑은 미소로 답해주었다.






...




...




...





"그니까.. 너도 내가 남자라는건 전혀몰랐단말이지."

"네.. 아주머니께서 그냥 가보라고만 하셔서.. 어떤분인지 여쭤보았는데도 가보면 안다고 하셨어요.."

과연 우리엄마답군. 뒷일따윈 생각도 않으셨지. 옛날부터.

"그렇다면 됬네. 나도 좀 이상하다했어. 어째서 한창 경계본능이강한 여고생이 남자혼자사는집에 오려고했는지. 여하튼간에 잘됬어. 너도 딱히 남자와 생활하는걸 바라진 않을테고, 나도 그러니까. 돌아갈 차비는 줄게. 이따가 두시쯤에 나가면 될......"

"아니요!!!!!"

"으...응?"

뭐..뭐야 이 여고생.. 왜 갑자기...

"저는 괜찮아요! 조금 놀랐긴했지만.. 딱히 저는 남자랑 살아도 상관없어요!"

"뭐......"

젠장할 진심이냐.

아니아니 것보다 내가 싫단말이야.

"야, 암만그래도 그렇지.. 잘 생각해봐라. 상식적으로 처음만나는 두 남녀가 같은 원룸방에 산다는게 애초에 말이된다고 생각하니?? 그 두 남녀가 서로 친하고 그게.. 사랑하는 사이면 다행인데 우린 쌩판처음보는 사이잖아?"

"글쎄 별로 상관은없다고생각해요"

"............"


김빠져..

너한텐 남자에 대한 경계심이란 눈꼽만큼도 없는거냐. 대체 어떻게 글러먹은 여고생이냐고..

"너 정말 진심으로 나랑 여기서 살생각이야?"

"네."

한치의 망설임도없이 대답하는 여고생님.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그래...잠깐만있어봐..."

사실은 그냥 대놓고 '나는 너같은 여고생이랑 같이살기싫어! 당장나가버려!' 하며 밖으로 내쫓아버리고싶었지만

나한테 그럴 깡따위가 있을리 만무했다. 뭣보다 저 여고생을, 물론 같이살긴 당연히 싫고 난생 처음보는 사이이긴해도 상처는 입히기싫었다.

뭣보다 엄마에게 들은바로써는 부모님이 도망을 가버렸다고하던데.. 사정은 아주쪼오금 봐줄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국



"한달에 얼마씩이랬지.."

"얼마면될거같아?"

"글쎄... 내가 한달동안 받을 스트레스와 저 여고생이 쓸 전깃세와 수도세를 감안하면 이천만원정도."

"헛소리하지말고 똑바로 말해."

"사실 잘 모르겠어.. 계산이안돼애애.... 아 그냥 그떄가서 말해줄게. 그건그렇고... 저 여고생 대체 얼마나 있을거래?"

"그건 나도 모르지.."

"엄마, 제발 부탁이니 그 제자분 하루라도 빠르게찾아줘. 최대한 빨리."

"그럴거야."

"그렇게 대답하니 오히려 더 신용이 안가는데."

"네 아빠가 기필코 찾으신댄다"

"아아....."

아빠가말이지.. 흠.

"뭐 여하튼간에, 돈부족하면 언제든지 전화해. 엄마 끊어야 해. 혹시나 말하는데, 너 다정이 쫓아내버리고 용돈만 타내려고할생각이면 내가 직접찾아가서 너를 묵사발 내버릴테니까......."

생각해보니 그런방법도 있었네.

근데 뭐 아들한테 묵사발이라니.. 말이 좀 심하잖아 엄마.

"알았어 알았어.. 바쁘다면서 말하는건 참... 쨋든 이만 끊을게."

"그래그래."

'투둑-'

그렇게 엄마와의 짧은 통화가 끝나자 복잡했던 머리가 한번에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다시한번 굳게 다짐을하고, 나는 그 불쌍한 고딩소녀 앞으로가서는 어디 무슨 중대발표라도 하듯 거창하게 이야기했다.

"지금부터 너와 내가 최대한 트러블없이 알콩달콩 지내는데에 필요한 규칙 몇가지를 이야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