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이 없다라...

나더러 뭘 어쩌라는거지 이 꼬마는?

눈은 졸라크더라

그 큰눈으로 나를 응시하는데

'닥치고 데려가줘'

라는 압박을 받았다.

"어쩌라고 돈줬자나 딴대가서 그돈으로 사먹어라 형 아니 오빠 형 모야 넌 성별이 ㅡㅡ 무튼 가봐라"

기분 나빠서 친구들이랑 나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졸졸 따라오더라

애들이랑 주차해둔 차로 가는데

두걸음 뒤에서 종종걸음으로 쫓아오더니 날또 쳐다보네?

"아 쫌!!!!!!! 너 나 알어? 왜이러니 나한테"

"갈곳이 없어요"

'하.....'

내가 한숨을 쉬니까 친구들이

"야 그냥 경찰서 데려가자 태워 일단"

결국 하는 수 없이 이 철거머리 빈대같은 꼬마애도 같이 차에 태우고 경찰서를 갔다.

우리 동네가 작아서 큰 경찰서는 멀리있고, 가까운 파출소를 갔는데 그날따라 뭔날인지 파출소에

아무도 없더라

"꼬마야 여기서 경찰아저씨 기다려라 형아는 아니 오빠는 아 진짜 너 뭐냐 성별이?"

"여자요"

"그래 형... 엥? 여자여? 무튼 여깄으면 경찰아저씨가 알아서 해줄꺼야"

"싫어요 아저씨랑 갈래요"

"아저씨?"

와나 이제 26살인데 아저씨라니....

"아저씨 아니고 오빠라해라 ㅡㅡ 무튼 난 간다."

하고 쿨하게 나오는데,

뭔가 찝찝해서 뒤를 돌아보니, 역시나 나를 따라오고 있더라

".....왜이렇게 나한테 집착을해 나도 거지야 아까 순대 뺏어 먹는다고 신경질 내는거 못봤냐?"

"오빠가 좋아요"

"난 니가 싫다."

"오빠랑 갈래요"

"아 미치겟네 쉐부ㅏㅣㄹ온미ㅏㄻ노마ㅣㄴ오"

이러다가 정신병 걸릴거 같아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차속에서 친구들은 상황이 재밌는지 쳐다보면서 키득되고 있고,

"부모님 안계셔?"

"원래 없어요"

"원래 없으면 니가 어떻게 태어났냐 하늘에서 떨어졌냐"

"...오빠랑 갈래요"

대화를 단방향 통신으로 하네,

마치 군대에서 선임이 뭐라하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하는것도 아니고...

나는 더이상 말을 섞다가는 정신붕괴가 올듯해서 그냥 없는사람 취급하면 가겠지하고,

차에 올랐다. 물론 여자로 밝혀진 꼬마도 함께

"ㅋㅋㅋㅋㅋ 야 그냥 데리고 살아 ㅋㅋㅋㅋㅋㅋ"

"말이라고 하냐 그걸 시불새꺄 ㅡㅡ"

친구들은 뭐가 재밌는지 노래까지 빵빵하게 틀으면서 신나게 드라이브를 시작했고,

한적한 공원에 차를 세우고 밤하늘 별을보며 맥주한캔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꼬마는 거머리마냥 내 옷깃을 잡고 옆에 붙어서 떨어질 줄을 몰랐고,

난 뭐라하려다가 그냥 포기했다.

시간이 흘렀고, 시계는 자정이 다되 갔다.

"꼬마야 너도 이제 진짜 좀 가라 오빠는 집간다. 안녕"

"오빠...."

"왜 또 갈곳 없어요 배고파요 그러게?"

"잘못했어요..."

"......"

순간 머리에 총맞은듯 쇼크가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내가 그래도 너무했나 싶기도 하고....

기껏 순대 몇개 뺏어먹은거로 화낸 내가 속좁은거 같기도 하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술김이었는지....

"하아.... 가자.... 일단 좀 씻자"

무슨 생각 이었는지 난 아이의 손을 잡고 같이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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