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유인 = 웃대인은 모두가 친근한 존재이므로 또 편하게 쓸게.

이제와 딱딱하게 구는 것도 우습잖아?



그럼 ㄱㄱ



여태까지 자세하게 읽은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난 유치원이란 곳을 못 갔어.

가정형편이 그만큼 어려웠던 때야.



요즘 유치원비가 좀 비싸?

그때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던 것 같더라고.



여튼 이런저런 이유로 엄마와 같이 다니고,

그러니까 필요한 게 있으면 엄마가 거의 직접 사주시고......

나한텐 용돈이라는 게 필요가 없었어.

학교를 다니기 전까지는.



그래도 친척집에 오가거나,

친척들이 우리집에 오시고 그럴 땐 나도 용돈을 받았어.

설 날에야 말할 것도 없지.



그 돈은 대개 엄마가 회수. - _-!

요즘 엄마들도 그렇지?



하지만 아깝거나 아쉽지가 않았어.

다행히 어린시절의 난 아주 멍청했거든.

돈이 뭔지도 모르는......



뭔지도 모르고 받았다고 좋아했고,

금세 까먹었지. - _-;;;;;



음, 대개 회수란 말은 완전히는 아니라는 말이지.

회수하지 못 하는 경우가 있었어.



왜냐면...... 바로 누나들 탓이지.

특히 큰 누나가 아주 약았어. - _-^



회수해가기 전에 가로채는 거지.

물론 강탈의 형식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해.

잘 기억나지 않는 건 역시....

돈은 내게 필요없는 거였으니까. - _-;;



음, 이런 경우가 있어.

친척들이 오셔서 대표로 용돈을 한 명에게만 주는 경우.

그게 나 아니면 큰 누나야.



어린 내가 대표가 되는 건

할아버지 대를 이을 사람이,

곧휴가 나뿐이거든.

작은 아버지 댁에도 딸만 셋. - _-;;



어쨌든 나한테 용돈이 생기면 큰 누나가 접근!

아무리 생각해도 강탈 당한 기억은 없네.

대신 이렇게 했지.



가게로 데려간다.

큰 누나가 목표물을 정한다.



"저거 맛있어!"



산다. - _-;

먹을 거야 같이 먹으니 뭐, 그렇다 치자.

문제는 장난감 같은 거야.



누나들도 여자니까 가지고 싶은 게 얼마나 많았을까?



몇 천원 하는 인형은 언감생심이야.

그래서 대체품으로 종이인형을 많이 샀어.

내돈으로 - _-



변변한 악세사리가 없어.

그래서 조잡하지만 그래도 어린 눈엔 예뻐보이는

문방구표 악세사리를 많이 샀어.

머리핀 같은 걸 말이야.

내돈으로 - _-



그런 걸 사면 집에서는 또 난리가 났지.

누나들 열심히 가위질로 인형 오리면 옆에서 구경하고

다 준비되면 같이 신나는 인형놀이 - _-

나 역시 누나들처럼 꽃하나 박힌 머리핀을 꽂아주시고.



인형놀이하다가 삘 받으면 홀랑 벗겨지기도 했어.

누나들 옷 중에서 작은 걸 입혀보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누나들을 언니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는지도 몰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도 학교를 다니고부터는 용돈을 받아.

처음 용돈은 무려 하루에 50원!



50원이 우습나?



나 초딩 1학년 때 50원이면

문방구 앞 웬만한 불량식품은 다 사먹을 수 있었어.

하나 정도는. ㅋ



10원짜리 불량식품도 많았어.

어린 나한텐 절대 적은 돈이 아니었어.



하지만 처음엔 그 가치를 몰랐으니까

그 돈은 어디갔는지 모르게 없어져버려.



한가지 또 기억나는 건

큰 누나가 내민 저금통에 넣었던 기억? - _-



어쨌든 초딩 1학년 때 여름 방학!

드디어 나도 돈의 가치를 알게 되는 거야.



계기는 오락실이었어.

동네 형들을 따라 처음 접한 신세계.



화려한 그래픽!

놀라운 사운드!



아! 천국이구나!



게임을 처음 접한 건 아니었어.

동네서 비교적 잘 사는 두 집에는

패밀리, 패미컴, 제믹스 따위의 가정용 게임기가 있었고,

그걸 나도 해볼 기회는 있었으니까.



하지만 몇 번 못 해봤지.

좀 짜게 굴어야 말이지.



그에 반해 오락실은.....

돈만 있으면 되는 거였어.



50원!



당시에 한 판에 50원이었거든.



처음엔 뒤에서 남들 하는 것만 구경해도 충분히 재밌었지만

조금씩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던 거지.

그러니까 나도...... 돈이 필요해진 거야, 드디어.



그 때부턴 나도 내 용돈을 사수하기 시작했지.

친척들이 방문하면 그저 그랬었는데,

이제는 너무, 너무 반가운 거야.



온갖 알랑방구 다 끼고, 재롱을 떨고,

용돈을 겟 ㅋ



그러고도 성에 안 차



"엄마! 나 용돈 올려줘!"



하루 용돈 100원 겟 ㅋ



처음엔 그걸로도 충분했어.

내 돈이 없어도 남들 하는 거 보는 것도 충분히 재미있었으니까.



하지만, 자꾸 하다보면 더 잘 하고 싶어지더라.

누구보다도 잘하고 싶어지더라.



나도 이제 용돈이 부족해.

부족한 거야.



완강한 엄마는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고,

선친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고.....



만만한 게 누나지. ㅋ



누나들 저금통에서 몰래 빼내는 거야.

드디어 복수를 시작하는 거지. ㅋ



투자금이 늘어나는 만큼 내 게임 실력은 늘어갔어.

다행히 난 게임에 소질이 꽤 있었던 편이어서,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진 않았지.



어쨌든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가벼워진 저금통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는 누나들.

당연히 범인으로 나를 지목했어.



"난 아냐! 죽어도 아냐!"



기여도 아닌 거야. ㅋ

미쳤어? 맞아 죽을 거 뻔한데 어떻게 바른 대로 불어?



근데 안 불어도 조지더라고 - _-



아무리 여자라고는 하지만,

나이에 비례해 덩치가 차이나는 시기잖아?



게다가 3:1

결관 당연히 개박살. - _-



사이좋던 남매는 동생의 타락으로 인해

원수지간이 되는 거지.



날마다 끌어안고 뽀뽀할 땐 언제고,

그 후로는 축구공 보듯 뻥뻥 차기 일쑤야.

꼬집고, 할퀴는 것도 예사.



한 방에서 뒹굴어 잠들던 때가 그리워질 만큼

구석으로 몰리는 신세가 되더라. - _-

꼭 끌어안고 잘 땐 언제고!



근데 웃긴 건,

아침에 깨울 때는 똑같다는 거.



바지 벗겨서 깨우는 건 대체 뭐냐고!

왜 내 곧휴를 그렇게 괴롭혔냐고!



엄마가 가끔



"우리 아들 얼마나 컸나?"



그러시면 왜 누나들도 득달같이 달려드냐고!

이제 나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곧휴는 좋은 거야? - _-

그렇게 좋은 거야? - _-



근데...... 떠올려 보면,

반항하다 지쳐서 누나들의 악마같은 손길에 모든 걸 맡기는 게

꼭 나쁘지는 않았던 거 같아.

므훗 ㅋ



그리고, 꼭 반항을 했던 것도 아닌 것 같아.

부끄부끄 ㅋ





........... 요기까지. 다음에 계속 ㅋ





ps; 큰 누나의 얌체 보고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후라이드 치킨을 먹을 때면

큰 누나는 진면모를 드러냈어.



닭다리는 두 개잖아?



하나를 재빨리 확보하고,

하나는 감추는 거야.



그리고 동생들에게는 날개나 가슴살 등을 권하지.



"이게 맛있어~♡"



멋모르는 동생들은 큰 누나가 권해주는 걸 맛있게 먹어.

큰 누나를, 언니를 믿었으니까.



그게 가능했던 건 우리 남매가 치킨 같은 걸 먹으면

엄마는 한 조각도 드시질 않았어.



두 마리 시킬 형편은 아니었나봐.

어린 우리 남매 먹기에 한 마리면 딱이었으니까.



가끔 살이 없는 부위, 목 부위 등이 남으면

그거나 드시는 정도.



엄마는 우리가 치킨을 먹는 동안 일 다시느라 못 다한 집안일을 돌보셨지.

그런데 가끔은 먹는 걸 지켜보실 때도 있었어.

그럴 땐 얌체 큰 누나도 다리 두 개 확보를 쉽게 못 하지.

집는 사람이 임자인 거야.



그럼 다른 누군가가 얼른 집었느냐하면 그건 또 아니었어.

큰 누나에게 길들여진 셋은 평소 먹던 걸 집어드는 거지. - _-;;



아들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엄마가 보다 못해 나서.



"아들 이거 먹어봐."



당연히 다리를 건네주셨지.

고기라 맛은 있어.

근데...... 내 취향은 아니더라.

난 어려서부터 뻑살, 가슴살 같은 게 좋았어.

난 큰 누나가 권해준 맛에 철저하게 길들여졌던 거야. - _-



암튼 한 입 먹고 내려놓으면 그걸 큰 누나가 또 가로채고 그랬지.



침 뭍은 거?

형제 많은 집에선 땅에 떨어진 것도 털어 먹어, 왜 이래? - _-;



먹을 게 얼마나 귀한데....;;



여튼, 나중에 다른 누나들도 다리의 참맛을 깨달으면서

먹을 걸 둘러싼 전쟁이 시작되지.



다리와 날개.

그 쟁탈전은 역사상 그 어땐 전쟁보다 치열하게 펼쳐졌어. ㅋ



그리고 동생들의 기억 속에 큰 언니, 큰 누나는 기억되는 거야.



-얌체! 악마!


*** 재미있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