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중에 예정에 없던 일이 생겨 저녁 식사 후 집에 왔네요. ㅋ
일단 세수하자마자 침대에 누웠더니 잠들어버려서
대략 1시에 일어난 거 같아요. 오밤중에 - _-;;

잠은 더 안 올 것 같아서 소설을 쓰러 가기 전 생각나는 게 있네요.

간만에 낮에 큰 누나가 연락을 줘서 통화를 했답니다.
전 주로 듣는 쪽이죠.
통 말 할 틈을 안줘 - _-

그러다 간만에 또 들은 큰 누나의 신혼 이야기랍니다.
전 몇 번을 들어도 너무 웃긴 얘기라 여러분께도 들려드려 봅니다.

모든 웃유인 = 웃대인은 마음 속의 친구이기에 이번에도 편하게 써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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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누나가 매형과 만난 건 첫사랑 덕이 컸다고 해.

큰 누나는 첫사랑을 만날 때면
늘 심장이 터질 것 같았대.
말도 제대로 못 했었대.
숨도 쉬기 힘들어서.

첫사랑도 큰 누나를 많이 좋아했지만,
그러면서도 큰 누나에게 많은 상처를 줬나봐.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러니까, 고의는 아니지만.....

결국 헤어지게 됐어.
큰 누나도 더 이상은 자신이 없어지게 되더래.
그 사람 앞에 서면,
숨도 제대로 못 쉬는데 뭘 할 수 있겠느냐고.

전에 글에도 말했지만,
큰 누나는 인맥이 참 넓어.
남자도, 여자도 많이 알아.

첫사랑의 친구들과도 친했고,
그 대부분은 또 남자였어.

울 큰 매형도 첫사랑의 친구였어.
첫사랑 때문에 알게 된 다른 친구를 통해 소개팅으로 만나게 되는 거야.
그러니 첫사랑 덕이 크다고 할 수밖에.

당시 큰 매형은 정말 거시기 뭐시기 두 쪽뿐인 별볼일 없는 남자였어.
학력은 고졸이지,
월급도 쥐꼬리만큼 나오는 콧구멍 만한 중소기업 공돌이지......

큰 매형.
보고 있니?

아니......
보고 있으세요?
좋게 말 못 해줘서 미안요.




풉. ㅋ



다시 본론으로... - _-;;


그래도 울 큰 매형 참 진솔한 사람이야.
위해줄 줄 알고.

무엇보다......
큰 누나를 정말 많이 좋아했어.
큰 누나가 그 때를 떠올리며 얘기할 때마다
행복하게,
포근한 미소를 지을 만큼.

결국 매형의 구애를 받아들이게 된 거야.
참 좋은 사람이니까. （수습 중....;）


두 쪽뿐인 매형과 결혼을 했으니
시작은 당연히 단칸방이었어.

그래도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았다네.
바로 그 때의 얘기지.


서론이 너무 길지.
버릇이야.
미안... - _-;;;


여튼,
어느 휴일 하루는 큰 누나가 저녁에 된장 찌개를 끓여주려고 했대.
근데 장을 보면서 두부를 잊었던 거야.

큰일이지.
두부 없는 된장찌개라니......
엄청난 큰 일 아냐?

아님 말고. - _-;;;

암튼 큰 누나는 그걸 알아채자마자 큰 매형에게

큰 누나 : 자기야! 두부 좀 빨리 사다줘. ~♡

라고 하니까 큰 매형은 알았다고 대답했어.
두부 정도야 가까운 동네 가게에서도 파는 거니까.

종일 집에서 뒹굴거리던 큰 매형은
사랑하는 마나님을 위해 기꺼이 두부를 사러 나가기로 했어.

우선 단칸방에 딸린 좁은 화장실 겸 욕실로 들어가.
그리고 물을 틀어.

큰 누나는 그게 이상했어.
알았다고 했으면 얼른 나가는 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말이지.
세수라도 하나 싶었대.

근데 들어가서 나올 줄을 모르더래.
뭐하나 보니까 그제야 머리를 감더래. - _-;;;

저녁 준비,
그러니까 요리하다 말고 뭐 사다달라면
급하니까 그런 거 아냐?

근데 정성스레 머리부터 감고
양치하고,
옷 갈아 입고......

동네 슈퍼 가는데 말이야.
잠깐.

허허허허.....

하도 기가 막혀서 큰 누나는 그걸 지켜보고만 있었대.

근데 그 날만 그러는 게 아니더래.
어디를 나가든 일단 꽃단장.

큰 누나 : 야! 너 빨리 안 나가? - _-^

라는 말이 나오도록.
울 큰 누나가 좀 화끈하시거든.
뚜껑 열리면 남부럽지 않은 육두문자 실력도 자랑하시지. ㅋ


그래도!
우리 매형은 지금도 꿋꿋하게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거.

큰 누나 : 자기야! 아까 말한 것 좀 얼른 사다줘.
큰 매형 : 응~♡

그리고 주섬주섬, 부시럭부시럭.......
머리 ㅇㅋ
속옷 ㅇㅋ
양말 ㅇㅋ
상의 ㅇㅋ
하의 ㅇㅋ
좋아, 완벽해!
（최소 20분 경과）

큰 매형 : 나갔다 올게~♡
큰 누나 : 나가서 죽어버려, 이 자식아!!!!!! - _-^
.
.
.
또 하루는 식사 준비를 하다 보니 두부가 또 없더래.

큰 누나 : 자기야! 두부 좀 얼른 사다주라! ~♡
큰 매형 : 라저! ~♡

다행히 그 날은 전에 당한 게 생각났던지
웬일로 매형이 바로 일어나서 문밖으로 나가려고 하더래.
그래서

큰 누나 : 자기야! 빨리 갔다와! 고마워~♡

라고 했대.
그러니까 매형이 그러더래. 샤방하게 웃으면서.

큰 매형 : 같이 가자~♡
큰 누나 : .......（분노 게이지 급상승 중）
큰 매형 : 응? 같이 가자~♡
큰 누나 : 야! 인간아! 그럴 거면 내가 갔다오고 말지, 너한테 갔다오라고 하겠냐?
큰 매형 : 응? @.@
큰 누나 : 이 개너무 쉑! 빨리 안 갔다 올래? - _-^

이렇게 됐다는 거. ㅋ
큰 매형도 참 눈치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큰 매형!
다시 한 번 미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fin.
2013년 2월 19일 오전 2시 40분. 설작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