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guest&pg=0&number=340133

2화 :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guest&pg=0&number=340140


-----------------------------------------------------------------------------------



"어...어어..!! 야!! 뭐하는거야!!"

'쾅'

꼭 닫혀버린 현관문. 그리고 내가 사는 원룸방에 지 멋대로 들어와버린 이 패기넘치는 여고생.

지금 여기에는 나와 이 내 정면앞에있는 여고생. 단 둘밖에 없었다.

"당장 나가."

"싫어. 피해보상을 받기전에는."

"대체 무슨 피해보상?? 사과까지 했잖아!!?"

"말이면 단줄알아!!? 내 머리는 아직도 아프단말이야!"

"억지부리지마!"

"억지는 무슨억지!! 혹났어, 혹났다고! 만져볼래!!?"

"시끄럽다!!! 너 지금 이렇게 남에집에 무단침입한것도 모자라 고성방가까지 하고있는거. 그깟 라이터 던진것보다 더한 범죄인건알아!?"

"어쭈!? 그래서 뭐 신고라도 하실려구?"

"못할줄아나보네???!"

"못하잖아."

그래, 못해. 게다가 뻔뻔해!

고작 이 쬐끄만 여고생때문에 경찰까지 부르는 미련한짓은 그 누구도 못한다고. 아마도.

귀찮아..

"하아... 그래, 알았다. 그래서 결국 너가 원하는게 뭐냐 이 거머리같은 무언가야."

"거머리? 말이좀 심한부분인데?.. 뭐 상관은없지만.. 흐음.. 어디보자."

냅다 검은색 스니커즈신발을 벗어던지고는 집안으로 들어서는 여고생님.

잠깐동안 티비앞에서성거리다, 마중편에있는 내 침대위에 풀썩 앉았다.

"으으으음...."

"뭐야, 빨리말해."

"남자혼자사는 집 치고는 정리정돈이 꽤나 잘되있네."

"젠장 그딴건 아무래도 좋으니까 용건만 말하라고."

"히히, 알았어 알았어, 남자가 그렇게 급해서 쓰나.. 여자는 재촉하는 남자 별로야."

점점 짜증나려고해. 저 여고생.

"아 그렇지! 그럼 이제 용건이자 피해보상에 대해서인데.."

그래 그걸말하라고.

"밥으로해주라. 나 배고파."

"밥..? 왠 밥? 아직까지 밥도안먹었냐? 이 시간까지?"

"돈이있어야 먹든지말든지하지."

"집에가서 먹으면 되잖아."

"글쎄.....못들어가. 집에는."

"왜?.....아."

순간적이었지만 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여고생님의 표정이, 아니 내가 잘못본것일수도 있겠지만

꽤나.. 절망적인 표정이었다고 말하는것이 맞는표현일수도 있겠다. 아니면 말구.

"그래.. 뭐 그런 시시한 피해보상으로는 밥이그나마 나을수도 있겠다. 식탁에앉아. 뭐라도 좀 해먹여줄테니까."

"헤, 보기와는달리 상냥한구석이 있잖아."

"시끄러."

냉장고문을열어 내일 내가먹을 아침 재료로 쓸 예정이었던 각종채소를 꺼내 도마위에 올려 착착 썰고

프라이팬에 소금과 식용유를 조금 두른채 달달 볶았다.

여고생님은 요리를 하고있는 내 뒷모습을 그저 말없이, 생각없이 쳐다보고만 있었다.

"맨날 이렇게 혼자 밥해먹는거야?"

"그렇지. 혼자사니까."

"대단하네, 암. 기대해봐도 좋겠어."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마. 맛은 보장못하니까."

치익- 치익-

어느새 구수하게 짭쪼름하게 풍겨져오는 볶음밥냄새에 여고생님은 어느새 숟가락을 식탁에 톡톡 쳐대며

잔뜩 기대에 찬눈빛으로 기다리고있었다. 맛은 정말로 보장하지 못하겠지만.

"됬어, 별로 해본적은 없던 볶음밥이긴 하지만 꽤나 신경써서 만들었으니까 한번 먹어봐."

"와아...히히히, 냄새 대박이야. 잘먹을게. 맛있어보인다."

흠..

왠지좀 태도가 달라진것같단 말이지..

어쨋거나, 허겁지겁 볶음밥을 들이키고있는 여고생님의 앞자리에 조심히 의자를빼고 앉았다.

그저 턱을괴고 이 코앞에 있는 여고생님의 먹방을 지켜보는데

왜이렇게 게걸스럽게먹냐....

"야 좀 천천히먹어라. 배가 그렇게고팠나."

"배고파서 죽는줄.. 콜록.콜록.콜록.콜록!!"

"좀 천천히좀먹어!, 여기 물있어."

"고마...콜록!!"

하아... 보기와는달리 꽤나 손이 많이가는녀석이네.

뭣보다 밥먹는속도가 왠만한 남자보단 빠르단말이지. 아니 그보다 벌써다먹었어!?

"뭐야... 다먹었냐?"

"응. 보다싶히... 꺼억- 헤헤. 흠. 음음. 그렇네. 좀 짜긴했지만 대체로 먹을만은 했어. 만족해."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응. 머, 이젠 이걸로 끝이야.. 내 피해보상은."

"고마운데. 그렇게 말해주니까. 난 이제와서 다른소리 할까 조마조마했는데말야."

".....하하하.."

"뭐야.. 왜 웃어."

안좋은 예감이든다. 정말로.

"하하하.. 그게있지. 이게 말이안되는소리란걸 나도 알고있긴하지만말야.. 히히.. 요즘 돌아갈때가 없어서그런데.."

"절대 안돼. 무슨소릴하는거야."

"나도 지금 내가 얼마나 뻔뻔하고 또 처음보는사람한테 얼마나 실례되는소리를 하고있는지 알아..! 그래도 돌아갈 집이 없단말이야.."

"안돼. 무조건 안돼. 그건 니 사정. 처음했던 이야기랑 다르잖아. 안돼. 안돼"

"저..정..그렇다면.. 나 사실은 아직 해본적도 없구.. 내 몸도 어느새 제법 성숙해졌다고는 생각하고있어. 남자한명쯤은 행복하게 해줄수 있을지도몰라. 여기서 지내게만 해주면.. 마음대로 부려도 좋아."

"넌 나를 무슨 범죄자로 만들 작정이냐!!"

도가 지나치다 너무 지나쳐. 이 여고생.

어휴..

"너 정말 그런소리할정도로 절박한거야?"

"응.. 많이."

"으아아아악!!!!, 하아.. 정말이지.. 내가진짜 원래 이렇게 물러서주는 사람은 아닌데.. 진짜 아니긴하지만.. 알았어. 딱 하루만이야. 더이상은안돼. 진짜 딱 하루만이야. 내일아침 해뜨자마자 떠나버려."

"지..진짜?? 진짜로 당분간 여기있게 해주는거야?"

"당분간이 아니야! 딱 하루다!"

"알았어 일단은 너말대로 하루! 대신에.."

"대신에 뭐."

"살살해야해."

"안 해!!!!!!"


그렇게 태어나서 난생처음으로 침대를뺏겨 마룻바닥에 이불없이 자야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