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구석에 꽃 한 송이만 들고 있었던 것도 추억인 거야.'
이루어지지 못한 지난 사랑을 설명하는 문장이다.

내 사랑은 그렇듯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
그러나 그 마음이 아깝지 않았고, 사랑이 모자라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상대를 위했던 모든 것을 추억이라 부를 수 있는 것 같다.
내 마음은 봄이었고 여름이었으며 가을을 지나 겨울을 견뎠다.
지치지 않았고, 열정적이었으며 내 모든 것을 걸기도 했다.
그런 사랑은 나의 10대와 20대를 빛나게 해주었다.
서른이 되면 죽고자 했다. 내 꿈과 사랑이 저물어 갈 때
나도 같이 저물고자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끝없이 부정적인 내가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 느껴서,
아마도 그래서 그랬던 게 아닐까?

마음이 차다. 점점 열기가 더해지는 날씨와 다르게.
숨을 쉬는 것조차 자유롭지 못해서 괴롭다.
사람들은 흠집이 있는 물건을 좋아하지 않는다.
반품 내지는 싼값에 팔아버리고 버리기까지 한다.
그래서 나는 싸게 팔리고, 가차 없이 버려진다.
그게 익숙한 삶이다. 그게 내 삶이다.

푸른 하늘을 본다. 맑은 하늘에 날 온전히 던지고 싶다.
죽음도 좋다. 이런 날이면 뭐가 와도 좋으니 그러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