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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이 주 전 토너먼트에서 승승장구를 해오던 풋내기다. 세상은 천재라고 한다만, 그 놈 낯짝만 봐도 하수임을 알 수 있었다.
결투를 위해 두꺼운 천 갑옷을 입는다. 그 위에 가죽 갑옷을 겹친다. 체인 메일을 껴입는다. 플레이트 아머로 온 몸을 감싼다. 갑옷이 내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다. 단단한 비늘이 내는 소리같다. 나는 전생에 용이었을지도 모른다. 투핸디드 소드를 들고 경기장에 나선다.
눈부신 햇살, 함성, 음악, 내 앞의 도전자, 절경이다. 객석에서 제일 높은 자리에 앉은 황제의 수신호와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애송이는 양 손에 단검을 들었다. 독이 발려있을 것이다. 발놀림은 쓸 만하다. 이러저리 뛰며 콕콕 찌른다. 나는 빈틈없이 무장했기에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래도 계속해서 피해를 입으면 내 몸에 단검이 박힐 것이다. 저렇게 뛰어다니는 것은 날 화나게 하려는 의도다. 다른 싸움에서도 이랬을 것이다. 이젠 대놓고 조롱하기 시작했다. 난 경기를 시작하고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10분이 지난 것 같다. 놈은 쌩쌩한 채로 도발을 이어간다. 넘어가지 않는다. 오늘은 특히 더운 날이다. 경갑옷을 입은 놈에 비해 나는 더 덥다. 시간을 끌면 내가 지친다. 놈은 내가 지쳤을 때 내 투구의 눈 부분에 단검을 쑤셔박아 이기겠다는 전략임이 확실하다. 나는 놈의 실수를 기다린다. 놈은 바지를 올리면서 엉덩이를 거뒀다. 놈은 당황했다. 이렇게 침착한 상대는 처음인가보다. 놈의 표정이 굳어간다. 발놀림도 둔해지고 있다. 놈은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찌를 때 힘이 빠져있다. 지금!
스 릉
후 우 ㅇ
촥!
애송이는 두동강났다. 놈은 마지막으로 자기의 빠른 발놀림을 이용해 투구의 눈 부분에 틈 칼날을 찌를려고 했다. 난 그 때 놈이 마지막 힘을 쥐어짜냄을 알아채고 재빨리 몸을 움직여 거리를 벌렸다. 공격에 실패해서 주춤하고 있을 때 안식을 선사했다. 놈의 조바심이 날 승리로 이끌었다.
검 끝을 땅에 떨구고 크게 들어올리며 핏방울이 검 끝을 따라 흩날린다. 붉게 물든 흙먼지는 햇볕을 품은 하늘로... 동시에 여기, 경기장에는 환호소리가 아래로 모여 챔피언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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