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고등학교 알긴 알지만 그 고등학교가 모델이 아닙니다. 이광철은 실제로 있는 놈이구요.


제가 제일 싫어했던 놈입니다.요즘은 한번도 못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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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눈을 뜬건 이미 학교가 끝난 뒤였다.


"어휴...도대체 얼마나 맞았길래 아직도 기절을 하고 있니"


"그러게요..."


일어났지만 아직도 머리가 울렸다.분명 아까 놈이 풀파워로 때렸음에 틀림없다.


잠시 머리를 부여잡고 있다가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옆을보니 노란머리가 누워있었다.



내가 너무 많이 팼나? 아직까지 기절해있는걸 보면.


"너 진짜 큰일날뻔했다.진철이가 기절하지 않고 너한테 계속맞았으면 지금쯤 응급실에 있었을거다."


진철...노란머리녀석의 이름이 진철이었나.




강렬한 햇빛이 창문넘어 들어왔다.


밖을 보니 이광철이 있었다.무리들과 함께.난 녀석에 대한 분노가 일었다.


아까 일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가서 죽여놓고 싶었다.



"무리하지마라 너 심하게 맞았다."


보건선생님이 마치 내 마음을 꿰뚫어 본다는 듯이 말했다.


시간이 오래 지났다.더이상 여기에서 지체할 시간따위는 없었다.


"선생님 저 갈게요"


"어? 어 그래 가라 몸조심하고"


"예...그리고 쟤 일어나면 제가 미안하다고 전해주세요"


마지막 말을 마치고 난 곧바로 보건실을 나왔다.



운동장은 한산했다. 아이들은 이미 모두 떠난 뒤였다.


텅빈 운동장을 걷고 있자니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내가 왜 바보같이 맞았는지에 대해서.


그 말로만듣던 학교폭력이란걸 경험해보니 두려웠다.


이광철,그리고 그뒤에 있는 놈들.인간 이광철을 상대로하는것이 아닌 괴물을 상대로 하는것 같았다.



오늘은 그냥 체육관에가서 스트레스나 맘껏 풀어야겠다.


무념무상으로 걸었다. 커플이 떠드는 소리.초딩이 장난치는 소리.


그 무엇도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이 거기!"


"야 임마 사람이 부르는데 대답을 해야할꺼 아냐!!"


날 부르는 건가?고개를 돌아봤다.


내눈은 커지고 입은 벌어졌다. 날 부른건 다름아닌 내가 어제 흠씬 두들겨주었던 중학생들이었다.


"형,어제 우리랑 만났던 형 맞지? 아놔 어제 크게 당했으니 오늘은 갚아줘야지"


녀석들과 놀아줄기분이 아니었다.난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했다.


"가라, 나 오늘 기분 안 좋으니까.터지기 싫으면"


"미쳤네 우리가 장난치는줄 아나"


놈들은 나의 경고를 비웃는 듯 말했다. 어제 그렇게 버릇을 고쳐줄려고 했건만 아직도 이 지경이라니.







내 주먹은 또다시 놈들의 광대뼈만을 찾아 맞추었다.


녀석들이 아무리 기를써도 나를 단 한대도 맞추지 못했다.


난 그들의 입에서 죄송하다는 말이 나올때까지 사정없이 두들겨팼다.






"형 죄송합니다."


"그래 임마 나도 이러기 싫었다"


역시 말로는 안 고쳐질 녀석들이었다. 녀석들 하는 짓거리를 보니 학교에서는 힘좀 쓸것같았다.


하지만 나한테는 안되지. 나는 혹시나 해서 지나가는투로 녀석들에게 물었다.




"야 너희들 이광철이라고 아냐?"


"아 그형이요? 잘알죠. 근데 왜요?"


놀라지 않았다. 일진이란 놈들끼리는 인맥이 넓으니 놈들이 이광철을 안다해도 별로 안다 해도 놀라운게


아니었다.


"이광철이 5개학교 통합짱이라며"


"네?무슨소리에요 광철이형 이 지역 다잡고 있어요"


난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이광철이 이 지역을 잡고 있다니.그럼 녀석이 그렇게 싸움을 잘한단 말인가.


녀석들은 또 자기들끼리 수다를 떨었다.


"야 광철이형 요즘 연락없던데 여친이랑 또 놀러갔나.ㅋㅋ"


난 가오를 잡으며 녀석들에게 물었다.


"야"


"예??"


"내가 이광철이랑 싸우면 어떻게 될것 같냐?"


"당연히 안되죠 그형이 우리지역 짱인데"


"넌 걔가 싸우는거 봤냐?"


"..."


역시 소문은 사정없이 불어나기 마련이다.필시 이광철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지역짱이지만 싸우는것을 본적이 없다는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저 형, 저희 아는 누나 불렀는데 괜찮죠?"


"아는 누나? 무슨...."


"야 너희들!!"


누군가가 큰 목소리로 우리를 불렀다. 돌아보니 낯선 교복을 입고있는 여고생이었다.


"너희들이 말한 아는 누나가 저 사람이냐?"


"예. 저 누나도 이 지역에서 꽤 잘나가요."


꽤 잘나가? 도대체 뭘로? 이 지역에서 잘나간다느니 뭐니 하는 말에 나도 모르게 비웃음이 나왔다.


그 여고생이 다가왔다.하지만 난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어? 야! 너나 알지?"


분명히 나를 불렀다.나도 자세히 얼굴을 보니 뭔가 낯이 익었다.


그래! 그때 그 여자였어. 정은영인가 뭔가 하는...


"너 나 좋아해놓고 연락처도 안 물어보고 말야"


역시나 착각은 여전하다.하지만 난 더이상 이 아이에게 관심이 없었다.


"누나, 글쎄 이 형이 자기가 광철이형이랑 싸운데.진짜 웃기지 않아?"


"김민수! 광철이 어떻게 알아?"


내 이름은 어떻게 안거지?아 맞다. 이름표가 있었지.그나저나 이 아이는 이광철과 친한건가?


"너 이광철 알아?"


"그럼, 나랑 제일 친한 친구인데"


정은영이 이광철과 친하다고 하니 뭔가 어울리지 않아보였다. 그런 괴물같이 성격도 더러운 놈과 친구라니.



생각이 이쯤되자 난 정은영에게도 왠지 모를 분노를 느꼈다.단지 이광철의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나 일이 생겨서 이만 갈게"


난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나려 했다. 그러나 정은영이 날 붙잡았다.


"애들이랑 놀다 가. 좀더 놀다가면 내 번호 알려줄게"


어이가 없었다. 무슨 자기가 여신이라도 되는줄 아나보다. 물론 학원에서의 그녀와 많이 비슷했지만,


외향적으로만.



"네 번호 필요없어.너한테 관심도 없으니까. 나 간다"


"야...야!!"


난 뒤에서 들려오는 외침을 뒤로한채 그들을 떠났다.


오늘보단 내일이 더 걱정되었다. 이런 근심걱정 다 털어버리는데는 담배가 최고라고 했는데...



난 곧바로 편의점으로 직행했다.


담배를 제대로 펴본적은 없었지만 오늘같은 기분이면 마치 골초처럼 필수 있을것 같았다.


난 편의점에 들어섰다. 그러자 직원이 날 반겼다.


난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듯 태연하게 말했다.


"여기 말x루 한갑 주세요"


말을 하고 있는 와중에 내 옆에 한명의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 명찰에 써있는 이름은 김현지.


김현지가 내 시선을 피하다가 미안한 듯이 말했다.


"어젠 미안해. 내가 광철이랑 장난좀 쳐보다가 이렇게..."


내 마음은 김현지에 대한 경멸로 가득찼다.



"꺼져"


난 그대로 편의점을 나왔다.





그리고 난 빌어먹을 김현지와 이광철에 대해.그리고 이 세상에 대해 환멸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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