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길,버스에 올라서는 나의 마음은 착잡하다.


이광철을 만나면 놈이 어떻게 행동할까,설마 날 죽이는건 아니겠지. 어제의 패기는 사라진지 오래다.


만약 내가 중학생이었다면 오늘 수업을 듣지않았을텐데,




버스는 그런 나의 마음을 몰라주듯 학교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


버스가 학교에 가까워질수록 나의 마음은 두려움이 지배해가고 있었다.



'다음정류장은 창x고등학교앞 입니다.'


심장이 요동쳤다. 이미 나의 머릿속에는 수만가지의 생각이 떠오르고 있었다.


여차하면 이광철과 제대로 맞붙는거다. 어차피 난 녀석과 싸움에서는 그다지 차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버스에서 내렸다. 나를 반기는 시원한 공기와는 달리 내 마음은 답답했다.


여태까지 각종 무술을 배워온 탓에 누굴 때려본적은 있어도 맞아본적은 없었다.


그런내가 지금 놈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니.


한때 태권도 국가대표 유망주라고까지 불리던 내가...




나는 복도로 천천히 들어갔다.


반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벌써부터 무거운 공기가 나를 압박하는 듯 했다.


이럴때 두렵지 않다는걸 놈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난 심호흡을 하고 얼굴에 허세가득담긴 표정을 지으며 문을 세차게 열었다.





쾅!!


"뭐야? 미쳤냐?"


반 아이들이 나를 이상한놈보듯이 쳐다본다.난 녀석들의 눈길따위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았다.


내 시선은 오직 이광철만을 찾았다.


이광철은 맨끝에 앉아있었다.정확히 나를 응시하며.


"자리에 가서 앉아. 좀 있다 죽여줄테니까"


순간 정적이 돌았다. 아이들은 창x고등학교의 주먹 이광철의 말에 바싹 긴장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이유를 모르더라도 일단 이광철이 화났다는것을 직감하면 쥐죽은듯 있어야했다.


잊지마 넌 강해.난 자기최면을 걸었다.




"죽여봐,내가 먼저 죽여줄게"


내가 말했다. 어차피 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죽는건 매한가지였으니 차라리 마지막까지 멋을 살리고 죽는


편이 훨씬 나았다.



녀석이 눈을 부릅뜨고 나를 노려봤다. 노려보기만 할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정도만으로도 녀석의 살기를 느끼기엔 충분했다.


그러나 오늘은 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빽이 있건 없건 오늘은 녀석을 정말로 죽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1교시가 끝나고 2교시가 끝나도 녀석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지나치게 이상할 정도로,


뭐 내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었다.



아무 일이 없자 나는 긴장을 풀고 4교시수업을 들었다. 너무 안이한 생각을 가져서일까.


수업내내 졸음이 내 몸을 지배했다.



난 그렇게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쏟아졌다.




딩동댕동~


시간 가는줄 모르고 한참자고 있을때,


4교시가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급식이나 먹으러 가야지 하며 교실에서 나오는 순간,


난 엄청난 무리들이 다가오는 곳을 보았다.


그리고 난 본능적으로 그들이 날 노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애써 난 모른척하며 그들을 왜면했다.



"야"


내가 그들을 향해 뒤돌아본 순간 주먹이 나를 향해 날아들었고


난 미처 피할새도 없이 주먹을 맞고 쓰러졌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때린건지 그 주먹의 힘은 내가 스파링할때 맞아보았던 그 어떤 주먹보다 아팠다.


녀석의 주먹에 맞은 내 눈의 초점이 다시 뚜렸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고개를 들어 날 때린놈의 얼굴을 확인해보니 역시나 이광철이었다.


우리 주변에는 어느새 아이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쪽팔림을 당해선 안된다.난 재빨리 몸을 일으켜세웠다.


하지만 이름모를 노란머리의 발차기에 그만 픽하며 쓰러져버렸다.


비겁한 놈...여러명을 끌고오다니.


"야,니가 그렇게 광철이 여친한테 집적댔다며"


나를 발로찬 노란머리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그 무리들만 아니었어도 녀석은 내가 아마 죽였을거다.


그 생각을 하는 와중에 볼에 엄청난 아픔이 전해져왔다.


정신을 차려보니 노란머리가 나의 뺨을 후려친것이었다.


"민수야 그러니까 짜져 살아야지 왜 남의 여친을 넘봐가지고 이렇게 맞냐.응? 나도 너 때리기 싫어"


이광철이 너무도 뻔뻔하게 말했다.녀석의 뻔뻔함에 치가 떨려왔다.



"내 여친이 버젓이 내가 있는데 고백할 생각을 했단말이지? 뒤질라고"


또다시 노란머리가 내 머리통을 세게 때렸다.


"어떡해..."


주위에서 아이들의 탄식이 들렸다.그 중에 얼핏 최동민도 보였지만 녀석은 당연히 나설수 없을 것이다



이대로 당할순 없다.


한놈만이라도 조져야지 내가 마음이 편해질것 같다.



난 대뜸 그 노란머리에게 머리를 박았다.


"아악!! 이런 미친..!!"


난 노란머리에게 핵주먹을 선물했다.복싱으로 단련해온 나였기에 놈을 요리하는건 일도 아니었다.


다른 놈들이 내 등을 마구 때리는것을 느꼈지만 이미 난 놈들은 신경쓰지않았다.


노란머리를 눞혀놓고 사정없이 얼굴을 후려쳤다.


녀석은 비명을 지를틈도 없이 나에게 구타를 당했다.마침내 얼굴이 피범벅이되어 알아볼수도 없었다.



녀석을 계속 때렸지만 내 분은 풀리지 않았다.


놈이 죽던말건 난 상관하지 않고 때렸다.


"이 미친놈좀 말려봐! 이렇다 얘 죽어!!"


일진무리들은 날보고 당황했다. 그때 무척이나 강한 발이 내 머리를 강타했다.


이광철이다.뭐라고 말할려 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고 난 그대로 쓰러졌다.




정신이 희미해져가고 말은 나오지 않았다.


엄청나게 세게 맞았나보군...말도 안 나오는걸 보니.


어렴풋이 귓가로 그들이 말하는게 들려왔다.




"깝치면 뒤진다.알아서 행동해라"


"야 그나저나 최진철 이 새끼 어떡해? 기절한것 같은데"


"몰라 대충 보건실에 끌고가,얼마나 맞았다고 기절을하냐"


개같은 놈들...






생각하는 나의 정신은 희미해져가고 말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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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분량도 똥이네요.밤에 한편 더 올리도록 노력해볼게요.추천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