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가늘던 풀잎은 저물고
시간은 날더러 시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어머니, 나는 어른이 되지 못했습니다.
모진 풍파는 흉악한 발톱으로
세상을 거칠게 찢어발기고
나를 사형대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나는 맛있게 썰려,
어느 돼지새끼의 식탁 위에 올라가
크게 한 입을 베어물릴 것입니다.
그 때가 된다면 나는 무슨 생각이 들까요
적어도, 세상이 그립지는 않을 것입니다.

돼지새끼의 이빨 사이로
바깥빛이 보일때마다
나는 잘게 부서져갑니다.
마침내 한 쪽 눈동자만이 남았을 때,
크게 외쳐보는 겁니다.
아아, 어머니, 어머니!

나는 천재가 되지 못했습니다!
나는 누구와도 다르지 않았고,
아무 것도 해내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서 그 긴 시간을 눈물 흘리고
구역물 쏟아져 나오는 술병과 싸웠을까요,
풍파진 세상은 마침내 나를 시험대에 올려버린 겁니다!
나는 그 누구보다도 특별하지 못했고
족쇄는 대못이 되어 팔목을 찍었습니다.
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간이 다가옵니다
아, 하늘에 빌어봅니다, 어머니,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