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카니와 깐돌이
100원짜리 손펌프 오락에 미쳐
주말이면 아침 댓바람부터
동전탑을 쌓고 연습하던 문구점도

그 추억이 사라지고
유희왕 카드만 사러 가면
1시간을 딸내미 성적 자랑
아들내미 게임 걱정
허심탄회한 자식사랑을 보여주시던
문구점의 아주머니도

겨울만 되면 누군가인지
새벽부터 공원 언덕에
물뿌린 꽝꽝 얼은 미끄럼
환호하던 아이들과 종이박스 가득한
썰매장이 되던 깔끄막도

깔끔하게 바뀐 공원 속으로
임대 매매 딱지 속에 잠들어
이제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오늘

15년 전 나의 어머니
못보던 색동옷을 입고
새 미래를 품에 안고 있었다
종소리와 함께 와 하고
품에서 쏟아져나오는 아이들
그래 오늘을 환하게 비추는 햇살은
한아름 화알짝 핀 너희의 것이지

나는 그리움에 사무치다
길을 잃은 미아는 갈 곳이 없다는걸 깨닫는다.
그 어린 날을 자극하는 노을빛
향수를 일으키는 풀내음은 살아있는데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
이젠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