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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 영화관으로 가는 길,

나와 김강찬사이엔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유치한 일이였다.

한편으론 내가 겁없이 나보다 1살많은 형에게 그랬다는 것이 신기했다.

김강찬의 눈빛은 의문점을 남기고 있었다.

자신이 왜 이런 애기같은 놈에게 밀린것인지, 눈빛이 말해준다.


우린 그 어색한 공기속에서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고 갔다.

마침내 정류장에 도착하고, 그녀가 내 손을 잡아끌었다.

"가자 민수야"

내 뒤에선 김강찬과 이름모르는 그의친구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같이가 김강찬!"

"아 알아서 따라와"

한심한 녀석들... 철없던 당시의 나의 눈에는 그들은 그저 우리의 존재를 빛내주는 쩌리에 불과했다.


영화관 입구에 들어섰다.

영화를 볼때 빼놓을수 없는게 당연히 팝콘 아니겠는가.

우린 당연히 팝콘과 콜라를 시켰다. 우리는 주머니 사정이 비슷했던지라 당연히 더치페이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강찬은 끝까지 그녀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얘들아 팝콘하고 콜라 내가 다 계산할게"

우리에게는 녀석의 호의가 고마울 뿐이었다. 그러나 녀석은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었다.


난 별로 참을성이 좋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상영관에 들어가자마자 미친듯이 팝콘을 먹어치웠다.

영화가 시작됬다.

그러나 영화의 내용은 엄청 지루하다는 것을 빼면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그렇게 지루하던 영화를 보며 슬슬 잠이 올려고 하는 찰나,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스크린불빛에 비친 그녀의 얼굴이 그렇게 아름다울수가 없었다.

그녀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살며시 미소지었다.

갑지기 그녀의 입술에 뽀뽀를 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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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을것 같던 지루한영화가 드디어 끝났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표정이 말해주고 있었다.

남자들의 표정은 썩어있었는데 반해 여자는 전혀 상반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영화는 여자한테나 어울릴만한 영화인가 보다.

"아 영화 너무 재밌었다. 그치 얘들아?"

"어? 응... 재밋더라"

사실 졸았던 기억밖에 없지만 사실대로 말하면 당연히 큰일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표정은 숨길수가 없다.

오늘 하루의 데이트를 오직 영화 한편만으로 때우기엔 아쉬움이 너무 컸다.

하지만 우리 4명 다 데이트코스엔 문외한인지라 어딜갈지 정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난 개인적으로 카페를 좋아한다. 허세라 보면 허세일수 있겠지만 커피 마시면서 분위기있는곳에 있는걸

좋아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건 노래방이다. 조명이 삐까번쩍한게 너무 싫기때문이다.

설마 노래방에 가자고 하겠어 했지만.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했던가.

"얘들아 그럼 노래방가자!"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 하지만 딱히 갈만한 곳이 있는것도 아니었다.

그냥 조용히 그들을 따라갔다.


그러게 노래방에 들어섰다.

여기저기서 참으로 웃기는 실력의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의 실력을 비웃으면서도 한편으론 긴장도 되는 나였다.

역시 여자들은 노래부르는 것을 좋아하나 보다.

그녀와 그녀의 친구 그리고 김강찬이 노래를 선곡하는 동안 나의 표정은 근심으로 가득차 있었다.


"너는 내안에 있어~~!!"

정말 깜짝 놀랐다. 어느새 그녀와 그녀의 친구가 일심동체가 되어 소찬휘의 노래 tears를 부르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잘 모르겠지만 그땐 정말 수준급 노래실력으로 들렸다.

그 둘의 노래를 듣고 있다가 갑지기 feel이 왔다.

tears는 고음노래,남자 고음가수의 대표주자가 김경호아니겠는가.

나는 김경호의 열렬한 팬이었다.

그녀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을때 난 슬그머니 리모컨을 눌러 김경호의 '비정'을 선곡했다.

하지만 그땐 몰랐다.

'비정'이 그렇게 높은 곡이리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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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제글이 그렇게 길게가진 않을것같네요.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