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민수 남잔데"


"부럽지? 부러우면 니네도 여친을 만들어 이것들아 ㅋㅋㅋ"

불과 하루만에 이렇게 달라질수 있단 말인가.

난 어느새 학교에서 여신한테 고백받은 남자가 되어 있었다.


"아니 도대체 이런 놈 어디가 맘에 든 거지?? 여자 눈이 이상한가?"

"조용히 있어 임마 ㅋㅋ"

물론 우리반내에서도 시기와 질투의 세력은 있었다.

특히 우리반의 박진영 김진영 콤비와 서브로 날 항상 골려주는 최동민.

"괜찮아 금방 깨질거야 ㅋㅋㅋ"

마음껏 떠들어봐라 난 전혀 개의치 않는다.

내게는 여자한테 고백받아보지 못한 아이들의 처절한 몸부림으로 보일 뿐이었다.

여친이 있는 아이들을 부러워하던 내가 이제 여신의 남친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

오늘 수업은 친구들과 어제의 일을 얘기하느라 무척이나 빨리 지나갔다.


집에가서 거울을 보았다.

나의 얼굴이 여신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이있는 얼굴인가? 근데 잘보니 잘생긴것 같기도.

"민수야 전화왔다!"

일단은 연락할때 형의 폰으로 하거나 집전화를 쓰기로 했다.

내가 핸드폰을 살때까지의 차선책이었다.

"누나 어제 잘들어갔어?? 난 잘들어갔지 ㅎㅎ 누나 보고싶어 죽겠다"

"아주 옘병을 하고있네 옘병을"

"시끄러!"

여친을 사귀고 나니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쯤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와 시간 가는줄 모르고 통화하다 드디어 형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집전화써 임마! 통화비 많이 나와"

에이 좀만 양보해주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보았는데 얼마한것 같지도 않았는데 30 분이나 지나있었다.

난 개의치 않고 집전화로 통화를 계속했다. 언제까지 했는지 기억이 나지도 않는다.


모두가 핸드폰으로 문자를 주고받던 디지털 연애를 하던 시절,

핸드폰보단 집전화를 주고받던 우리의 연애는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었다.

----------------------------------------------------------------------------------------------------



항상 집에서 컴퓨터게임으로 시간을 때우곤 했던 주말,

형이 다급하게 나를 호출했다.

"민수야 니여친한테 문자왔어,1시에 xx아파트 정문에서 보쟤"

드디어 그녀와의 첫데이트가 다가왔다.

내 기억으로 한 30분정도를 무슨옷을 입을까 고민했었다.

결국 옷이 없어도 너무 없던 내가 입은 옷은 후드티에 스키니진.

제일 차려입은 옷이었다.

혹시나 해서 양치질도 무척이나 깨끗이 했다.

45분이다. 지금 출발하면 제시간에 도착하겠군.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현관을 나섰다.

만나기로 한 장소에 가면서도 갑자기 데이트코스를 정하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여자들은 데이트코스 준비 안해오는 남자를 싫어한다는데 이미지 안 좋게 찍히는거 아니겠지...

저멀리 xx아파트초입이 보인다. 그녀가 보인다.

나는 그녀가 잘보이도록 크게 손을 흔들었다.

근데 그옆에 남녀커플1쌍이 보인다. 잘보니까 김강찬과 모르는 여자다.

김강찬은 끝까지 방해꾼이었다. 1살만 어렸어도 아주 작살을 내주는 건데...

"누나 나 왔어!"

"민수야 빨리 영화보러 가자. 김강찬, 얘가 민수야, 알지?"

"응 빨리 영화나보러 가자"

이게 말로만 듣던 더블데이트인가 보다.

근데 이런놈하고 더블데이트라니, 조금 불쾌했다.

우리 일행은 길을 나섰다.


그녀와의 첫데이트가 시작됐다.

----------------------------------------------------------------------------------------------------

재탕하기에 양심이 찔려서 이제부터 제대로 가겠습니다.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