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하루종일 생각했다

생각하고 생각했다

난 왜 이모양일까. 그냥 생각하지 않으면 빨리 괜찮아질텐데

눈 앞에서 떠나간 것을 생각하느라 진이 빠진다.



하루가 이렇게 길수 있으리라곤 생각치 못했다

1분 전엔 아무생각 없고 1분 후엔 너에대한 모든게 생각난다

그녀와 함께있었던 공간에 있으면 숨이 잘 안쉬어진다

끊임없이 한숨이 나오는 이유다



넌 한숨을 참 싫어했다. 난 시도때도없이 한숨을 쉬었는데

그땐 아무런 의미가 없던 한숨이었는데

지금은 모든게 이유가 되는 한숨이다

너와의 관계란 딱 하나의 일이 달라졌는데 모든 세상이 달라졌다




말동무가 없다는게 더 날 힘들게 하는 것 같다

글을 쓰고있는 지금은 그나마 좀 괜찮다. 말동무가 필요한데 난 주변에 사람이 없다

힘들어 죽을 것 같다

죽진 않을거야. 억지로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죽음으로 일부러 찾아가지도 못할거야.

난 세상 그 누구보다 겁쟁이라서 절대 그럴 일은 없을거야. 너도 잘 알거야. 난 그럴 위인이 아니야.



말하고싶다. 뭐라도 말하고싶다. 쓰레기같은 말을 뱉어서 누군가가 관심을 보여준다면 그렇게 하고싶다

내가 그토록 증오하는 인간들이 왜 그렇게 남들 속을 후벼파는지, 그 이유를 조금 알 것 같다

그새끼들도 나랑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나는 그 심정이 지금의 일들이 지나가면 점차 수그러지겠지만

그들은 평생을 지금의 내가 겪는 감정의 파도를 겪는게 아닐까.

나의 이유는 사랑이고 그들의 이유도 사랑일지도 모른다.



난 무엇을 잘못했을까. 그녀는 왜 내가 싫어졌을까. 왜 나에게 그 어떤 감정도 없어진 산태가 된걸까?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했던 그 입술을 기억한다. 그 입술의 모양. 너무 싫다는 생각이 든다.

왜를 알고싶어 발버둥친다. 새벽이 되니 정신이 더욱 또렷해진다.

허기진 배가 음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꼬르륵소리도 나지 않는다.

숙취가 계속 되는 느낌이다. 그 날로부터 지금까지 끝없이 숙취가 있는 듯 하다. 술도 안먹었는데

머리는 어지럽고 속은 울렁인다. 술취한 사람처럼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중얼거리다 더이상 못버티고 이런 푸념글이나 쓰고있다. 누구라도 날 좀 봐줬으면 좋겠다.

찌질하고 멍청하고 겁많고 한심한 내 모습을 누구라도 봐줬으면 좋겠다.

기억해달란 말은 아니다. 그저... 내가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누구라도 봐줬으면 좋겠다.



모두의 기억에서 지워지고싶다. 심지어 그녀의 기억에서조차 지워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갑자기 사라졌으면 좋겠다. 사라지는 꿈, 그 노래 정말 좋은데, 난 그렇게 되고싶어졌다.

사라지고싶다. 사라지고싶다. 어디든 가서 흩어져버리고싶다. 흩날려서 옅어지다 점점 옅어지다 결국 투명해지고싶다.

투명해지다 이젠 없어졌으면 좋겠다. 아무렇지도 않게,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고,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는 상태로

누구도 걱정시키지 않는 상태로 그냥 사라졌음 좋겠다. 사라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