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Carly Rae Jepsen - Call Me Maybe



그렇게 꿈같았던 토요일이 지났어 난 밤새 뒤척거리다가 결국 7시에 일어나서 휴대폰 주소록에서 지민이 번호를 한참동안 쳐다봤어



이 상황이 그저 좋을 따름이었지 6년동안 짝사랑했던 여자애와 다시 이렇게 가까워지다니



다시 초등학교때 지민이가 처음 학원에 왔을 때로 돌아간것 같았어 지민이 번호를 보며 배시시 웃다가



문득 꼭 연락하라고 했던 지민이의 말이 떠올랐어 한참동안을 문자를 썼다 지웠다 했어



문자를 써놓고보면 이상해서 계속 지웠다 썼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어제 집에는 잘 들어갔어?



흔한 반도 남성의 문자.txt



아 보내놓고 존나 후회했다 진짜 뭔가 너무 흔한 멘트같기도 하고 아직 그렇게 가까운 사이도 아닌데 왠지 들어대는거 같기도 하고 으아아아...



근데 보내고 1분도 안돼서 칼답장이 왔어



-왜 빨리 연락안했어!! 난 너 번호 모른단 말이야!!



↑진짜 저렇게 왔다 저 문자 보관중임



-...내 연락 기다린거야?



-당연하지! 어제 니 져지 비에 젖어서 빨아놨는데 어떡해...


당연하지! 까지 보고 기분 좋아질뻔 했는데 결국 비에 젖은 져지 때문이었다 뭐 그런...



-괜찮아 니가 감기 안걸렸으면 됐지 뭐



-ㅋㅋ날라리됐어도 착한건 똑같네 아이 기특해~



↑저것도 보관중이다ㅇㅇ



보통 요새는 여자고 남자고 띄어쓰기 안하는데 나도 그렇고 지민이도 띄어쓰기 꼬박꼬박 쓰길래 뭔가 기분이 묘했어



암튼 그렇게 문자하는 내내 입에는 아빠미소를 가득 머금고 있었어 근데 갑자기 지민이가



-자몽아 혹시 오후에 약속있어?



ㅇ...이거슨 데이트?! 사실 선약 있었지만 무려 지민이하고의 데이트인데 당장이라도 깨버릴 수 있었어



-아니 왜?



-언니가 커피사줄께 나와랑!ㅎㅎ



아직도 저 때 생각하면 두근세근거림...아 근데 찝찝하더라



-...웬 언니드립



-이쁘장하길래~



-나도 남자다ㅡㅡ



-뉘예뉘예 알게쭙니다아~



↑이거 완전 귀염포텐 터지지않아? 고로 저것도 보관중



-여자하고 커피숍가서 뭐함 ㅃㅃ



-아잉 장난이야~ 내맘알지 응응?



어아아ㅡ아ㅓ 내 심장이 녹아내린다



나 하루만에 이렇게 6년 짝사랑하고 밀당할 수 있는 사이가 됨 굉장하지 않아?



-누구 부를건데? 선영이?



-꼭 누구 불러야돼?



헐 단둘이 데이트야 저 때 혼자 실성한듯이 낄낄거리면서 바닥 팡팡치고 웃음



옆에서 자던 형은 그 소리듣고 깨서 쌍욕해대고ㅋㅋㅋ 하지만 난 형 말따위 안들린다



-그럼 언제 만날래?



...아 저 때 약속시간이 몇 시였는지는 생각이 안나 근데 지금 중요한건 약속시간 따위가 아니잖아?



6년 짝사랑의 끝이 보인다는거! 아아...글로리



그렇게 행복했던 문자를 끝내고 혹시나 약속 장소에 늦을까 옷을 입고 나가려는데



하늘에 먹구름이 좀 많이 끼어있더라고 그때 갑자기 비와서 낭패봤던 일이 생각남



만약에 비가 또와서 지민이에게 옷을 빌려주고, 그렇게 된다면 또 만날 구실이 생겨서 좋긴 하겠는데



그래도 지민이가 감기걸리면 안되잖아?



그래서 우산도 챙겼지 그리고 약속장소로 서둘러 출발했어



그땐 지민이 걱정하는 마음에 혹시나 해서 챙긴 바로 그 우산이 내 6년 짝사랑을 끝내줄 고마운 물건이 될거라는건 꿈에도 몰랐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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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분량늘리기 힘들다 나 지민이처럼 쓰담쓰담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