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만든 창문 넘어
네가 고개를 내밀어
나에게 함께 좀 걷자고 말했다

오랜만에 보는 너의 웃는 모습
참 그립던 얼굴
즐거웠던 기억들
그래 나도 너와 오랜만에 함께 걷고 싶었다
그리고 계속 함께 가고 싶었다

하지만 왜일까
등을 떠미는 손 따윈 없었다
내 마음 어딘가 잘못된 감정이
너에게 보란듯이 잘사고 있다고 보여주고픈 그 생각이
너를 밀쳐내고 옆을 스쳐지나가게 한다

난 그땐 몰랐다
그게 너와 나의 마지막이 될 줄은
내가 너를 스쳐지나갈 때
우린 다시 한번 서로를 보았다
나는 그 때 다음에 보자는 같잖은 미소를 띄웠고
넌 웃지 않았었다

그 뒤로 너는 나에게서 점점 멀어졌고
바보같은 난 그걸 깨닫지 못했다

찰나의 바보같은 감정이
너와 나를 영원히 갈라놓고

가두었다
나를
빠져나올 수 없는 고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