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을 보니, 꼬박 하루를 잔거 같아. 일요일 오후가 되있었어..


내 얼굴과 몸상태를 보려고 일어나려고 하니까 미칠듯이 고통스러웠어.. 허리를 다친거지..


눈한쪽에는 꼬맨듯한 자국이 있었어.

그리고 오른손 검지손가락에 깁스가 되있었는데, 아마 내가 돌부리로 온힘을 실어서 정강이를 찍을때,

내 손가락에도 충격이 전해졌나봐..

아무튼 정말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있더라.. 몇일간 입원 해야되는 지경에 이르렀지..



장시간 누워있어서 그런지 갈증이 나는거야 그래서

옆에 있던 냉장고에서 포카리를 하나 꺼내서 먹으려고 했는데, 냉장고 위에 쪽지 하나가 놓여 있었어.

'무슨 쪽지지?'하고 쪽지를 열어봤어.

내용을 보니까 엄마가 여태 여기 계시다가 잠깐 내 옷들 챙기러 간다고 적혀있었어.

아마 엄마도 많이 놀라셨을거야.. 자초지종은 초희가 일어나게 되면 들어봐야겠지만, 아마 상황상

이미 다 알고 계시는거 같기도 했어




여기저기 붕대로 감겨진 내 몰골을 보니까 다시금 화가 치밀더라.

도대체 내가 그 놈들에게 맞아야 할 짓을 한지도 모르겠고, 심지어 같은학교 놈도 있는데,

그렇게 인정사정없이 나와 초희를 그렇게 대한것에 대해 정말 화가났고, 어떻게 응징할까

병실에 앉아서 계속 곰곰히 생각한거 같아..



한때는 지역내에서 한 주먹 했던 내가 이렇게 무차별하게 맞았다는거에 화가났고, 학교 가기가

쪽팔렸어. 더군다나 내가 아닌 초희에게 온갖 성적 모욕감을 주는 언어와 구타를한 그 정인수라는 놈에겐

일반적인 응징으론 화가 안풀릴거 같더라.




이렇게 그 장면들을 다시금 떠올리다보니 초희가 걱정되더라. 분명히 본인도 힘들었을텐데,

어떻게 보면 나보다 더 힘들었을 초희인데,, 이렇게 내옆에서 날 간호해 줬다는게 너무 기특하고 고마운거

야.. 내가 뭐라고.. 여자하나 잘 지키지 못하는 놈인데..

미안함과 고마움 때문이였을까? 새근새근 자고 있는 초희를 계속 지켜보게 되더라..

아마 내가 초희에게 더더욱 빠지고 사랑하게 된것도 이 시점이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전에도 많이 좋아했지만, 그 전까지의 감정은 1차원적인 감정이였다면, 이 일이 있은 후부터는

초희의 전체적인면을 모두 좋아하게 됬다고 생각하면 될거야..








"동생, 이거 먹을래?"




한참을 초희를 보며 넋을 놓고 있었던 나에게 누군가 말을 걸었어.

말을 걸때 그제서야 알았지. 이곳은 내가 혼자쓰는 곳이 아닌 4인실 병실이라고,,

아마 다들 자고있었고, 조용한 상태여서, 나밖에 없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ㅋㅋ..





대학생 정도로 되어보이는 형이 병에담긴 꿀차를 줬어.


"이거 먹어 붓기 빠지는데 도움될거야."

"감사합니다."

"근데 여자친구야? 저기 너 간호하던 동생"

"네 여자친구 맞아요."

"그래? 어쩐지 아주 지극정성 이던데? 부럽다 부러워.. 내 여자친구는 어디가서 뭐하고있는지.."


아마 형도 입원한지 얼마 안된거 같았어. 팔꿈치쪽에 깁스를 하셨어. 말하시는걸 보니까 여자친구가

있으신데 아직 병원도 찾아오지 않은듯해 보이더라ㅋㅋ

키도 훤칠하고 인상도 좋아보이는 형이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