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글인데, 기억이 나서 올려봐용.（문학은 아니지만...） 수식같은건 없답니다.

입자의 위치를 측정 후 입자가 점 C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측정하기 직전의 입자는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이게 질문거리가 될까? 이에 대한 입장은 세 가지로 나뉜다.

1. 사실주의적 입장: 입자는 C에 있었다. 이는 분명히 합리적이고 Einstein도 이렇게 주장했다. 그러나 이것이 사실이라면 양자역학은 불완전한 이론이다. 왜냐하면 입자는 실제로 C에 있었는데 양자역학에서는 그렇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주의자에게 불확정성은 자연의 성질이 아니고, 우리의 무지의 소산인 것이다. d’Espagnat가 말했듯이 “입자의 위치는 전혀 불확정적이지 않지만, 실험하는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뿐이다.” 분명히 파동함수（입자의 위치를 알아내는데 쓰이는 함수）가 전부는 아니다. （숨은 변수로 알려진） 다른 추가적인 정보가 있어야 입자를 완벽하게 기술할 수 있다.

2. 정통적인 입장: 사실 입자는 어느 곳에도 있지 않다. 측정행위를 했을 때에만 （비록 어떻게, 왜 그 입자가 점 C로 결정했는지는 묻지 않지만） 입자가 “나타나는” 것이다. Jordan이 이를 가장 잘 표현했다. “관측은 측정하려는 것을 흔들어 놓을 뿐만 아니라, 이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입자가 특정한 위치를 가지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소위 코펜하겐 해석이라고 부르는） 이러한 견해는 Bohr와 그의 추종자들이 믿고 있었다. 이 견해가 지금까지 물리학자들이 널리 받아 들이고 있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것이 맞더라도 측정행위에는 매우 특별한 점이 있다. 이에 대해 거의 한 세기 동안 논쟁해왔지만 얻은 것은 별로 없었다.

3. 불가지론적 입장: 답하기를 거절한다. 이는 생각보다 어리석지 않은 입장이다. 측정하기 전에 입자의 상태에 대해 주장할 때 그 주장이 맞는지 아는 방법은 정확히 측정을 하는 것이라고 하면 이 주장은 더 이상 “측정하기 전”이 아닌데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이것은 본질적으로 시험할 수 없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는 （약간 비꼬는 말이지만） 형이상학이다. Pauli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얼마나 많은 천사가 바늘 끝에 앉을 수 있는가와 같은 옛날 질문처럼 전혀 알 수 없는 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머리를 썩일 필요는 없다.” 이 견해가 지난 수십 년 동안 대부분 물리학자들이 취해온 미봉책이었다. 정통적인 답을 주장하다가도, 사람들이 더 끈질기게 접근하면 물리학자들은 불가지론적 대답을 하고 대화를 끝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