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지우야!"
이슬이와 웅이는 절벽에서 떨어진 지우를 보며 안타깝게 외쳤다.
"나와라! 롱스턴!"
웅이가 포켓볼을 던져 롱스턴을 꺼내 지우를 데려오게 하였다. 다시 건져올린 지우는 놀랍게도 웃고 있었다.
"지우야, 괜찮아?"
"응, 어차피 만화잖아?"
"아.. 맞다. 그렇지?"
그러나 이슬이와 웅이는 모르고 있었다. 지우의 모자 속 머리는 반쯤 찌그러져 있었단 사실을.

한참을 걷던 지우가 갑자기 피카츄를 발견했다.
"이 노란 생쥐는 뭐니?"
"그건 너의 포켓몬이잖아 지우야."
"삐카삐카~!"
웅이와 피카츄가 답답하다는 듯 항변하며 말했다.
"포켓몬이 뭐니?"
"지우 너... 정말? 그러니까 포켓몬이 뭐냐면... 어라? 뭐지?"
옆에서 지켜보던 이슬이가 답답하다는 듯 외쳤다.
"주머니 괴물!"
"아하!"
"왜?"
알았다는 표정의 웅이와 다르게 지우는 궁금하단 표정으로 되물었다.
"주머니속에 들어가 있는 괴물이니까."
지우는 다짜고짜 피카츄를 집어들어 대가리 부터 자신의 바지 뒷주머니에 억지로 쑤셔넣기 시작했다.
"삐.. 삐카! 츄우우우우우우~"
피카츄의 백만볼트가 작렬했고 지우는 기절했다.

지우가 깨어나자 그곳은 포켓몬 병원이었다. 좌우를 돌아보자 포켓몬들이 자신과 같은 병상에 누워있다.
"내가 포켓몬이었나?"
자리에서 일어난 지우는 배가 아픔을 느꼈다.
"아.. 똥마려. 화장실 가야지."
뿌지지. 브락샥뺙.
"아~ 시원하다."
지우는 설사를 마쳤다. 그런데 휴지가 없었다.
"음... 휴지도 없고 비데도 아니고. 그렇지! 난 역시 천재야."
지우는 포켓볼을 자신이 앉아있는 변기안으로 집어 던졌다.
"꼭...북!꼬북!"
꼬북이는 지우 똥의 독기로 인하여 무척 괴로운지 발버둥을 쳐댔다.
"꼬북이, 물대포!"
"꼬부우우우우욱!"
꼬북이는 분노의 물대포를 발사했고 그것은 그대로 지우똥꼬에 작렬했다. 지우는 비데 광고마냥 하늘로 치솟고서 천장에 머리 박고 또 다시 기절했다.

깊은 한 밤중에 지우가 깨어나자 그 곳은 침상이었다. 그리고 양 옆에는 이슬이와 웅이가 있었는데 지우가 볼 때, 이슬이는 눈이 감겨 있기에 자고있었고 웅이는 눈이 감겨 있기에 깨어있었다.
"야, 웅!"
웅이는 지우의 대답을 씹었다.
"야, 웅! 야, 웅!"
또 다시 씹었다.
"씹냐?"
또 씹었다.
"야, 따라나와."
역시 씹었다. 분노한 지우는 웅이의 죽빵을 날렸다.
"아!"
웅이는 벌떡 일어나 자신의 죽빵을 부여잡고 무척 고통스러워 하였다.
"그러길래 왜 내 말을 씹어?"
"뭐가?"
"내가 계속 불렀는데 계속 씹었잖아."
"뭔 소리야, 난 자고 있었어."
현재 지우의 지능으로 이건 거의 역설 문제에 가까웠다.
'웅이는 깨어 있을 때 눈을 감는다. 웅이는 자고 있을 땐 눈을 뜬다. 그런데 아니었다. 자고 있을 때 눈을 감는다. 그럼 깨어있을 땐 눈을 뜬다. 그런데 아니다. 깨어있을 땐 눈을 감는다. 그럼 자고 있을 땐 눈을 뜬다. 그런데 아니라고 한다. 자고 있을 때 눈을 감는다. 깨어있을 땐 눈을 뜬다. 그런데 아니다...?'
"아오 빡쳐! 너 눈깔 왜이리 장애적이냐?"
"나도 그게 컴플렉스야. 돈 모아서 성형수술하고 싶어."
"아오. 그렇게까지 할 필요있냐? 야, 내가 미안한 것도 있는데 니 소원 하나 성취해준다."
"정말?"
"나와라 이상해씨!"
갑자기 웅이의 표정이 굳어졌다.
"지우야, 뭔가 이상해씨발."
"이상해씨, 나뭇잎 공격!"

다음 날 아침, 이슬이는 잠에서 깨었다. 그리고 보았다. 구슬 같은 웅이의 거대한 두 안구를.
"웅이 눈 뜬거 처음봐."
"동시에 다시는 나의 눈감은 모습은 못 보게 될거야."
"얻는 게 있다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짐짓 근엄한 말투로 말하는 지우를 웅이는 바라보았다. 사실 그는 째려보고 있었다. 똑똑한 이슬이는 전반적인 상황을 눈치까고 웅이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지우, 절벽에서 떨어진 뒤로 뭔가 좀 변한 것 같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이슬이와 웅이는 다시 한 번 지우를 절벽에서 떨어뜨렸다. 그렇게 약 4581번을 반복하니 지우는 정상적인 지능을 되찾을 수 있었다. 참으로 해피앤딩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