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한번에 박차고 들어가니 당구를 치고있던 테이블의 아자씨들이 전부 나에게로 시선이

쏠리고있음을 감지했다. 발걸음의 속도를 늦추며 당구걸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왼쪽 귀퉁이에있는

당구다이를 닦고있었다. 순간머리속에 （아싸~ 저기면 지금 사람도 없고 말하기 좋겠다 ㅋㅋ）

모든게 잘풀릴것만 같은 느낌이 들고 연실 속으로 잘될거야~ 잘될거야~ 심호흡을 하며 조심스럽게

당구걸에게로 다가가고 있는데..


내가 다가오고있음을 눈치챘는지 그녀는 다이를 닦다가 힐끗 나를 보더니 다시 쑥쓰러운내색을 하며

다이를 닦는데 안절부절 못하는 눈치였다.

뒤를 돌아보았는데.. 친구들은 카운터에서 아줌마와 농담을하며 눈으로는 옆으로 나를 주목하고있는것이다.

오삐: "그래 고맙다 친구들아 어떡해서든 꼭 그녀를 내 여자로 만들겠다. "


그리고 마침 당구장 앞에 다가서자 당구걸은 다이를닦던 걸레를 내려놓고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난 그저 ......... .... ......


（아.. 이러면 안돼.. 정신차리자 오삐!! 오늘은 꼭 말해야된다.）


약간의 정적을 뒤로하고 용기를 내었다.


오삐 : "저.. 사실.. 제가 좋아하는데.. "

당구걸 : （흠칫놀라며） 네?? ??

오삐 : "그게 저.. 이거 받으세요. （손에 들고있던 포장된 시계쇼핑백을 건냈다）

당구걸 : 뭐에요?? 아.. 안돼요.. 안받을래요~


순간 상황이 잘못되가고있음을 눈치챘다. 답답함에..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는데..

당구를 치던 아자씨들과 당구장아주머니, 친구들 너나할것없이 우리의 대화에 귀를 귀울이고있던것이다.

정말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오삐 : 받아주세요.. 별거아니에요 그냥 주려고 산거에요..

당구걸 : 아~ 시러요.. 안받을래요.

오삐 : 왜요?? 부담되나요?? 부담되세요??

당구걸 : 네.. 부담되요 이러지말아요 시러요


난.. 더이상 용기도 나지 않았고 이지옥과도 같은 상황을 빨리 넘기고 싶었다.


오삐 : "알겠어요.. .... ..."


말없이.. 뒤돌아서며.. 친구들에게 집에 가자는 사인을 보냈고.

친구들이 당구장 아주머니께 인사하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당구장 아줌마: 야야 힘내고 담에 당구치러 다시 오그레이~


우린 말없이.. 쪽팔림을 뒤로한채 당구장을 나섰다.


jw : 야 오삐야 너 괜찮냐??

곽 : 얌마 힘내라 괜찮냐??

오삐 : 아.. 됐다 말걸지마라..



눈속에 눈물이 고이는데.. 차마 쪽팔려서 닦는시늉도 못하겠고.. 억지로 감정을 숨기느라

더욱 울먹울먹해지고있었다.



친구들 : 야 가서 술이나 한잔 하자 오늘은 우리가 쏠게 넌그냥 소주나 마셔라..

오삐 : 아.. 됐다.. 나그냥 집에 갈란다. 술먹기도 싫다.

친구들 : 야 있다가 공고녀석도 오기로했어 그냥 한잔하자~ 에휴~

오삐 : （마지못해 승낙하며） 아.. 진짜 싫다. 짜증난다. 아휴~ 미치겠네 ㅅㅂ ㅅㅂ



세상 모든게 싫어지는 순간이었고.. 쌈은 잘 못하지만..진짜 누구 한명이 시비를 걸면 다 때려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한편으론 술먹는 도중 누군가가 제발 시비걸어주길 원했었고 억지로 시비라도 걸고싶어서 술먹는 중에 계속 눈을 부라리며 주위 테이블 사람들에게 시선을 보냈는데.. 내 상황을 눈치라도 챈듯이 사람들은 내 눈빛을 보고 바로 피하며.. 신경조차 쓰지 않았었다..）

그렇게 한잔 두잔 시간이 흐르며 공고녀석이 일을 마치고 합류해서 간단하게 친구들에게 얘기를 듣더니..

자신이 2차쏜다며.. 우릴 밖으로 데리고나갔다.


그렇게 흥청망청 꽐롸가 되서 친구들에게 업혀서 집에온 나는 집에서 2차 전쟁을 치르게되고..

망할 그냥 잊자고 다짐하며 잠이 들었다.


"에휴 ㅅㅂ ㅅㅂ 그냥 잊자 내주제에 여자라니.. 에휴~ "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한달동안 당구장을 안갔는데..

나몰래 친구들이 당구장에 다녀온듯했다.


jw : 야.. 아무리봐도 당구걸 이쁘긴 진자 이쁘다. 저번에 우리동네서 한번 본거같단말이지..

곽 : 우리동네 살어?? 헐~ 하긴 당구장이 울동네니까 ㅋㅋㅋㅋ


친구들의 당구걸 얘기에 관심없는척 들었지만 사실 당구걸 보고싶어서 입이마르는 사람은 정작 나였다.


오삐 : 흠.. 진짜 울동네사는건가?? 어디서봤는데??

jw : 5시정도에 3동시장에서 걸어가는데 당구걸 이 당구장쪽으로 뛰어가던데??

오삐 : 와.. 완전 너네 집근처네?? ㅋㅋ

jw : ㅇㅇ 내가 번호따줄까?? ㅋㅋㅋ 번호따줘?? ㅋㅋ

오삐 : 아서라.. 됐다. 그냥 관둘란다. ㅅㅂ


시시 콜콜한 얘기를 하다가 문득 당구걸이 보고싶어져서 친구들에게 그냥 한번 당구장에 가볼까 하고..

제의를 했더니.. 친구들은 당구걸 신경쓰지말고 그냥 당구나 치자면서 오케이 사인을 해줬다.


그렇게 1달의 공백기간을 뒤로하고 당구장에 들어갔는데.. 내심 마음은 왠지 편한 마음이었다.

당구걸이 우릴 보고 왠지 불편해 하는 눈치였지만.. 그래도 난 신경쓰지 않기로 맘먹었기에.. 큐대에

힘을실어서 파당（파워당구）을 연습하고있었다.


의외로 당구걸과 아주머니가 무슨 얘기를 주고받더니.. 당구장주인아줌마가 직접 우리한테 음료수를 가지고

오는 것이었다.


아줌마 : 아야~ 니들은 여기오면 그냥 니들이 알아서 음료수 먹고싶은거 다 가져다 먹어라.. 많이먹어도

괜찮으니까.. 알겟지??


" 네!! "

그리곤 다시 카운터로 돌아가셨다.


당구를 치는내내 나는 내차례가 오면 파당을 치고 고개를 돌려 시선이 카운터쪽으로 향했고..

이상하게도 당구걸은 나와 눈이 계속 마주쳤으며.. 서로 시선을 피하고를 반복하게되었다.


그리고 한 30분정도 그렇게 당구를 치며 어색한 시선을 주고받고 피하고 있었는데..


당구장아주머니가 나를 카운터로 불렀다.


아줌마 : 야.. 너거기 너 일로 와보레이~

오삐 : 네?? 저요??

아줌마 : 뭐하노 퍼뜩안오고 빨리 오그레이~

오삐 : 네..


그리고 카운터로 걸어갔는데.. 당구걸을 찾아봣는데.. 반대편 구석에 다이를 닦고있었기에 보이지 않았었다.

아주머니는 나한테.. 옆에 앉으라고 하시면서

"너 정윤이 좋아하쟤??"

오삐 : ".... ....."


아줌마 : 뭐하고있노? 사내놈이..


오삐 : ... .......


아줌마는 못참겠다는듯이 내뺨을 한대 찰싹 치며..

아줌마 : 아야~ 야임마 니 정신차리레이~ 남자가 용기가 그리 없어 쓰나??

오삐 : 아~ 왜때려여?? 아~ 진짜..

아줌마 : 야 내가 정윤이 잘말해놨으니까.. 쟤도 너 그렇게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니까네.. 빨리 델고나가서
얘기 해보그라..

오삐 : 정말요?? 리얼리?? 와우~ 오케잉~ 지금 갑니다.


그리고선 이상하게 용기가 솟아났고.. 바로 당구걸에게로 다가갔으며..

당구걸이 내가 온것을 보고 놀란틈에 바로 말해버렸다.

오삐 : 저.. 저번에 놀래켜서 미안한데.. 사과도 할겸.. 얘기도 더 해보고싶은데.. 잠깐 같이 얘기좀 할래요??

당구걸 :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당구걸 팔깃을 잡으며 유리문 밖에 복도로 나갔고.. 다시금 2차기회가 생겼음에..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오삐 : 사실.. 진짜 좋아하는데.. 너무 떨려서 실수도많이하고 할말도 못한거같은데..

당구걸: ...... ....


오삐 : 제가 좋아하는거 몰랐나요??

당구걸 : 네.. 몰랐어요..

오삐 : 아.. 진짜? 내가 좋아해요.. 첨에보고 너무 좋았는데.. 자꾸 실수하게되네요.. ㅠㅠ

혹시 그런데.. 나이가 몇살이에여??

당구걸 : 18살이요.

오삐 : 아.. 그럼 고2네요.. 전 고3인데..

당구걸 : 아.. 근데저 학교 안다녀요 죄송해요..

오삐 : 아니에요~ 안다닐수도있죠.. 같이 계속 만나고싶거든요 저랑 사귀면 안될까요??

당구걸 : 사귀는건 좀 그렇고요.. 일단 서로 친구로 지내보기로해요..

오삐 :.. 와~ 좋아요.. 네.. 그럼 번호좀 알려주시겠어요?? （휴대폰을 건넨다）

당구걸 : 제가.. 사실 핸드폰을 친구랑 같이 쓰거든요..

오삐 :.. 아네.. 알겠어요.. 할수없죠..

당구걸 : 집전화번호로 알려줄게요

오삐 : 고마워요 ^^ 알려주세요


그렇게 당구걸에게 핸드폰이 아닌 집전화번호를 받고서 다시 유리문을 열어주고 같이 들어가는데..

친구녀석들이 카운터에서 다시 아주머니와 대화중이었고.. 주위 아저씨들이 박수를 쳐주었다. ㅋㅋ
（진짜 박수받았음 ㅋㅋㅋㅋ）

그렇게 아줌마에게 고맙다고 인사드린후..

친구들과 당구장밖으로 뛰어 나가고.. 그날도 친구들에게.. 기뻐서 방방뛰며 마냥그냥

술만 퍼마셨던거 같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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