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 드라마에 나오는 여배우 k양이 있었다.


뭐 탑스타는 아니고 조연으로 나오는 배우였다.


보통은 주인공 친구로 자주나오는...


팬까지는 아니고 인상괜찮다.


왠지 끌린다.


정도로 생각하던 배우이다.


드라마에서 k양을 볼때만 그정도 생각을 했었지 평소에 담아둘정도는 아니었다.


어느 날 나는 동네의 허름한 책방에가서 만화책과 소설등을 고르고있었다.


낡고 후줄근하지만 나는 이 책방이 좋았다.


요즘은 만화책도 인터넷으로 본다고들하지만 나는 왠지 컴퓨터로 읽으면 재미가 반감되는 기분이었다.


나는 꼼꼼한 남자로서 한번 책방에가서 책을 고르면 한 삼사십분을 소비한다-_-;


하지만 괜찮다. 이곳은 나의 단골이기에 그래도 눈치를주거나 하지는 안는것같다.


땡그랑.


한참 책을고르는데 문 열리는소리와 함께 여자의 상냥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안녕하세요.]


[응 그래... 오랜만이야.]


소리가 들리기에 본능적으로 뒤를돌아보았는데, 그녀는 의식적으로 나를 등지고 시선을 회피하는 모습


이었다.


그런데 옷차림이 왠지...


좀 화려하다고할까? 일반인의 옷차림이 아님을 느꼈다.


그래서 몸매를 대충 훑으면서 얼굴로 시선을 돌렸더니...


바로 그녀였다.


여배우 k양이었다.


나는 순간 놀랐다.


뭐 한두살먹은 어린아이처럼 연애인보면 꺅꺅거릴리도 없고, 그냥 지나처버리는 나였지만...


평소 호감가는 배우였는데 그녀가 우리동네에 살고 더구나 연애인이 이런 허름한 책방에 다닌다는게


놀라웠다.


그녀도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의식적으로 나와 등지면서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마침 책방에는 그녀와


나 이외에는 다른사람은 없었다.


풋.


나는 속으로 살포시 웃었다.


연애인이라서 그런지 의식을 많이하네...


라는 생각과 함께 더 이상 그녀에게 부담을주지 않기 위해서 나도 그녀에게 등진채 책을 골랐다.


그런데 참 우연히도...


그녀가 책을 다 고르고 계산하고 나가는 시점과 내가 나가는 시점이 절묘하게 일치했다.


나는 절대 의식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책을 고르고 계산하는건데도 그녀보다 살짝 늦게 계산하게 된것이다.


거기까지도 좋은데, 그녀가 밖으로 나가서 걷기시작하는 방향도 우리집쪽이랑 같은 방향인것이다.


그녀가 앞서서 걷고있고, 나는 뒤쪽에서 따라걷고 있었다.


당연히 나는 우리집에 가는것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내가 마치 자기를 따라가는걸로 생각한 모양이다.


걸으면서 자꾸만 뒤쪽으로 나를 힐끔거리면서 걷는것이다.


순식간에 치한? 혹은 스토커가 된 기분이었다.


나는 그저 우리집으로 가는것뿐인데...


이런 오해를 받으니까 슬그머니 열이받았다. 자기가 무슨 탑스타도 아니고...


나는 빠르게걸어서 그녀를 앞지르려고 마음먹었다.


내가 그녀를 앞질러서가면 그런 오해도 안하겠지...


두벅두벅두벅두벅...


또각또각또각또각...


내가 걸음을 빨리걸으니까 그녀도 뒤를힐끔거리면서 빠르게걷기 시작했다.


나는 점점 더 약오르기 시작했다.


같이 빨리걷지만 아무래도 남자인 내 걸음이 더 빨라서 우리의 간격은 급속도로 좁혀지고 있었다.


이제 곧 그녀를 앞지르면 이런 오해는 안받겠지...


바로 그 순간.


부아아앙....


정면에서 주택가인데도 꽤 빠른속도로 지나가는 승용차가 보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 순간 뒤의 나를 힐끔


거리느라 차를 못보고 있었다.


[엇, 위험해요.]


나는 앞으로 몸을날려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휘감으면서 벽쪽으로 밀쳐내 주었다.


뒤쪽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승용차를 바라보며 나는 나지막히 속삭였다.


[아니 뭐, 저런사람이...]


여배우 k양은 처음에 나의 손길이 닿는순간에는 "꺅~"하고 소리치며 소스라치게 놀라는 반응이었지만,


옆으로 승용차가 지나가는것을 확인하고는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저를 좀 의식하시는거 같아요. 걱정마세요. 저도 집이 이쪽이라... 불안하시면 제가 먼저 갈게요.하하


하......]


하지만 k양은 이런 내 말을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내 얼굴만 빤히 처다보며 움직이지를 않았다.


평소 남자치고는 꽤 곱상하고 귀염성있게 생겼던 나.


풋, 아나... 여자들이란... 나의 이 곱상한 외모는 연애인들한테도 한방에 통하는구나...


이런생각을 하고있는데 그녀가 말을 걸어왔다.


[혹시, 저 본적있지 않으세요?]


그녀의 질문에 나는 멋적게 머리를 긁적이며 대꾸했다.


[물론... 본적있죠. 티비에서... 평소 잘보고 있습니다. 연기 잘하시던데요. 하하하......]


[아니 그게 아니라... 우리 예전에 알던사이 아닌가요?]


그녀의 질문에 나는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생각해봤다. 친근감 있는 얼굴이고 오래 봐온듯한 느낌이


드는건 사실이지만... 그게 티비에서 봐와서 그런건지 아니면 예전에 본얼굴이라 그런지는 헤깔려서 알수가


없었다.


[저기, 성함이... 제가 알던 성함이 아니시라서요. 하하하...]


[아, 그게... 제 이름은 당연히 예명이죠.]


그녀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뭔가 생각났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혹시, ㅇㅇ초등학교 다녔던 민이오빠 아니세요?]


나는 깜짝 놀라고야 말았다.


[엇...? 네 저 ㅇㅇ초등학교 나온 민인데요, 어떡게...]


[저 기억안나세요? 저 ㅇㅇ이에요. 오빠랑 어릴때 소꿉놀이했던... 풋.]


[헐... 네가, 아니 님이 ㅇㅇ라구요?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요. 하하하...]


옛 추억을 서로 회상하다가 여배우 k양은 그렇게 반가운 표정으로 내 전화번호를 물어보았고, 나는 가르쳐


주었다. 그러고서 우리는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헤어졌다.


어릴때와는 이름뿐만 아니라 외모도 완전 바뀐거같았다. 얼굴개조도 살짝 한것인가?-_-;


초딩때는 꽤 친하게 지냈던 동생이지만 연애인이 된 지금에서 그녀가 나에게 연락을 해올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냥 예의상 물어본것이리라...


그렇게 금새 잊고서 나는 일상생활로 돌아왔다.


일요일 오전.


모처럼 늦잠을 자고있는데 전화가 왔다.


[음, 여버세여.]


[오빠, 저에요. 주무셨나봐요? 풋...]


나는 그 순간 잠이 확 달아나는것을 느꼈다.


여배우 k양이 정말로 나에게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다.





（제 1화 끝）
분위기 괜찮으면 2화로 돌아오고요-_-;;
반응 썰렁하면...... 어쩔수 읍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