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셔요（꾸벅）
순수했던 시절 좋아했던 여자애에 대한 작품을 써볼까합니다.
사실 다른 작품도 연재하고 있는데 다른작품을 빨리빨리 내놓지 않고, 또 다른 작품을 쓰는이유는...
2편을 써놓고 추천 받기도전에 바로 3편을 내놓고 하면 2편이 묻혀서 추천을 못받더라구요 ㅜ.ㅜ;
（물론 초특급 작가분들의 작품은 하루에 두세편씩 쓰셔도 다 시뻘게지지만요）
다작을 하면서 그중에 걸작을 하나 건져볼까 하려고 동시연재하려고 합니다. 껄껄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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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적에 우리집은 아버지의 직장문제로 이사를 무척이나 자주다녔다.

심할경우에는 일년에 서너번씩 이사를 다닌적도 있으니 말이다.

이런생활이 반복될수록 나는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가도 그곳의 또래 아이들과 친해

지지 못하고 약간은 폐쇄적인 성격으로 변하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친해지려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어느정도 친해질만 하면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는일이 반복되자 나에게 친구를 사

귄다는것은 무의미한 일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어차피 얼마있으면 또 이사갈텐데 친구는 사귀어서 뭐해."

이런 생각이 내 마음속 깊숙히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러던중 한 시골마을로 이사를 가게되었다.

이곳이 우리식구들의 마지막 정착지라는것은 모른체 여느지역에서처럼 나는 동네 아

이들과 어울리려 하지 않았다.

나의 유일한 놀이상대이자 벗은 오직 친동생 뿐이었다.

더구나 이 마을에서는 아이들의 텃세가 워낙 심해, 동생과 나는 밖에만 나가면 집단

따돌림.

즉 이지메를 당하기 십상이었다.

우리는 밖으로 나가는것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항상 동생과 나는 집안에서만 생활했다.

그런 우리에게 한달내내 집안에만 있어야하는 방학은 그야말로 고역이었다.



무더운 여름날 그런 방학이 우리에게 찾아오고...

나와 동생은 그렇게 단둘이서 마치 감옥생활이라도 하듯이 방학기간을 좁은 방안에서

만 보내고 있었다.

밤이되어도 하루종일 갑갑한 방안에서만 생활한 나는 갑갑증 때문에 잠이오질 않았다.

시원한 공기라도 들이마실 의향으로 창문을 열어제치고 고개를 밖으로 내밀었다.



금가루처럼 아름다운 빛을 뿜어내고 있는 별빛들이 빽빽하게 내 시야로 들어왔다.

"북두칠성이 어디있지?"

나는 북두칠성을 찾아보기위해 정신없이 밤하늘은 헤메였다. 그러던중 맞으편에서도

누군가가 나처럼 밤하늘의 별을 감상하고 있다는것을 깨달은 나는 그곳으로 고개를 돌

렸다.

옆집 창문이 열려있고 그곳에는 긴 생머리의 귀여운 여자애 한명이 나와 같은 자세

로 천사같은 미소를 머금은체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나의 머리속에서 북두칠성을 찾아야한다는 생각은 지워졌다.

한순간에 백지장이 되어버린듯이 모든 근심걱정과 생각들이 비워진체 새하얗게 변해

버렸다. 그리고 나의 두눈은 그 여자애의 얼굴에 고정되어 버렸다.

긴 생머리를 한쪽어깨로 늘어트리고 고개를 약간 기울인체 혼자서 입술을 뭐라뭐라

쪼물락 거리며 움직이는 그 여자애의 모습은 나의 혼을 빼어놓고 있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나의 시선을 눈치챈 그 여자애가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나를 향해 시선을 내렸다. 나

는 무슨 큰 죄라도 지은거처럼 화들짝 놀라며 창문을 닫아버렸다.

콩닥 콩닥 콩닥 콩닥 콩다 콩닥 콩닥

왜 그럴까?

가슴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리고 그날밤은 왠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어느날 부터인가?

동생이 아침해가 뜸과 동시에 밖으로 나가서 어스름한 저녁무렵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

오기 시작했다.

항상 나와 함께 방안에서만 놀던 녀석이...

어디에 갔었냐고 물어도 녀석은 말끝을 얼버무리며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동생

마저 밖으로 나가기 시작하자 혼자서 방안을 지키고 있는 나로서는 정말이지 적막함

과 답답함 그 자체였다.

그렇게 나는 이틀을 채우지 못하고 답답함에 못이겨 밖으로 뛰쳐나갔다.

동생은 집에서 그리 먼곳에 있지 않았다.

바로 옆집 마당에서 누군가와 놀고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상대는 몇일전 창가에서 마주쳤던 바로 그 귀여운 얼굴의 여자애였다.

어느틈에 그리 친해졌는지 내 동생과 그 여자애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소

꿉장난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는순간 괜시리 심술이났다.

동생녀석에게는 나를 배신하고서 혼자서만 그 여자애와 어울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얄

미웠고, 그 여자애는 나의 한명뿐인 놀이파트너인 동생을 빼았아 갔다는 사실때문에

얄미웠다.

동생은 나를 발견하고는 무척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우물쭈물 어쩔줄을 몰라했다.

"누구니?"

여자애가 새침한 표정으로 나를 가르키며 동생에게 물었다.

"응... 우리, 형..."

나는 그들의 사이를 지나쳐같다.

사실 나도 그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었지만 어린마음에도 자존심 때문에 그런것

을 내색하지는 않았다. 동생과 여자애는 소꿉장난을 하고있고... 나는 그 둘의 주위

를 어슬렁 거렸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여자애가 갑자기 내쪽으로 고개를 돌려 싱그러운 미소와 함께 말을 걸었다.

"오빠..."

그애에게 오빠라는 말을 듣는순간 나의 가슴은 또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애를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한체 어정쩡하게 대답했다.

"나...?"

"우리 병원놀이 할건데 오빠도 같이 할래?"

뭐라고 거부할수가 없었다.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는 순간 자존심을 새울수도 없

었다.

"나는... 뭐하면 되는데?"

"오빠는 환자야 그냥 누워있으면 돼."

나는 무엇에 이끌린듯이 내 동생과 그 여자애의 사이애 반듯이 누운체로 눈을 감았다.

여자애는 청진기라도 잡은듯한 시늉을 하며 나의 가슴과 배를 손가락으로 쿡 쿡 찔러

대며 오밀조밀한 입술로 또박또박 말을 했다.

"여기가 아프신가여? 아니면 여기?"

무척 간지러웠지만 그애와 어울릴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나는 그애와 친해질수 있었다.

그 후로 나와 내 동생, 그리고 그 여자애는 항상 붙어다니는 단짝이 되었다.

그애의 이름은 연희였다.



시간은 흘러흘러 동생과 연희는 중학생이, 그리고 나는 고등학생이 되었다.

오랜시간을 붙어다닌덕에 연희는 또 한명의 우리식구나 마찬가지로 허물없이 지내게

되었다.

그리고 이성에 눈을뜨는 시기인지라, 주위의 많은 남학생들이 연희의 주위에 서성이

기 시작했다.

그애는 무척 인기가 많은 여학생이되었다.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으니까...

물론 나 역시도 연희를 좋아하는 많은 남학생중에 한명이었다.

다른 녀석들보다 확률은 높겠지만 내가 연희의 곁에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보였

다. 우리는 정말 허물없이 친한 사이지만 나보다는 동생쪽이 그애와 더 가까워보였

다. 나이도 같고, 먼저 친해진것도 동생이니까...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곁에서 그애를 바라볼수 있는것만으로도 행복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잠도 오지않고 왠지 기분이 싱숭생숭하고 해서 앞마당으로 나갔다.

그런데 뒤뜰쪽에서 두런두런 누군가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동생과 연희였다. 호기심이 동한 나는 그러면 안돼는대도 살금살금 발소리

를 죽여 뒤뜰쪽으로 다가갔다.

분홍색 잠옷바람으로 나온 연희가 동생의 왼쪽팔을 잡아꺽으며 애교섞인 목소리로 말

했다.

"이 밤중에 왜 불러낸거야? 너 숙제는 다했어? 내일 또 보여달라고 하려는거지. 미

리 말하지만 안보여준다."

하지만 연희의 장난섞인 행동과는 반대로 동생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아니야... 그런거..."

연희는 동그레진 눈으로 되물었다.

"그럼 뭐야? 그렇게 진지한 표정으로."

"우리... 사귀자."

"............"

망치에 한대 얻어맞은 듯한 표정으로 연희는 동생에게 되물었다.

"뭐, 뭐라고...? 나 잘 못들었는데 미안하지만 다시 말해줄래?"

"나랑 사귀자고. 나 사실 예전부터... 아주 어릴적부터 널 좋아했어."

풀벌래들의 울음소리와 산새들의 지저귐이 적막한 분위기를 달래주었다.

나는 그만 그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뭐랄까.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기분이랄까?

이러면 안돼는데...

이런 마음을 가져선 안돼는데.

왜 가슴이 아파오는 것일까.

동생에게 질투심이 일어나는 것은 왜일까?

연희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힘없이 집안으로 들어갔다.

별빛 가득한 창가에서 나는 그렇게 그 두사람의 모습을 훔쳐보고 있었다.



（반응이 괜찮다면.... 다음에 계속.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