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 없이 우거져 있는 초록의 숲, 지평선의 너머까지 펼쳐져 있는 광활한 대지, 그 깊이를 가늠 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또 넓게 펼쳐져 있는 대양.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싸안고 있는 공활하고 높고 또 눈이 멀어버린 정도로 푸르른 대공. 아름답고 맑은 세계에서 살아가는 크고 작은 짐승들.

그것이 바로 이 세계가 가진 전부이자, 또 허용하고 있는 모든 것이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였었다.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 가며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에, 두 가지의 이물이 있었다. 하나는 바로 인간. 다른 짐승들과 비교해서 보았을때는 무척이나 나약하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존재였으나, 이들의 힘은 육체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인 것이였다. 시간이 갈 수록 그 지능을 축적되고 또 발달하여... 이윽고는 만물의 영장이라고 스스로의 종족을 칭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였고, 그 개체수 또한 막연하게 불어났다.

그리고 이 세계에서 존재하는 두가지의 이물중 인간이 아닌 다른 한 쪽... 그것은 용이였다.

인간이 정신의 면에서 최강의 존재로써 군림했다면... 용, 즉 드래곤은 육체적인 강함으로써 최강으로 군림하는 존재였다. 비록 그 수는 적었지만 압도적인 강함은 그 어떤 종족과도 견줄 수 없는 존재. 드넓은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날개, 단단한 바위에 마저 상처를 내는 강력한 발톱. 강철마저도 부러트려버리는 무적의 이빨.... 그리고 다른 그 어떤 종족도 갖지 못한 '마법' 이라는 이름의 강함마저 그들은 소유하고 있었다. 지능 마저도 인간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다른 그 어떤 생물보다도 높은, 명실 상부한 이 세계의 정점을 차지한 종족. 그것이 바로 드래곤이였다.

그렇지만... 이 두가지의 이물이 이 세계를 망쳐놓는 일은 없었다.

인간들 역시 다른 짐승들과 마찬가지로 어디까지나 이 세계를 사랑하며 또 지키고 하고 싶어하는 종족일 뿐이었다. 함부로 자연을 훼손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며 오히려 그 높은 지능을 통해서 효율적인 사회 체제를 구성하고 또 그것을 이용하여 이 세계를 더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하는.... 그저 다른 동물들 보다 조금 지능이 뛰어나 두드러지는 종족이였을 뿐이다.

드래곤 역시 이와 같았다. 쓸데 없는 살생과 파괴는 전혀 하지 않았으며 그들은 오히려 인간과 공생하는 길을 택하였다. 나약한 인간들의 칼과 방패가 되어 그들을 지켰으며, 인간들은 수가 적은 드래곤들을 위하여 그들의 종족을 지키기 위한 연구를 하였으며 농사를 지은 식량들 역시 용들과 나누었다.

친구

그것이 바로 이 두 종족이 갖게된 유대의 이름이였다.

두 종족의 헌신에 힘입어, 세계의 평화는 지켜져 나아갔고... 역사는 흐르고 흘러 인간들은 '국가' 라는 개념을 창조해냈다. 크고작은 나라들중에서도 이름을 떨치는 나라들은 존재했다. 북방의 '트라만슬란트', 동방의 '류엔', 남방의 '크로드락', 서방의 '바라우만테'

이 나라들을 중심으로 용과 인간의 세계는 나날이 발전해 갔으며, 발전을 추구함과 동시에도 평화를 위한 헌신 역시 결단코 뒷전으로 밀려난 적은 없었다.

각 국가에도 군대는 존재하고 있었으나 이는 전쟁을 위한 것이 아닌 국가의 치안을 위한 부대로, 오히려 경찰에 더 가까운 것이였다. 그 중에서도 뛰어난 자는 친위군이 되기도 하였으나 이마저도 그저 왕족의 경호를 위한 것일뿐이였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전쟁한번 일어나지 않은 무척이나 평화로운 세계는 이어지고, 또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3년전

오랫동안 지속된 평화에 상처를 내는 최초의 사건이 발생했다.

북방의 대국 '트라만슬란트'의 수도에... 그 누구도 본적 없는 회색빛의 용이 한마리 나타나 마을의 광장에 자리를 잡았다.

본래 북방의 용은 붉은빛을 띄고 불의 마법을 사용하는게 보통이였기에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회색빛 용에 흥미를 보였다. 그렇지만 가까이 다가가 쓰다듬어 보아도 용은 그 자리에서 죽은 듯 앉아있을뿐, 결코 움직이지 않았다. 심장의 고동 역시 들려오지 않았다. 처음엔 그 정체를 두고 많은 의견들이 나왔으나 회색 빛 용에대한 관심은 곧 멈추어 버리고 말았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또 단 한번도 위험을 겪어본적을 없었던 사회였기에 위기 의식이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회색빛 용이 나타난지 1달 째가 되었을때... 회색빛 용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회색빛 용은... '트라만슬란트' 역사상 최초의 파괴를 행하기 시작했다. 건물을 부수고... 사람을 죽이고... 평화의 역사를 부정했다.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일에 당황한 국민들은 아무 일도 하지 못했고... 파괴는 계속되어 갔다. 희생된 사람의 수가 세자리 수에 접어들 즈음... 공포에 질린 국민들 앞에 한명과, 한마리의 기사가 나타났다.

'트라만슬란트' 왕국군 소속의 젊은 여기사 '클로샤 엠메리히'와 그 파트너 드래곤 '로드'

그들은 순식간에 정체불명의 회색용을 죽였... 아니 파괴했다...

용의 목을 베었을때 뿜어져 나온 것은 붉은 선혈이 아닌 장대한 폭발이였다. 그리고 연기가 사라진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금속의 잔해...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금속 장치였다.


이것이 이 세계를 혼란에 빠트린 사건의 시작이였다.


사건 이후의 '트라만슬란트'의 국왕의 대처는 훌륭했다. 서둘러 피해 지역을 복구하고, 사건에 휘말린 국민들을 위해 대대적인 국장을 치뤘다. 그리고 혼란으로 부터 나라를 지킨 영웅인 '클로샤 엠메리히'를 위한 훈장을 마련한 후 그 지위를 친위 귀사로 높였다.

대외적으로는 다른 4대 국가와의 회의를 마련하여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 하였음을 알게되고 대책 마련을 위한 특별 4대국 협력 체제를 만든다.

그리고 얼마 안가 각국의 학자들은 회색 용을 움직인 기계 장치에 금과 루비 등 희귀하며 또 값어치가 높은 광물들이 들어있음을 밝혀낸다.

회색용 한마리로 부터 얻을 수 있는 금전적 가치는 일반 농부가 6개월간 일하여 손에 얻게되는 금액과도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값어치가 있었다.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휴면기에 들어가 있는 '기계 장치 용'이 목격되기 시작하였다. 4대국은 이에 위협을 느꼈고... 이는 자연스래 4대국 연합 '기계 장치 용 토벌 부대'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최초의 회색용이 나타난지 1년이 지났을때...

계속해서 나타나는 회색용들에 의하여 세계는 피폐해져갔고... 고통의 늪에 빠진 젊은이들은 기계 장치 용의 토벌을 위해 자신의 용의 고삐를 잡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기계 장치 용을 토벌하고 막대한 부를 쌓기 위해 날아오른 자도 있었고... 정의감에 불타올라, 혹은 복수심에 불타올라 하늘로 날아오르는 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이유는 관계 없이.. 기계 장치 용 토벌에 참가한 젊은이들 앞에 놓여진 선택은 두가지 뿐이였다. 살해당하던가... 혹은 '기장용 토벌대'에 들어가던가.

그리고 또 다시 1년후...

인간들 과 그 들의 칼과 방패가 된 용들은 더욱 강해졌다. 더 이상은 자신들의 땅에 기계 장치 용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고 국가를, 마을을, 가족을 지켜낼 수 있게 되었고... 이들의 보호 속에서 다시 한번 인간의 세계는 평화를 찾는 듯 했다.

그렇지만... 더 이상 인간들은 지켜낼 수 있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용기사 들은 계속해서 생겨났고. 그들은 기계 장치 용을 토벌하기 위한 원정에 나서기 시작했다.

다시한번 1년이 지난 현재...

아직까지도 젊은이 들은 용의 고삐를 잡고 하늘로 날아올라... 회색용들이 날아오는 방향을 향해 막연히 나아간다. 언젠가는 그 근원지에 도달하리라 믿으며 날아오른다. '기장용 토벌대'의 대장 '클로샤 엠메리히' 역시 1년전 회색용들의 출몰 지역을 향해 날아올랐다. 이 전쟁에 종말을 가져와... 다시한번 완전한 평화를 되찾기 위해서...

그리고 지금 사람들은 세계를 지키기 위한 이 원정을 이렇게 부른다.

'드래곤 플라이트'라고.







드래곤 플라이트 재미쪙.

고유명사 같은건 제가 다 지어내서 쓴거구요. 드플 재밌는데 스토리가 하나도 없는게 아쉬워서 만들었습니다. 으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