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들여다본다. 온전히 하루를 쓰며, 나의 심연을 들여다본다.
그저 외로움에 젖은 것은 아닌지, 나의 감정의 시작과 끝을 열어본다.
창피함은 잊은 지 오래다. 절실함은 다른 감정을 철저히 배제한다.
항상 그래왔다. 내 시선의 끝에는 내가 아닌 다른 것들이 있었다.
내가 나를 소중히 하지 못하는 것은 내 오래된 습관과 비슷했다.
책을 흔적 없이 깨끗하게 읽으려는 것, 매일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
뭐 그런 것들과 같이.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 그런 것들은 내 하루를 망치곤 했다.
한번 신경이 쓰이고 나면 계속해서 나를 건드려서
도저히 다른 것에 집중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깊게 자리 잡은 가시처럼 갑작스럽게 나를 건들고 마는 내 습관들은
나를 도울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
생각하지 않으면 해결될 문제라고 수십번을 되뇌어도 그게 어찌 마음처럼 쉽게 될까
내가 나를 아는 게 문제 같아 나를 잊고 살았던 게 나를 향한 칼날이 되었고,
힘에 겨운 잔소리로 나를 억지로 움직였다.
일련의 사건들로 망가진 내가 익숙해지는 건 싫었다.
괜찮을 수 있을까? 물음에는 답이 없고, 짙은 색의 구름이, 베개가 내 눈앞에 있다.
죽어가는 밤, 암실 속에 울부짖는 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