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아앙~~빵빵!"


시끄러운 차 경적소리에 잠이 깻다. 좁은 골목길에 차 경적소리로 가득채워진듯하다.


" 아, 거 빨리 나오시라고요!"


"빵빵!!!"


밖은 사람들의 고함소리와 차 경적로 온통 난리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은

상가주택으로 바로 밑에 작은 마트가 있었다. 밑에서 사람들이 마트에서 산 물건들을 살려고 줄을 섰는데 밖에까지 나온듯 하다.

자그만한 마트에서 그렇게 손님은 많은건 처음 봤다. 근데..갑자기 사람들이 왜 저러지 2층위에서 밑을 보니 사람과 차가 꽉찬 모습이

아주 가관이였다. 하...시끄러운 경적소리만 빼면은 오늘도 어제와 다른것이 없는 느낌이였다. 밖의 일은 신경을 끄고 오늘도

언제나 그럴듯 컴퓨터를 키러 갔다. 난 컴퓨터를 키러가면서 송사리가 있는 수족관을 한번 밥주고 가는 일을 한다.


"응?"


송사리들이 살고 있는 물안을 들여다 보자 섬뜩함을 느꼇다. 원래 내가 가까이 가면 송사리들이 놀래서 이리저리 헤엄쳐 다녔다.


"아..이게 뭐야.."


나는 끔찍함에 탄식을 뱉었다.

물안은 송사리 시체로 가득했다. 어제까지 멀쩡히 있던 것들이 한꺼번에 몰살당한것이다. 입을 벌리고 하얀 아랫배를 수면에 내비친채

열댓마리의 시체가 둥둥 떠있었다. 생동감이 넘쳤던 수족관이 참혹상으로 남았다. 섬뜩한 마음으로 수족관을 살피고 있는데 이상한게

보였다. 송사리중 한마리의 머리가 물 아래에 가라앉아 있는것이다. 배때기는 온데간데 없었다.



'송사리가 송사리도 먹나..?'


하지만 어제 먹이도 줬었는데..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더러워졌다. 안 그래도 좁은 원룸에 그런 시체들이 얶힌 수족관이 있다는건 참을

수가 없었다. 변기통에 시체들을 버리기로 했다. 나무젓가락으로 한마리 한마리 건져 올렸다.


"으,.윽.. 미안..하다"


너무 꺼내기 힘들었다. 살아있는것과는 달리 죽은것들은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쳐다보기도 싫었다.

겨우 일회용 접시에 모두 건졌다...어찌보면 회용으로 나온 물고기같기도 하고...하지만 구역질이 난다. 얼른 변기통에 갖다붓고

물을 내렸다. 물과 함께 내 시름도 내려가는 것 같았다. 이번에도 역시 생물을 죽여서 내보낸건가..하는 죄책감이 들었다.

연이어 무엇이든 절대로 안 키우겟다는 결정을 내렸다. 기분을 풀기 위해 얼른 게임을 하고 싶었다. 엄지발가락으로 본체 전원을

눌르고 티비를 켰다. 근데 티비가 나오지 않았다. 삐~거리며 준비중이라는 문구만 떠 있을뿐이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대수롭지는 않았다.

머 그럴수도 있지..생각을 암묵적으로 하고 있었을 것이다. 컴퓨터가 켜졌고, 네이버에 들어갔다. 평소처럼 검색란에 '웃대'라고 칠려

고 했으나, 네이버 기사들이 내 눈길을 잡았다.


독가스를 먹은 사람들이 좀비로..
서울시 좀비들로...
각 나라들의 수도에 나타난 좀비들..
서울 중시지부터 약 반경 20km이내에 독가스가..


갑자기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기사와 댓글을 미친듯이 읽기 시작했다. 삐이이이~티비소리와 함께 기사를 읽으니 소름이 돋았다.

얼른 꺼버리고 다시 읽기에 집중을 했다. 읽어보니 서울시에 좀비가 갑작스레 나타났다는 얘기였다. 나타나게 된 원인은 하늘에서

독가스를 내뿜는 63빌딩만한 기기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목격자에 의하면 외계에서 피스톤질을 하는 커다란 기둥같은 기기에서

독가스를 뿜는데 맡은 사람은 좀비처럼 행동한다는 것이였다. 웃긴건 그러한 기기가 대기권에 닿을때까지 아무것도 감지된것이

없었다고 한다. 사람들 눈으로 보이기 전까지는..역시나 기사의 댓글은 엄청나게 폭주했다. 기사가 불과 한 시간전에 올라온거

같은데 이미 댓글은 50만개에 달하고 있었다. 지금도 초단위로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었다. 어떠한 이는 좀비와 직접 맞닥뜨렸는데

좀비가 영화 좀비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했다. 좀비가 사람을 물어뜯고 물어뜯긴 사람은 좀비가 된다는....

다른 기사를 찾아보았더니 외국에도 이런 사건들이 다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것도 우리 나라와 같이 수도 중심지에 기기가 떨어졌다

는 내용이였다...말도 안되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음에 분명했다. 각 기사들의 댓글들을 한참 읽던 나는 등이 흠뻑젖음을 느꼇다.

이렇게 초조한적은 없었다. 사실 나는 이런 상상을 자주했었다. 갑자기 좀비가 나타난다는...막상 실제로 일어나니 너무나 아찔했다.

하지만 아직은 와닿지 않았다. 내가 직접 본것은 아니지 않은가? 몸이 뜨거워졌다. 아까부터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있었다. 안정을 찾

기 위해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엄마도 나한테 전화할려고 했었나 보다. 엄마는 전라북도 부안에 있어 그래도 안심이였다. 엄마가

얼른 시골집으로 내려오라고 했다. 난 그렇게 엄마의 다급한 목소리를 처음 들어보았다. 전화를 마치니 어느정도 안정이 된듯 싶었다.

일단 나갈 채비를 해야했다. 잠시만..근데 서울부터 반경 20km인데 여긴 아직 괜찮은가 보구나..거리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확실한건 어서 남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것. 집에서 일단 먹을 것을 챙기기 시작했다. 혼자 자취를 해서 그런지 인스턴트는 꽤 있었다

가방은 고등학생부터 쓰던 가방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꽤 쓸만한듯 했다.


그때였다.


"까아아아악~~~!!!" "으아아악!!!!"


여자 남자 할거 없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순간 나는 사태파악을 위해 반사적으로 밖을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