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5

-문득-
8, 15일을 기다리지 못한 친구.

어느덧 시간이 지나고 나는 방에 누워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살아있는 것이 맞는 것인가?’ 어느덧 시간이라고 말했던 지난 과거들을 되새기며 든 생각이었다. 인생의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굴곡진 삶속에, 오르막길이라면 서로의 등을 밀어주고, 내리막이라면 너무 빠르게 내려가지 말자며 어깨를 잡아 주던 친구가 떠오른다. 과거에 더 과거를 더한 시간, 젊은 나이에 왜놈에게 끌려가서 다시 내 눈앞에 오지 않은 야속한 친구. 그의 눈을 볼때면 우수에 찬 눈동자가 어찌 그리 밤하늘에 별 같은지. 구름 한점 없는 밤하늘의 별같은 눈 때문이었을까. 그는 오늘날 이 못난 친구의 머리와 수염이 하얗게 새버리는 시간동안 이땅의 무수한 젊으니들의 슬픔이 되어주고 별이 되었구나. 1945년 2월, 하늘의 별이 되어버렸다는 그소식을 어머니로 부터 들은 그날. 너의 눈을 닮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드디어 네가 내 눈 앞에 왔으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너를 잘부탁한다는 기도와 보고싶음과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릴 뿐.
하나에 별이 되고픈 네가, 나를 포함한 누군가에 가슴속에 무수한 하나에 별이 되어 기쁘면서도 슬펐다. 미처 네가 살아보지 못하는 세월을 나는 살았고 네가 보고 싶었던 것을 내눈에 담았고 네가 참지 못하는 불의를 맞서 싸웠다. 하늘이 허락한 시간동안 살고나서 네가 내눈을 바라본다면 너는 알 수 있을테지. 그러니 한 마디만 해주어라
‘네 인생이 아주 멋진 한편의 시였다고’






문득: 이글은 문익환 목사님의 친구 윤동주를 떠올리면 쓴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