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보수적인 부모님 등쌀에 그 흔한 피시방 그 흔한 스타 한 번 못해본 나였다

쉬는시간마다 동무들이 복도에 모여 마린이 어쩌내 럴커가 어쩌내하는 말을 주고받으면 알지도 못하면서 자존심이 상해 최대한 아는척하며 끼어들었었다

처음 피시방에 가던 날이 생각난다

마구마구와 피파 빠돌이인 내 친구 손에 붙잡혀 학원을 빼먹고 동네 상가 피시방에 갔다

처음 온 티를 내지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하면서 어떻게 시간을 넣는지 한참 진땀뺐던 내가 생각난다

다른게임은 할줄 몰라서 명절때마다 사촌끼리 옹기종기 모여 하던 크아를 했다

창피한줄도 모르고

그날부로 다짐했다 나도 꼭 스타와 서든을 잘해서 다른아이들이 모이기만 하면 지껄여대는 개소리를 알아들을거라고

저녁을 먹으며 아빠한테 '아빠 나도 스타하고싶어요' 라고 말했지만 '얘가 어디서 나쁜것만 배워서 그런건 또 누구한테 배웠어?' 라며 식사 내내 잔소리를 들어야했다

상가주택이었던 우리집 밑에집에 살던 누나한테 가서 하소연을 했더니 '그럼 누나가 알려줄까?' 라는 것이다

난 그날부터 매일매일 누나집을 드나들며 스타를 배웠다

당연히 배우면서 자연스런 스킨쉽도 있었고 그렇게 누나와의 애정은 날로 날로 깊어져 결국 난 지금 수학숙제를 해야한다

그럼 이만 아디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