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울음으로서 태어나 세상에 신고하고, 점점 머리가 커지고 자라나며 얻고 동시에 잃으며 자라난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주변을 이해하고, 저마다의 결론을 내린채로 정해놓은 답안대로 살아가는 사람들.

나의 어린시절의 결론은 결론짓지 않는것이었다.

유복하지는 않아도 인자하신 어머니의 아래서, 궁핍했던 어린시절에 나는 강제로 철이 들게되었다.

어린아이에게 집안의 사정을 깨닫게 하는것이 얼마나 잘못된것이고 슬픈 일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 역시도 일찍 철이들어버린 것이 씁쓸한 것을 깨달은건 한참 뒤의 일일이었다.

후회나 원망같은것을 가지기에는 너무도 인자한 부모의 밑에서 그저 감사하며 살아가었다.

그러나 어린날의 나는 그것이 몹시도 불만이었던 모양이다. 반골기질을 타고난 것인지 무엇이든 부모와 반대로 하고 싶어하며, 그것이 정치색이던, 꿈이던, 어린시절의 나는 보이는 세상의 전부였던 부모의 밑에서 특별해 보이기 위하여 몸부림 쳤다.

학교에 들어가서는 청소년기의 누구나 느끼는 특별하고 싶은 욕망에 충실하여 어른들의 안정적인 직장, 편안하고 일상적인 것들을 거부하고 부모와 언쟁을 벌이곤 하였다.

끊임없이 혁신하며 나아가는 도전정신이 나의 좌우명이었고, 나는 세상을 바꿀것이라는 지금 생각하면 말도안되는 것들을 상상하고 꿈꾸고는 하였다.


잠시, 또 머리가 아파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