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까딱녀가 탕수육을 먹으려 고개를 숙일 때 어깨 옆으로 내려 오는 머리를 위로 쓸어 올리며

예쁘게 먹던 중에 내 말을 듣고 조금 놀란 듯했다.

얼굴이 약간 빨개진 그녀가 2~3초간 생각하더니 말한다..


"정말 제게 관심이 있으신 거예요?"

"관심보다는 그냥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요..."


이 말에 까딱녀는 약간 실망을 했지만 들키지 않으려는 표정과 미소를 섞어 지으며 말했다.

"아~ 그렇구나~"

"정말로 저 말고 다른 사람 소개시켜드리고 싶어요"

"괜찮아요~"


이런 오묘한 분위기가 흘러가는데도 옆에서 자장면을 먹는 친구는 까딱이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몇 일 굶은 사람처럼 자장면과 탕수육을 허겁지겁 먹었다.


처음 보는 친구의 안타까운 모습에 마음이 찡해 눈물이 나오려 했다.


-짜식..불쌍하게 쳐 먹기는…-

-그러고 보니 내 탕수육 다 쳐 먹는 거 아냐??-


까딱녀가 손목시계를 보더니 가봐야겠다면서 자리에 일어설 때 내가 다시 한 번 물었다.


"제가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말했는데 연락처라도 좀 가르쳐 주세요"


이 말을 들은 까딱녀가 주유소에 구비되어 메모지에 이름과 삐삐 번호를 적어서 주었다.



『신혜주 입니다. 앞으로 잘 지내요! BB:012-123-XXXX 』


그 때 주유소 사무실에 전화가 왔다.


전화 벨소리를 들은 까딱녀는 나를 보며 인사를 했다.


“저 이제 가 볼께요~”

“네 잘 가요 혜주씨~”


인사를 하고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고, 그 모습에 혜주는 손으로 입을 막고 웃으면서

사무실을 나갔다.

혜주가 나간 것을 확인하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저 지연인데요..오빤가요?"


조금 전 밥 먹기 전에 삐삐를 쳤던 것이 지연에게 지금 전화가 왔다.


"오늘 조퇴 하셨다고 그래서 아파서 일찍 가셨는지 걱정이 도저히 기름을 넣을 수가 없어서..”

“풋..”


지연이가 나의 말을 듣다가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호출을 했어요..이제 목소리 들었으니 안심이 되니 기름 잘 넣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픈 건 아니구요 ..일이 좀 있어서..근데 어떻게 아셨죠?"

"언제 퇴근 하시나 계속 기다리다가 안 나오시길레 물어봤죠"


지연이 궁금한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누구에게요?"

"혜주씨라고 그러던데.."

"아~ 같이 일하는 동생이에요"


지연의 목소리를 들으니 괜히 웃음이 나왔다.


"네. 이야기 들었어요~~"


자장면을 먹던 옆에 친구가 계속 날 쳐다보기에 부담이 되었다.


"일 잘 보시고 내일 아침에 뵙도록 할께요"

"저 ..오빠 잠시만요"

"식사하셨어요?"


나는 지금 자장면을 먹고 있지만 왠지 먹지 않았다고 말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약간 모성애 자극도 할 겸 동정심을 유발하려고 불쌍한 목소리로 애교를 떨면서 말했다.


"아뇨~~ 아직 못 먹었어요~~"

"배 많이 고프시겠다.."

"조금 전까지는 배고팠는데 지연씨 목소리 들으니깐 김밥 10줄을 먹은 것 같이 배부르네요"


웃는 소리가 들린다..


"오빠가 말하는 거 들어보면 여자가 많은 거 같애~~"


지연이가 넌지시 던진 말에 거짓말을 들킨 사람처럼 당황을 했다.


그 때 마당에 주유차량이 들어와서 바쁘다고 전화를 끊고 기름 넣으러 나왔다.

지금 들어 오는 차들은 거의 부수입이 생기는 그런 차들 이였는데

부수입이 생겨 좋기는 했지만 괜히 누군지도 모르는 저 회사 사장에게 너무 미안했다.


-저 회사가 이런데도 안 망하는 거 보니깐 정말 신기하네..-

그렇게 정신 없이 일하는 중에 사무실 앞에 빨간 모자를 쓴 여자애가 들어가는 것 이였다.


- 누구지??-


친구와 나는 둘 다 같이 주유를 하고 있어서 사무실에 아무도 없었다.

기름을 다 넣고 사무실에 들어갔더니 설거지 그녀가 있었다.

회사복을 입지 않은 사복에 모자를 눌러 쓰니 정말 어려 보였다.


사무실에 들어온 나를 본 지연이는 미소를 띄며 말했다.


"오빠가 식사를 하지 않았다기에 집도 이 근처고 해서 슈퍼에서 사 왔어요"


가방에서 슈퍼에서 파는 빵과 바나나 우유를 꺼내더니 주는 것 이였다.


그녀의 자그마한 행동이었지만 가슴이 두근 거릴 만큼 좀 감동이었다.


-이래서 아까 밥 먹었는지 물어봤구나... 지연이라는 사람 참 사랑스럽네..-


"고마워요.."


고맙다는 말을 목이 메어왔다.

그 때 친구도 기름을 넣고 사무실로 들어와서 내 손에 쥐어진 빵과 우유를 보면 부러운 듯 말했다.


"제 꺼는 없어요?"

"오빠 꺼만 가지고 왔어요 깜빡 했네요 "


친구는 부럽고 약이 올랐는지 심술스럽게 말했다.


"승훈이 오늘 배 터지겠네 자장면에 탕수육에 빵에다가 우유까지.."


그녀가 눈이 동그랗게 변하면서 놀란 듯 내게 물었다.


"식사 안 하셨다면서요."

"아...그..냥 그렇게 말했어요..그래도 그렇기 때문에 또 보게 됐잖아요"

"피..."

"그래도 배가 고프니깐 맛있게 먹을께요~~"


배가 미어지도록 배가 불렀으나 그녀가 준 것을 안 먹고 놔두는 것은 점수를 잃을 것 같아서

배가 고픈 듯 허겁지겁 먹었다.


친구가 그 모습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걸신이야..걸신…배 속에 거지나 기생충이 반드시 있을 꺼야 저 새끼 배엔..”


빵을 먹으면서 친구를 한번 노려보고 다시 맛있게 먹는 척을 했다.

지연이는 아주 흡족한 얼굴로 말했다.


“그럼 저는 이제 가 볼께요~”


인사를 하고 나가는 그녀 뒤를 빠르게 따라가서 지연이를 불렀다..



"저기요 지연씨"


그녀가 뒤돌아 서서 날 멀뚱히 쳐다보았고, 난 숨을 가다듬고 그녀를 가만히 쳐다 보았다.



"저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데 남자친구 없으시죠?"


내 말을 들은 지연이는 자기가 상상하는 상황이 왔다는 것을 짐작했는지 새침한 척 대꾸했다.


"왜요~~?"

"예상하셨겠지만 저 지연씨에게 관심 많아요..그런데 지연씨도 빵도 사 주고 우유도 사 주고.."

"그러니깐 저도 오빠에게 관심 있냐고 묻는 건가요?"

"네..."


지연이가 알 수 없는 야릇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 왜 여자가 돈 써가면서 관심도 없는 남자에게 빵과 우유를 사줄까요"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조심스레 다시 물었다.


“그럼 저 마음에 드세요?”

“이제 우리 알 게 된지도 몇 일 되지 않았는데…그래도 마음에 들어요 관심 있다고요~”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말에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렸고, 겨우 진정한 체로 떨면서 말했다.


"그럼 우리 사귀는 건가요?"

"네??아뇨!!. 우리 서로 더 알아가요..관심은 있지만 우리가 오래 안 것도 아니고.."

"그럼 사귀면서 알아가면 안될까요?"


내 말에 뭐가 그리 웃긴지 그녀가 큰소리로 웃었다.


"싫어요~~!"



큰 맘 먹고 다시 말했다


"내일 저녁에 11시 넘으면 주유소 문 닫는데 그때 오셔서 같이 맥주 한 잔 해요"

지연이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무 늦은데..."

"제가 쏠께요..."


그 녀가 곰곰히 생각하고 나서 나에게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오빠친구도 있고 해서 저 혼자는 그렇고 혜주에게 물어보고 같이 나간다고 하면 나올께요"


-혜주?? 아까 그 까딱이??-

-어차피 친구가 혜주를 관심 있어하니깐..잘 된 것 일수도..-


짧은 시간에 번개같이 생각하고 지연에게 말했다.


"네 그렇게 할께요"


그녀가 약간 망설이는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저 보다 오빠신데 말 편히 해요"


-하..결국 올 것이 왔구나.. 사실 내가 더 어린데...-어떻게 하지

-나이를 속였는 거 알면..계속 오빠오빠 그러니깐 진짜 내가 오빠인줄 알았는데...-

- 막상 반말하라니깐. 약간 찔리기도..하고 아..-


나의 대답을 기다리며 나를 다정하게 쳐다보는 지연에게 당황스럽게 말했다.


"그..럴..까??"

“그래요~ 오빠 그러니깐 더 편하잖아요~ 그럼 나도 이제 오빠라고 부르고 말 편히 한다~~”


-지연이는 이런 거에 정말 빠르게 적응하는 구나..-


“오빠 그러면 나 이제 들어가볼께~ “

“응.. 조심히 들어가 지연아~”


한 번 말 편히 하니 그 다음부터는 죄책감 없이 바로 반말이 나왔다.


지연이를 보내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밖에서 뭐했냐?”


궁금하게 물어 보는 친구에게 내일 혜주랑 술 마시게 해준다고 말했다.


“정말??”

“그럼!!”

“진짜지?”

“이 새끼 속고만 살았나?”


친구는 갑자기 사무실 문을 박차고 마당으로 나가서 양손을 펼치고 빙글빙글 돌았다.


-저 새끼..내일도 저 지랄 떨면 모른 척 해야겠다..-


그리고 아침이 되었고, 주간 근무자와 교대를 할 때 혜주가 출근하는 모습을 보았다.

밖으로 뛰어 나와서 혜주를 불렀고, 혜주가 날 보며 정말 반가워했다.


"어제 언니랑 통화했는데 저녁에 맥주 산다면서요?"

"아 ..네.."


혜주가 애교스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노래방도 가나요?"


혜주의 귀엽게 말하는 목소리에 미소를 지으며 농담을 던졌다.


"혜주씨가 가고 싶으면 집 팔아서라도 가야죠?"

“풋~ 오빠 너무 재미있어요~ 너무 귀여우신 거 같애~”

“그래요? 평소에 늘 잘 생겼다는 말만 들어서 귀엽다는 말이 부러웠는데 고마워요~”


혜주는 내 말에 소리 내어 깔깔 거리며 웃고는 다시 진정을 했지만, 얼굴에는 웃음끼가 가득했다.


"그럼 저녁에 맥주 마시고 가요방 가요~ 오빠~~ "

“오빠??”

“저보다 오빠 맞죠?”

“그런 것 같은데…”

“네~~ 그럼 퇴근하세요 오빠~~”


혜주가 내게 오빠라고 말하자 또 심장이 미쳤는지 또 두근거렸다.


-이 놈의 심장은 지조가 왜이리 없지..-


그녀는 웃으면서 내게 손을 흔들고 사무실로 걸어 가다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다시 내 쪽으로 걸어왔다.


"오빠~.혹시 지연이 언니랑 사귀는 거예요?"


혜주의 말에 조금은 당황을 했고, 지연이와 있었던 어제의 어제 이야기가 생각났다.


-우리 지금은 서로 알아가는 관계라고 말했었지??-.



"아뇨....사귀진 않아요.."



혜주가 방긋 웃으면서 다행이라는 듯 말했다.


"그럼 됐어요 오빠~ 저녁에 봐요~"


그리고 부끄러운 듯 사무실로 뛰어갔다.

혜주의 뒷모습을 보는 중에 혜주가 말한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럼 됐어요..그럼 됐어요...그럼 됐어요... 』


-뭘 뜻하는 걸까?? 혹시나 혜주가 나에게 호감을 표하는 건가? 에이 설마..-



친구와 같이 퇴근하는 중에 친구가 나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혜주 삐삐 번호 좀 가르쳐 주라~”

“그래,,”

내가 가르쳐 주는 번호를 친구는 정성스레 수첩에 적었다.

그 모습을 보는 나도 마음은 편치 않았다. 왠지 혜주가 나에게 관심이 있어하는 모습을

조금 전에 봐왔었기에 친구에게 미안했다.


번호를 다 적은 친구는 내게 부탁을 했다.


"니가 나 좀 잘되게 밀어도,,"

"그래..밀어줄께..오늘 저녁에 술 마실 때 잘해봐라.."


친구를 보내고 버스 타고 집으로 퇴근 하는 길에 머리가 많이 복잡했다.

서로 알아 가자던 설거지 그녀와 날 관심 있어 하는 뉘앙스를 풍기는 까딱이 그리고

까딱이를 좋아하는 내 친구 때문에 머리가 점점 아파왔다.


그리고 까딱이와 설거지 그녀가 같이 일하기에 만약에 조금의 실수를 한다면 둘 다 놓칠 수도 있고,

혹시 내가 김칫국부터 마시는 착각을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잠시 해봤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기분은 좋았다.


- 아직까지 내가 먹히긴 먹히는구나 흐흐..-


지금 내가 처한 이 상황을 너무나 자랑 하고 싶어 집에 도착을 하자마자 동네친구 집에 전화했다.

벨이 3번 정도 울린 후에 동네 친구 녀석이 전화를 받았다.


자다가 일어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친구의 귀찮은 목소리였다.



"내다 머하노?" （난데 뭐하니?）

"자다 일났다!" （니땜에 지금깼다!）

" 와~아 미치겠다.."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께）

"왜?"

"주유소에서 여자들이 나만 보면 환장을 한다"

"왜?"

"몰라 어제는 또 다른 여자가 삐삐 번호 싫다고 해도 주고 도망가더라"

"진짜가?"

"그래서 오늘 둘 다 같이 만나기로 했다 퇴근하고.."


나는 친구가 우와! 이야 ! 이런 반응을 기대했지만 친구는 상상도 못할 한마디를 했다.


"나는?"

"너는 뭐?"

"나는 뭐 없나? 나도 하 나 해도!"

"글쎄..보고.."


친구의 처음 들어 보는 간절한 목소리로 갑자기 내 이름을 불렀다.


"승훈아~~"

"왜?"

"나 너 억수로 좋아하는 거 알제?"


약 올리듯이 말했다.


"글쎄..그랬었나?"

"지금 너거 집에 갈께 만나서 이야기하자"


그리고 친구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밥을 챙겨 먹을려고, 콩나물국을 데우고 밑반찬 몇 개를 꺼내는 중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현관문을 열어 주니 친구가 서 있었다.


-이 새끼 여자 이야기니깐 겁나게 빨리 오네..-
.

그리고 문을 열어주자 웃으면서 손에서 시꺼먼 봉지를 내밀었다.

그 짧은 시간에 시장에서 순대랑 떡복이를 사왔다.


" 나 너 억수로 좋아한데이~"


친구의 처음 보는 아부 떠는 모습에 나는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


"좋아만 해라 ~사랑하면 안된데이~난 남자 알레르기가 있어서.."

“지랄을 해라 지랄을~ 내가 여자만 아니면 어으~!”

“왜 이제 여자고 뭐고 다 귀찮나?”

“여전히 사랑해 승훈아~~~~”



이런 농담에 서로 쳐다 보고 웃었다.
.

그러나 친구 표정이 아주 아니꼬운 표정이였다.


마치 “내가 지랄하는 이 새끼 비위나 다 맞춰주고….”라는 말을 하고 싶은 표정이였다.


-내가 신기가 있나.. 표정만으로 직접 이런 말을 내가 들은 것 같아-


그리고 어제 있었던 이야기를 약간 120% 과장을 해서 말했다.

친구는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듣고 있던 중 어울리지 않는 애교로 나에게 말했다.


"훈아야~~~저녁에 니 출근할 때 여자애들 얼굴 구경하게 같이 좀 가자"


"싫다..까딱이이랑 설거지 덮칠려고?."

“이 새끼 내가 니가 덮치게~”


친구에게 놀리 듯 말했다.


“어쭈 이제 막 나가네~ 이제 여자고 뭐고 다 귀찮나?”

“아~ 제발 이제 그 말 98번만 더 들으면 100번 채우겠다~ 내가 잘못했어~~”

“그럼 형아야 라고 불러봐~”


친구의 양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왜~? 이제 여자고 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친구가 말했다.


“형아야~~쫌~! 함 보여도!"


내 장난을 받아주는 친구의 애교에 너무 재미가 있어서 다시 말했다.


“음 ,,,그럼 이제 오빠라 해봐~”


“안해!! 안보고 만다 오빠??? 이 새끼 죽을라고~~~~~~~오빠 제발~~”


친구의 말에 크게 웃고 다시 말했다.


"알았다 ..저녁에 5시에 우리 집에 와라"


그렇게 친구를 보내고 출근 전까지 잠을 잠 자두기 위해 눈을 붙였는데 너무 깊이 잠들었다.

한 번도 깨지 않고 알람 소리에 일어나서 부랴부랴 씻는 중에 현관문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줬더니 친구가 평소와 다른 깔끔한 모습으로 보자마자 잔소리를 했다.


"빨리 안 씻고 뭐하노!"


옆에서 지켜보는 친구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집에서 나왔다.


회사에 도착하자 마자 친구와 같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화장실에 같지만 지연이는 없었다.

친구랑 소변을 보고 거울을 보며 머리카락도 만지고, 오른쪽 얼굴도 비춰보고 왼쪽 얼굴도 비춰볼 때

친구가 아니꼬운지 한마디 했다.


“여자를 만나려면 이런 생 지랄을 해야 하는구나..”

“어쭈~ 이제는 여자고 뭐….”


내 말이 끝나기전에 친구가 하도 이런 말을 많이 들어서 인지 바로 대꾸했다.


“형아야~ 오늘 짱 멋있어~”



친구는 마당에 서 있었고 나는 주유소 사무실로 들어가 지연이 사무실로 전화를 했다.


“네 삼희 입니다~”

“지연이~”

“어 오빠~”

“지금 뭐해? 바빠?”

“아니 괜찮은데..오빠 지금 출근 한거야?”

“응 지금 너무 보고 싶은데 잠시 볼 수 있을까?”

“응 잠시만 기다려 내려갈께~”


3분여 지나니 지연이가 주유소 마당으로 내려왔다.

멀리서 다가오는 그녀 모습을 보니 어제와 오늘이 사뭇 또 달라 보였다.

화장도 약간 했는 거 같고 무릎에서 조금 더 올라간 짧은 치마에 위에는 회사복을 입었는데

유난히 더 예뻐 보였다.


가까이 걸어 오면서부터 살짝 웃었다.

그리고 앞에서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면서 말했다.


"오빠 왜 불렀어요?"

통화중에는 반말을 하더니 막상 얼굴을 보니 존댓말로 그녀가 말했고,

지연이가 존댓말을 하자 나도 절로 존댓말이 나왔다.


"내 친구가 지연씨 많이 궁금해 해서 인사 시켜 드릴려구요~"

"또 존댓말..."

"아..미..안 친구 인사 시켜 줄려고.."


지연이가 빙긋 웃으면서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야 나도 말 편히 하지 오빠.."

"어...그래.."


이 때 옆에 서 있던 친구가 갑자기 환히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친구가 자랑을 얼마나 하던지 인사를 꼭 시켜야 된다고 해서 끌려왔어요"


-뭐시라?? 끌려와??-
나를 얄밉게 한 번 쳐다보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말했다.


"저녁에 맥주 한 잔 하신다던데 저도 낄 자리가 되겠어요?"

"아...네..오빠 친구신데 사람이 많으면 분위기도 좋고..괜찮죠.이따가 봐요"


-이 새끼 이럴려고 따라왔구나..-


친구가 왜 그렇게 따라 오려 했는지 이제서야 눈치를 챘다.

지연이는 다시 들어가봐야 한다며 사무실로 들어갔고, 지연이가 들어간 후에

얄미운 친구 어깨를 주먹으로 살짝 때렸다


"얍삽한 놈~!!"


친구는 마냥 히죽히죽 웃었고, 때 마침 같이 일하는 친구가 출근을 했다.

그리고 심각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


"아침에 혜주에게 삐삐 쳤는데 다시 전화한다더니 전화 안 오던데 ...혹시 너한테 전화 왔었나?"

"아니 전화 안 왔던데 혜주는 내 전화번호도 몰라!"

"혜주가 니 번호 묻길레 내가 가르쳐 줬는데.."


혜주가 내 번호를 알아갔다는 말에 지조 없는 심장이 또 두근두근 거렸다.


-진짜로 혜주가 나한테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


이 이야기를 듣던 동네친구가 부러운 듯 나를 쳐다봤다.

동네 친구는 있다가 저녁에 11시 퇴근 시간 맞추어서 온다고 말하고 집에 갔고

같이 일하는 친구와 나는 주간 교대자와 교대를 했다.


교대를 할 때 사무실 밖을 보니 혜주와 지연이가 팔짱을 끼고 같이 퇴근하는 것이 보였다.

그 때 혜주가 사무실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것이였다.

옆에 있던 친구가 그 걸 보며 아까의 심각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얼굴에 웃음만 보였다.


"혜주가 나한테 인사하네.."



아무래도 나한테 인사하는 것 같은데 눈치 없는 친구는 자기에게 인사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았다.

인사하는 혜주 옆에 팔짱 끼던 지연이도 이쪽으로 또 손을 흔들었다.


친구는 옆에 있는 내 옆구리를 팔꿈치로 뚝 쳤다.


"지연이는 너한테 손을 흔드네"

“그래 그렇네..”

“승훈이는 좋겠다~ 벌써 하 나 건졌으니~"

"어?...응"


-정말 하 나만 건진 것일까…승재야 나 아무래도 너에게 미안해 질 것 같아..--


친구도 오늘 저녁에 같이 술 마시기로 한 약속을 아주 기다리는 듯 했다.

저녁 식사를 하고 친구가 혜주에게 삐삐를 쳐보라고 자꾸만 독촉을 해서 호출을 했더니

바로 전화가 왔다.

“호출 하신 분요~”

“혜주씨 나 승훈 오빠인데..”

“이야 오빠가 진짜 호출 한 거예요?”

“그런 것 같아요..”

“호출을 했으면 했는거지 그런 것은 건 또 뭐야~ 치~”

“아~ 미안~”

“에이 그냥 농담인데 미안할 것 까지야 없죠~”

“그런데 오늘 혜주씨는 지연이랑 언제 올 건가요?”


혜주는 지연이와 만나서 저녁에 사무실로 11시 조금 넘어서 온다는 것이였다.

그렇게 혜주와 통화를 끝내고 바쁘게 일하다 보니 어느새 10시가 넘었고,

10시 30분 정도에 동네친구도 사무실로 왔다.


동네친구와 같이 일하는 친구는 오후에 서로 인사를 못했다고 인사하고 통성명을 했다.

잔득 기대를 하고 온 동네친구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어울리지 않게 계속 히죽 거렸고

친구는 예전에 주유소에서 약간 일한 경험이 있어서 기름 넣는 방법을 알고 있었기에

주유하려는 차가 오면 자기가 나가서 기름도 넣고 했다.


"승훈아 니는 그냥 푹 쉬라 내가 다 해줄께..."

"할 수 있겠나?"


오늘따라 나사가 빠진 듯한 친구가 날 보며 웃으면서 넌지시 농담을 했다.


"왜 ? 오빠 못 믿나?~"


- 아~ 이런 느끼한 멘트를 여자들 앞에서 하면 어쩌지..그리고 승재는 또 양팔 벌리고 빙글빙글 돌면.??.-


갑자기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이 머리 속에 스쳐 지나갔다.


드디어 11시가 되어 문을 닫고 대기 하던 중 11시 20분 정도에 지연이와 혜주가 주유소로 왔다.

혜주를 보던 동네친구가 입이 떡 벌어지며 나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쟤가 까딱이가?"

"응...그런데 살살 말해라 듣겠다"

"까딱이도 예쁘네.."


지연이가 내 앞에 다가 오기에 나는 그냥 살짝 친구에게 웃어만 보였고, 나에게 다가온 지연에게

친구가 나서면서 지연이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또 뵙네요~”


친구의 엉뚱한 말에 지연이가 웃었고, 친구도 같이 웃으면서 지연에게 말했다.



"지연씨 아까 제 친구에게 오빠라고 하던데 그러면 21살인가요?"


친구의 엉뚱한 말에 지연이가 깜짝 놀라면서 엉뚱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뇨...23살인데요..그...러면.. 오빠들은 나이가 24살 아닌가요?"


지연의 반응에 나는 갑자기 입술이 바르르 떨려왔고, 친구도 덩달아 떨면서 당황하면서 말했다.



"아...뇨 우리는 22살인데요..."


2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