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우리말이라 아름답다는 윤슬은 씨발 나에게만 거치적거리는지 눈부셔서 바다를 바라 볼수가 없다 아주 오랜만에 만난 바다를 마주보지 못해 눈감고 냄새만 맡는다 아주 깊이 들이쉬고 아주 천천히 내쉰다 폐 속 세포 하나하나에 올올이 바다 소금이 쳐 박히도록 정말정말 긴 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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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아 철썩하고 묘사되곤 하는 파도는 바위에 부딪혀서 매일 매시간 자살하는 중 다시 들으니 쏴아아 철썩 보다는 퍽 펑 쾅에 가깝다 아름답게만 묘사하려는 옛 사람들의 자연사랑이 징그럽다 콰 쾅 콰 쾅 파도는 바로 나의 앞에서 터지고 귀를 울리고 정신을 흔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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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를 무릎까지 걷고 천천히 바다로 들어간다

발가락 사이로 파고드는 젖은 모래와 따끔한 조개껍질 날 무한대로 밀어내려는 파도 이 새끼는 왜 나한테까지 부딪혀 자살을 하는가 방관자에서 자살 조력자가 된 기분은 썩 나쁘지 않다 어쨌거나 물이 시원하니까

난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양손은 바지를 걷어 올려붙인채 서있다 내가 어딜가든 파도의 저항감이 날 따라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발은 서서히 모래 속을 파고들고 선선한 바람이 얼굴에 소금기를 붙인다 다다다닥 더 이상 붙을 곳이 없을 때까지 제발 나를 소금인간으로 만들어줘 소금사람은 눈사람처럼 소금을 굴리면 만들어지는걸까 어찌됐든 난 구르는 것에 제법 소질이 있으니 가능성은 있는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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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가로 떠내려온 미역 두줄기 옆에 슬쩍 누워본다 파라솔도 없이 햇빛을 직선으로 맞고있자니 좋았던 기분도 서서히 잠수

멀리서 나를 본다면 내 몸에도 윤슬이 비칠까

난 매끈하지도, 잔잔하게 물결이 치지도 않으니

아마도 그냥 해변에 누운사람으로 보겠지

그건 너무 평범하지 않나

배 위에 미역 두줄기를 올린다

평범한 사람보단 미역 건조대가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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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아주 짧은 터널을 통과하여

바다에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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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언제나 이런식이지 자기 밖에 몰라

바다가 말한다 너도 마찬가지잖아

그럼 나도 바다인걸까

바다가 말한다 그래 너도 바다야

바다가 되어버린 나는 몸속에 너도 품고 너도 품고 너도 품고 너도 품는다 그리고 너는 품지 않는다 기준은 내 마음이 내키는대로 이제 파도는 영원히 내 몸속에서 자살 중 매일 매시간마다

콰 쾅 콰 쾅

어디서 이상한 소리 들리지 않아요?

그건 제 몸속의 파도소리입니다

파도가 왜 쳐요?

당신을 보니 제 마음이 요동치네요

호호

하하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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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윤슬은

생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