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
긴 말도 않은 채 만난 우리는
작은 차 하나를 나눠 타고서
그 길로 한강을 향해 내달렸다.

시간이 없다 재촉하는 날카로운 엔진 소리와
길을 터주느라 분주한 바람 소리를 듣다
어느순간 널찍이 누워 자는 한강의 등이 보이면
우리는 그제서야 차를 세웠다.

고양이조차 숨어버린 밤의 강변에서
우리는 이따금 들리는 한강의 잠꼬대를 쫓아
새벽 내 걷고 말하고 담배를 피웠다.

그러다 가지고 싶지 않은 것들이 손에 잡히면
그 넓은 등짝에 냅다 던져버리곤 했는데
그것들은 사실 너무나 작고 하찮아서
그런다고 강이 잠을 깨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새벽 네 시
어쩐지 가벼워진 우리는
작은 차 하나를 나눠 타고서
그 길로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듯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