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 - 누나야.

나 - 어?

우현 - 내 어떻게 생각하는데



'콜록, 콜록'


아 담배피다 사레든 느낌 아시는가?

목 아파 죽을거 같은 그 느낌 아시는가?



생각지도 못한 질문, 아니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물어볼 줄은 몰랐기 때문에 너무 놀래 목은

아프지만 나오는 기침이 고마웠다. 우현이는 물을 가지고 오고 나는 한참을 그렇게 기침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가 진정이 되었다.



우현 - 괜찮나 누나야?

나 - 어, 아.. 죽는줄 알았다.

우현 - 그렇게 놀랐나

나 - 어. 좀..



내 말을 끝으로 우현이도 입을 더이상 열지 않았고 나도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우현 - 누나 그거 아나?

나 - 뭘?

우현 - 내 스머프 자주는 안갔지만 갈때마다 누나 봤었다.

나 - 맞나.



님들 아시죠?

나 장애인인거.

어릴때부터 그랬음. 그래서 사실 병철이네 친구들 거의 기억이 안났음. 임팩트 강한 몇 명 빼고.



우현 - 처음에는 좋아하는지는 몰랐는데, 계속 보다보니까 관심이 생겼고 접때 춤 같이 추고 나서부터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나 - 아...


갑작스런 저돌적인 고백에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고, 생각지 못한 우현이의 행동에 이녀석이 달라보였다.


우현 - 그리고 누나 남자친구 있는것도 안다. 아니, 봤다. 처음에는 친구인가 했는데 둘이 손잡고 가더라고

여러번 봤다. 그래도 뭐 별로 상관은 없다.



'오호라, 이녀석보래요.'

낚아주세요- 라며 파닥거리는 이녀석을 어떻게 그만 두겠는가?



나 - 그래서? 양다리도 상관 없어요. 라는거가, 니가 금마보다 나으니까 헤어지세요. 라는거가?

우현 - 아니 뭐 꼭 그런게 아니라..


당황하는 우현이가 재밌어 우현이 얼굴에 내 얼굴을 가까이 대고 말했다.



나 - 왜, 그러면 그냥 없었던 일로 할까?

우현 - .....

나 - 그러자 그럼.


이라며 베란다 문을 열려고 하자 우현이가 나를 불렀다.



우현 - 누나야.

나 - 왜?

우현 - 내랑 사귀자.

나 - 그래. 그러자 그럼.

우현 - 진짜?

나 - 어. 니는 장난으로 사귀나?

우현 - 아니다, 알겠다. 진짜디.



우현이와 나는 다시 거실로 들어갔고 애들은 지네끼리 얼마나 마셨는지 좀 많이 취해 보였다.

터빈이도 언제 왔는지 애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병철 - 마, 최우현. 니 고백한거가?

나 - ?

우현 - 아, 병철이는 알고 있었다.

콩알 - 뭐가? 마 니 우리 누나한테 뭔짓했노

우현 - 내 누나랑 사귀기로 했다.

패거리 - 오~~~

민정 - 그럴줄 알았다.

콩알 - 누나야. 내 허락도 안받고 어쩌고 저쩌고,,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사귀게 되었고 내 인생 첫 연하였다.

일찍부터 술자리를 시작해서인지 애들이 취해서 뻗어도 시간이 늦지 않았었다.

콩알이 이하 이름 모르는 애들은 모두 취해 뻗어 있었고, 우현, 병철, 민정, 터빈, 나만 멀쩡했다.

얘기를 하다보니 병철, 우현, 터빈은 어릴때부터 친구였고 모든걸 아는 사이라고 했다.



병철 - 그래서 콩알이 누나 좋다고 했을때 우현이 임마가 내한테 지가 누나를 좋아하는지 아닌지 모르겠다

면서 어째해야 되냐면서 ㅋㅋㅋ 그래서 내가 천천히 생각해보라고. 누나 절대로 콩알한테 안넘어

간다고 그랬다이가.


민정 - 뭔데 사나이가 쫄아서 ㅋㅋ

나 - 왜 아까 고백은 멋지게 하드만.

병철 - 오~ 최우현 또 한방 날렸나보네.



우린 그간의 몰랐던 얘기를 나누면서 점점 더 친해졌고 나는 술이 조금 올라오는 것 같아서 베란다로

담배를 피러 나갔다. 담배에 불을 붙이자 누가 들어왔고 우현인줄 알고 뒤를 돌아보니 터빈이었다.



우리는 아무말 없이 담배를 폈다. 담배를 끌 무렵에 터빈이 입을 열었다.



터빈 - 누나.

나 - 어?

터빈 - 우리도 친하게 지내요.

나 - 어, 그래.



그리고 입을 다물었고 이것이 터빈이와 나의 두번째 대화였다.

다시 들어가자 병철이가 스머프를 가자고 했고 우현이는 집에 일이 있어서, 제사 였던거 같다, 가야 된다고

했고 터빈이도 뻘쭘한지 안간다고 했다.



병철 - 니 그럼 제사 끝나고 온나.

우현 - 왜?

병철 - 누야들 집에 안갈거다. 오늘 여기서 다 잘거다.

민정 - 누구 맘대로? 수연이 니 자고 갈꺼가?

나 - 아니, 첨 듣는 말인데.

병철 - 아아아아, 수연이 누야. 오늘 민정이 누나랑 내랑 기념일인데. 함만 봐도. 어? 함만~



병철이는 꼬리를 흔들며 애교를 부렸고 나는 일단 보고 연락한다고 했다.

민정이네 집은 외박한다고 알려주기만 하면 되지만 아시다시피 우리집은 종가집이라 확인 안된 곳에서의

외박은 허락이 안되었다. 민정이는 그럼 스머프 가지말고 생각 좀 해보자며 애들을 보내고 우리는 거실에

남았다. 셋이서 거실에 앉아 남은 술을 마시다 보니 셋다 술이 좀 올라오기 시작했다.

병철이는 혀가 이미 꼬부라져서 민정이 이름을 계속 부르며 앙탈을 부리고 있었다.

참, 민정이 이년이 술이 쌔긴 쌔다. 나도 머리가 좀 띵한데 이년은 아무렇지도 않다.



민정 - 추노는 어쩔건데.

나 - 아, 우현이가 내 남자친구 있는거 알더라.

민정 - 뭐? 그래서.

나 - 별말은 안하던데 그냥 고백하고 사귀자고

민정 - 야. 졸지에 양다리가.

나 - 뭐 그렇게 됐네.

민정 - 그냥 추노 정리하지 그라노.

나 - 금마 지현이 친구라서 좀 그렇다.

민정 - 암튼 알아서 잘해라.

나 - 알아서 되겠지.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터빈이가 왔다.



병철 - 자, 이제 스머프 가자.


자는척 했던 병철이가 일어났고 우리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냥 일어났다.



민정 - 터빈이 집에 간다메

병철 - 수연이 누야 심심할까봐 같이 스머프가자고 내가 다시 오라고 했다.



우리는 스머프로 향했고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참 많았다. 병철이는 그때부터 매너가 좋았었던게

미리 자리를 다 예약 해 놓았었다. 그리고 술도 셋팅이 되어 있었다.

우리는 앉아 스테이지 물을 확인했고 별로 시덥지 않은 아이들 밖에 없는걸 확인하고 미소를 지으며

여유롭게 얘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였다.



병철 - 누나야 춤추러 가자.



우리 넷은 같이 스테이지로 나가 춤을 췄고 발라드 음악이 나오고 나와 터빈이는 들어오고 병철이는 민정이

와 함께 끈적댄스（블루스인가 나발인가）를 췄다.



터빈이와는 왠지 어색했고 대화를 나누기도 좀 껄쩍지근했다. 시간이 많이 늦지 않아 히드라를 부르려

전화를 꺼내니 부재중 전화와 문자가 와있었다.



지현 - 어디고? 오늘 애들이랑 나이트가기로 해놓고 연락이 안되노.

소민 - 오늘은 벨라간다. 벨라 앞에와서 연락해라.

추노 - 니 뭐하는데 연락이 안되노? 빨리 연락해라.



아, 애들이랑 나이트가기로 했었던걸 깜박했다. 살짝 취하려던 술이 확 깼고 일단 가야하니 히드라한테

빨리 오라고 문자를 보냈다. 민정이와 병철이가 오면 말하고 가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터빈이가 계속

쳐다봤다.



나 - 왜?

터빈 - 누나 어디 가요?

나 - 어, 약속있는걸 깜박했다.

터빈 - 11시 다 되가는데 약속이 있어요?

나 - 아 친구들이랑 나이트가기로 했는데 술 됐는가 깜박했네. 애들 들어오면 인사하고 가야지.

니는 히드라 불렀으니까 같이 놀아라. 히드라가 좀 못생기긴 했어도 애는 착할거야.

터빈 - 나이트가요?

나 - 어

터빈 - 저 데리고 가면 안되요? 한번도 안가봤는데..

나 - 히드라 불렀는데 그냥 같이 놀아라. 내 친구들 많아서 니 불편할거야. 남자애들도 있고.

터빈 - 상관없어요.

마침 문자가 왔고 히드라가 못온다고 답장을 보냈다.


가면 추노도 있을텐데.. 하긴 임마들 베프라니까 다 알겠네. 같이 가도 상관 없으려나...

병철이도 민정이랑 둘이 있고 싶어 할거고.. 우현이는 안올거 같고...


라고 생각하는 중 애들이 들어왔다.



나 - 민정아. 내 가야된다. 벨라 가기로 한거 깜박했다.

민정 - 아, 그럼 가자. 나도 집에 갈란다.


라며 민정이 병철에게 뭐라뭐라 얘기하더니 병철이가 순순히 일어났다.

나가서 택시를 잡고 탔는데 병철이가 앞에 타네?


나 - 야, 어디 갈려고?

병철 - 우리도 벨라 갈거다. 내 거기서도 디제잉 하거덩.

민정 - 토요일마다 한다더라. 새벽에 2타임.



자연스럽게 터빈이도 택시에 탔고 자리는 나-터빈-민정 이렇게 되어 있었다.

지현이에게 문자를 보내는 중 시선이 느껴져 옆을 보니 터빈이가 쳐다보고 있었다.

그냥 문자를 찍었다.


'내 짐 간다. 근데 친구들이랑 같이 가니까 들어가서 보자. 테이블 어디쯤인지 문자 보내라.'


터빈 - 제가 누나 친구에요?

나 - 어?



어라, 가만히 보니 이녀석 얼굴이 참 많이 빨갛다.



병철 - ㅋㅋㅋㅋㅋㅋㅋㅋ 누야 점마 술 취했는갑다. ㅋㅋㅋㅋ

나 - 무슨말이고?

병철 - 점마 술취하면 말꼬리 잡는다. 저러다 쓰러져 자니까 그냥 쌩까라.



난 병철이 말대로 그냥 쌩까고 가만히 있었고 문자를 확인했다.



지현 - 알았다. 얼마나 걸리노? 추노 와있으니까 빨리 온나. 임마 술돼가 니 언제오냐고 난리다 ㅋㅋ

나 - 10분이면 도착한다.



터빈 - 오늘 누나 남자친구 보겠네요.

나 - 어.

터빈 - 우현이는요?

나 - 우현이 뭐?

터빈 - 와~ 누나 진짜 못됐네. 양다리에요?

병철 - 마, 닥치고 자라. 시끄럽다.

터빈 - 니나 닥치라. 누나. 그럼 내까지 해서 세다리 하세요.



라며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멍하게 있자 병철이가 뒤를 돌아보며 윙크를 하며 쌩까라는 듯한 표시를 보냈다.



그렇게 벨라에 도착할 동안 터빈이는 입을 열지 않았고 병철이가 깨워 일어났다.

그러고 잠들었단다 참내.

잠이 덜 깼는지 술이 덜 깼는지 터빈이는 힘겹게 걸음을 뗐고 병철이와 튼튼한 내가 부축을 하자

터빈이는 병철이 손을 뿌리치고 내 어깨에 손을 걸치고 걸음을 옮겼다.

어쩔수 없이 그렇게 부축을 해서 입구에 들어가는데 추노가 나와있었다.
















이따 봐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