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 나 좀 쌤.... 아니, 쌔다는 소리를 많이 들음.

















일숙이년이 발길질을 했고, 내인생 처음의 동성 싸움이 시작되었다.


근데 이거 좀 웃겼다. 발길질은 강했는데 그러고 나서 머리채만 휘어잡고 흔드는 것이다.


물론 육두문자 섞어서.


순간적으로 0.01초 정도 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걷어 차인게 빡쳐서 머리채를 휘어잡은

그년 손을 잡아채고 주먹을 날렸다. 나도 모르게 가슴팍을 때렸는데 일숙이년이 새가슴이었는지

한대 맞고 나가떨어지며 숨을 헐떡거렸다.


깡년 1,2,3,4는 일숙아를 외치며 일숙이년에게 달라들었고 나는 좀 뻥쪄서 가만히 보고 있었다.

아니, 솔직히 저거 한대로 저러는게 말이 되냐고....

일숙이년은 계속 숨을 내어쉬며 눈물을 흘리며 나를 노려보았다.



나 - 뭐?



쪼꼼 뭔가 기분이 이상했지만 일부러 강하게 말했다.

자존심이 상했는지, 억울한지 어쩐지 갑자기 펑펑 울기 시작했다.

깡년 1,2,3,4는 그런 일숙이를 보고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고 나는 뻘쭘해서 어쩔줄 몰랐다.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대진오빠, 선애, 선애 남친이 은영이와 함께 뛰어오고 있었다.



아 난 진짜 그때 그 상황이 싫었다.

원래 드라마나 영화 같은거 보면 주인공인 내가 맞고 쓰러져 울고 있었어야 하는데, 이건 완전 반대

상황인데다가 일숙이년이 저렇게 펑펑 울고 있으니 누가 봐도 꼭 내가 엄청나게 패준거 같잖아.


쪽팔려서 잠시 머뭇거리는 동안 대진오빠가 옆에왔고 일숙이년은 대진 오빠 라며 더 열심히 울어 제꼈다.



나 - 아 씨...

대진 - 니.... 하하하하하하


대진오빠가 미친듯이 웃어제꼈다.



나 - ... 웃지마라....



또 웃음소리가 들렸다. 선애 남친이었다.


일숙이년은 지랄 발광을 하며 울다 깡년 4명이랑 돌아갔다.


웃는 오빠 둘을 포기하고 스텐드에 털썩 주저앉았다.


사실 맘을 단단히 먹었었는데 너무 허탈했다.


한참을 웃던 둘은 따라 앉더니 입을 열었다.


선애 남친 - 야, ㅋㅋㅋㅋㅋ 얼마나 때린건데 ㅋㅋㅋㅋㅋㅋ


나 - ........ 웃지말고 말해라 짜증난다.


대진 - 니는... 큭... 괜찮....큭.....나?


대진오빠는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말했고 나는 말 없이 째려보았다.


선애 남친 - 아 미치겠다. ㅋㅋㅋㅋ 휴........... 숨 좀 쉬자. 일숙이 점마 클났네 이제.

나 - 뭐가, 한대밖에 안때렸다.

선애 남친 - 뭐? 한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돌아뿌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 왜. 왜. 진짜....

선애 남친 - 점마, ㅋㅋㅋㅋ, 일숙이 점마 빨강여중 부통인데 ㅋㅋㅋㅋㅋㅋㅋ 한 대 ㅋㅋㅋㅋㅋㅋㅋ



아, 좇댔다....

내 머리속에는 언니한테 죽었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아직도 그렇지만 나는 세상에서 우리 언니가 제일 무섭다.

작고 말랐는데 사람 때리는게 완전 고문 수준이다. 언니 귀에 들어가면 안되는데...

오늘 집에 들어가면 안된다고 이성이 울부짖었다. 젠장... 내가 울고 싶었다.

예전 같으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셔서 말려주셨겠지만 이때는 우리 가족이 분가를 한 직후여서

밤에는 집에 언니와 나밖에 없었다. 들어가면 안된다... 절대 안된다....



라고 생각 하는데 대진오빠가 진지한 얼굴로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괜찮냐고 물었다.



나 - 어, 괜찮다.



라며 일어나는데 배쪽에 발자국이 있어 그걸 보고는 선애가 호들갑을 떨었다.

괜찮다며 그냥 일어나 은영이를 불러 상황을 설명했고, 우리 언니를 잘 아는 은영이는 자기네 집에서

자야겠다며 내 손을 끌었다. 그렇게 은영이 집으로 갔고 은영이 옷을 빌려 갈아입었다.

나오니 대진오빠만 있었다.

선애 남친 이름을 지어야겠음. 선남이라고 해야 겠음.



나 - 다 어디갔노?

대진 - 슈퍼에 먹을거 가지러 간다더라.

나 - 또 술먹나

대진 - 아, 선남이가 이런날 그냥 넘길 수 없다고 해서 ㅋㅋㅋㅋㅋ

나 - 또 웃나... 아 맘대로 웃어라.

대진 - 흠흠. 아... 안웃을께 인제. 아 근데 아까 너무 웃겼다.

나 - 나도 웃기더라. 아니 오빠야는 어쩌다 그런애랑 사귀노?

대진 - 금마 내한테는 진짜 착하게 잘했거든. 금마가 갈갈이 동생이다이가.

나 - 뭐? 아 씨.... 갈갈이....


오빠는 갑자기 내 옆에 앉더니 표정을 굳히며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어. 라고 하며 리모콘을 찾아 티비를 켰고 채널을 돌렸다.


대진 - 수연아.


라며 내 손을 잡은 대진 오빠. 음... 오늘 일 하나 터지겠네. 라는 생각에 고개를 돌려 똑바로 쳐다봤다.


대진 - 나는 아직도 니가 좋다.


나 - 어...어?

원래의 나라면 그래서? 또는 어쩌라고? 의 멘트를 날려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당황했다.



아마도 잘생겨진 대진오빠의 얼굴이 한 몫했을 것임... 난 아직도 잘생긴 애들 얼굴이 가까이 오면

막 두근두근하고 얼굴에 피가 쏠리는거 같고 긴장되고 당황되고 막 그럼.



대진오빠는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었고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티비를 켜고 채널을 돌리며

내 손을 잡았다. 나도 시선을 티비로 옮겼지만 참 분위기가 쑥쑥했다. 때마침 애들이 돌아왔고 우리는

또 술판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