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다.
오늘은 뭘 먹을까.
간만에 건강한.. 한식쪽으로 먹어야겠다.
날도 쌀쌀하니 뜨뜻한 국물이 좋겠다.
마침 얼마전에 봤던 김치찌개가 생각이 나서 백반집으로 들어간다.

사장님께 내가 왔다는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는다.
한쪽 벽에 크게 걸린 메뉴판엔 수많은 메뉴들이 적혀있었다.
평소같으면 엄청 고민했겠지만 오늘은 김치찌개를 먹겠다고 했으니.
깔끔하게 김치찌개 하나를 주문한다.

주문을 하고나니 메뉴판 속 김치찌개 옆에 순두부찌개와 뚝배기불고기가 보인다.
김치찌개와는 다른 순두부의 얼큰함과 불고기의 달달함이 생각나서 군침이돈다.
여기 두번은 더 와야겠는걸.
그러는 사이 밑반찬이 나온다.

콩나물무침, 두부조림, 콩자반도 한 입
무말랭이, 어묵볶음, 나물무침, 다시 어묵 한 조각 더

밥도 없이 반찬만으로도 입맛이 확 살아나는게 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이 든다.
잠시 핸드폰좀 보는 사이 김치찌개가 나왔다.
뚝배기에 팔팔 끓는게 내가 찾던 그 모습이다.
밥공기를 열고 숟가락으로 국물을 살짝 덜어서 밥한술을 뜬다.
속이 따뜻해진다.
이번엔 김치찌개 속의 김치도 밥공기에 덜어서 밥이랑 먹는다.
이 집 김치찌개는 너무 신맛이 덜해서 내 취향이다.
다시 국물을 떠먹는다.
첫 술보다는 덜 뜨거운게 먹기 참 좋다.
쌀쌀한 날씨에 얼어있던 몸이 풀리는 기분이다.
먼저 나왔던 밑반찬들도 다시 집어 함께 먹는다.
밥이 나오기 전에 먹던거랑은 또 다른 즐거운 맛이다.
한참을 먹다보니 벌써 숟가락으로 뚝배기 바닥 긁는 소리가 들린다.
반찬들도 대부분 비었다.
뚝배기를 받침에 비스듬하게 걸어놓고 다시 숟가락을 든다.
마지막까지 국물을 먹고, 얼마 남지 않았던 반찬들도 전부 먹었다.
먹다보니 밥 한공기로는 조금 아쉬웠지만 너무 배부른것도 괴로울테니
아무튼 한 끼 식사가 든든하게 끝났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와 다시 찬바람을 맞는다.
들어올 땐 정말 추웠었지.
그래도 지금은 속이 든든하고 따뜻하니 걸어갈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