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5화임.

최근의 일들까지 하면....

웃대 중독 무서운 거임......

나 내일부터 백수인데.......흐흐흐흐흐흐흐
















집에가서 씻고 밥먹고 멍하게 티비를 보다 오후쯤이 되어 선애가 찾아왔고 다시 은영이집으로 향했다.

참 그러고보니 난 공부를 안했던것 같다. 맨날 은영이집에서 놀았네.....

아무튼 은영이 집에 가니 맨날 모이는 애들이 있었다. 이름 쓰기 귀찮음.




선애 남친 오빠가 반가운듯이 인사를 했고 그 옆에 아침에 본 것들은 쳐다만 보고 티비를 봤다.

그리고 그 옆에.... 성민이가 있었다.

가만히 서 있는 나를 선애가 방으로 데리고 갔고 곧 은영이도 따라 들어왔다.










나 - 어쩌라는건데.

은영 - 아까 익룡이가 몰래 성민이한테 전화했더라. 니 여기 있다고.

나 - 그래서

은영 - 나도 익룡이한테 지랄은 했는데 사실 생각해보니까 내랑 선애도 느그 왜 그래 됐는지 모르잖아.

뭐라 해 줄 말도 없고 느그 둘이 얘기는 해봐야 된다고 생각했지. 근데 그때 올 줄은 진짜 몰랐다.


선애 - 수연아. 성민이 너무 불쌍하다. 내 왔을때도 계속 저러고 있더라.

나 - 아까 점마랑 얘기 끝냈다. 난 더이상 할 말 없다. 그리고 은영이 니는 미쳤나. 병윤이가 다봤자나.

은영 - ...........

나 - 하여튼 점마 보내라. 안그러면 느그랑 안놀꺼다.

선애 - 수연아. 화내지말고 변명이라도 들어줘라. 우리도 니가 병윤이랑 잘되는거 좋다. 그래도 같이 학교

다니는데 그러면 안좋잖아.

나 - 무슨 얘기를 도대체 어떻게 해라는 건데

은영 - 니는 그냥 성민이가 하는 얘기 들어만 주라. 지도 할 말이 있으니까 저러고 있는거 아니겠나.

나 - 아 씨....




들어주는게 무슨 큰 일이 있겠냐 싶어 성민이를 불러달라고 했다.

애들이 나가고 성민이가 들어왔다.





나 - 내한테 할 말 있어서 이러고 있나?

성민 - ......

나 - 휴..... 빨리 말해라. 오늘 이후로는 니랑 말 안할거니까.



성민이는 한숨을 푹 쉬더니 입을 열었고, 유진이랑 나 몰래 친하게 지냈던 일을 말했다.

성민이는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데 최근 경기 실적이 좋지 않아 장학금 탈락 대상이 되었고 자존심이 상해

나한테는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진이 엄마가 학부모회장이기 때문에 유진이랑 친하게 지내는 척 하며

집을 들락거렸고 유진이 엄마가 힘을 써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해줬다고 한다. 나 모르게 그랬던 것은

진짜 미안하지만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고 나보다 애교있고 잘해주는 유진이에게 조금 끌렸지만 한번도

무슨 일이 있지는 않았다고 했다.




성민이는 말을 끝내고 고개를 숙이고 한숨만 쉬었고 나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지금 와서 사실을 알았다고 한들 성민이랑 다시 잘 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아니 있었다 한들 나는

이제 병윤이가 좋아졌다. 이런 내 마음을 성민이에게 설명했고 성민이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 - 그럼 인제 니 집에 가라. 앞으로 모른척은 안할께.

성민 - 오늘만 같이 놀면 안되나?




그렇게 강하게만 보이던 성민이가 비 맞은 강아지 표정을 하고 이런 말을 하니 마음이 많이 풀려 수긍

하고 말았다.

그렇게 둘이 나가 애들이랑 티비를 보다 고스톱을 치자고 했고 커플끼리 편을 먹고 부루마블 돈으로

고스톱을 쳤다. 꼴찌가 분식을 사러 가기로 했고, 2등이 돈을 내기로 했다.

어쩔수 없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성민이와 나는 편을 먹었고 우리의 고스톱은 시작 되었다.


짝, 짝.

패가 담요에 야무지게 붙어 가고 거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나 - 오예 청단에 껍데기 1점. 야, 느그 양박. 고 안해 스톱.




이런식으로 4살 때부터 배운 내 고스톱 스킬로 우리는 선두를 달려나갔다.

같이 놀다보니 성민이와도 많이 풀려 예전처럼 웃고 떠들고 놀며 하이파이브 등의 스킨쉽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결국 선애네 커플이 오링이 됐고 우리는 가만히 앉아 애들이 치우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서로 지탓내탓을 하는것을 보며 웃었다.

꼭 예전으로 돌아간 듯 했고 병윤이는 머리속에 없었다.



선애네가 분식을 사러 간다고 일어서자 익룡이 은영이네 슈퍼에가서 과자랑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오자며

은영이를 데리고 일어섰다. 모두 나가고 우리는 가만히 쇼파에 기대어 앉아 쉬고 있었다.

내가 지금도 맹세하건데 아무 말도 아무 짓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무슨 프로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영자의 전성시대를 보고 있었던것 같다. 가만히 둘이서 티비를 보고 있는데 현관문 종이 울렸고 고개를

돌리니 선애네 커플이 돌아왔다.



선애 - 수연아. 병윤이 왔다.



나는 무슨 죄를 지은거마냥 깜짝 놀라며 성민이 옆에서 떨어졌고, 진짜 맹세코 아무일도 없었거든요.

들어오는 병윤이를 배웅하려 일어나자 성민이가 갑자기 내 손목을 잡았다.

확실히 해야 되기에 차갑게 놓으라고 말을 했고 들어오는 병윤이의 손을 잡고 반대쪽 쇼파로 가서

병윤이와 함께 앉았다.




분위기는 썰렁해졌고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병윤이에게 고스톱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병윤이는 잘했다며 미소지었지만 뭔가 석연치 않았다.



나 - 근데 아까 내일 보자메.

병윤 - 아, 심부름 갔다 오는길에 선애랑 형님 봐서 인사 했는데 니 여기 있다길래,

나 - 아~ 보고싶어서 왔나?


일부러 성민이 들으라는 듯 크게 말했다.


병윤 - 어. 수연이 보고 싶어서 왔다.



참, 지금 생각하면 재수없지만 병윤이도 이에 질새라 크게 말하며 성민이 표정을 살폈다.

그러곤 내 볼을 살짝 꼬집으며 볼에 뽀뽀까지했다.

나도 이 녀석이 이렇게 적극적인 놈인줄 몰랐고 성민이 표정은 굳었고 순식간에 분위기가 얼음장이

되었지만 익룡이 주접을 떨며 들어와 곧 풀어졌다. 성민이는 간다며 일어났고 나는 잘가라는 인사만

한채 병윤이 옆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사실 일어나 현관문까지 배웅 해 주고 싶었지만 병윤이가 손을

워낙 꼭 잡고 있어서 그럴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성민이가 가고 우리는 분식거리와 과자를 먹으며 놀다 각자 집으로 향했다.





나 - 와... 방학도 인제 몇일 안남았다...

병윤 - 난 좋은데.

나 - 니는 공부하는게 그래 좋나?

병윤 - 그것도 그렇지만, 이제 니 더 많이 볼 수 있잖아.



라고 말하는 병윤이 좋아 팔짱을 꼭 끼고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별 일 없이 개학을 했고 학교를 다녔다.


병윤이는 5반, 나는 9반 이었고 교실이 멀어서 생각보다 점심시간에나 만나서 같이 놀았다.

항상 병윤이가 찾아오거나 운동장에서 만나는 식이었는데 하루는 4교시에 자습을 해서 점심을 빨리 먹고

병윤이네 반에 찾아갔다.

학교가 'ㄷ'자로 되어 있어서 병윤이네 반을 가려면 코너를 2번 돌아야 했는데 첫번째 코너를 돌았을 때

7반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무의식중에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성민이가 맨뒤에서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앉아 유진이한테 쌍욕을 하고 있었다. 깜짝 놀라 쳐다보고 있으니 7반이었던 선애가 나를 알아보고

나왔다.



선애 - 왜? 뭐 빌려주까?

나 - 아니 병윤이한테 가다가 봤는데 점마 왜 저러는데?

선애 - 아, 몰라 개학하고 유진이랑 같은 반 되고 나서부터 맨날 저런다. 아무 이유도 없이.

유진이는 맨날 울고, 말리는 애들도 아무도 없다.



음... 이라며 고개를 돌리려는순간.


배정연년이, 아 나도 모르게 배정년이라고 써지네.... 배정년이 나을 듯 함.

암튼 그년이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성민아~'라고 부르며 목을 끌어안더니 성민이 다리를 끌어내려 무릎

위에 앉았다. 그리곤 감싼 성민이 목을 끌어당겨 끌어 안는데 머리를 가슴에 파묻네?



당시 어린 나이라 교실에서 저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충격에 멍하니 쳐다보다 성민이와 눈이 마주쳤다.

성민이는 입꼬리를 씨익 올리더니 정연이 허리를 잡고 더 세게 끌어안았다.



선애 - 쟤들 맨날 저런다. 배정연 저게 성민이랑 같은 반 될려고 모래장에 모래도 갈았다는 소문도 있다.

성민이는 처음에는 안그러더니 배정연 저년이 꼬시니까 바로 넘어가더라.



내가 물어본 양 선애는 줄줄이 보고를 했고, 나는 별로 신경도 안쓰였고 한 인간이 이렇게 망가지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병윤이네 반으로 향했다.




'드르륵'



나 - 병윤아~


억, 담임쌤이 계셨네.... 조용히 문을 닫자 반애들이 크게 웃었다.

곧이어 병윤이가 부끄러운지 뒷통수를 긁으며 나왔다.



나 - 헤헤헤

병윤 - 왠일이고, 이제 갈라고 했는데.

나 - 엉. 니 보고 싶어서. 헤헤헤



병윤이와 손 잡고 운동장으로 내려갔고 빠빠오가 먹고 싶어서 주번을 꼬셔 바람처럼 빠빠오를 사왔다.

둘이 중앙현관 계단에 앉아 얼은 빠빠오를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피구하는 애들을 구경했다.




'야, 피해라'



피구공이 내 머리를 강타했다. 누군지 보니, 송성민 개새끼였다.

씨익 웃으며 '어, 미안. 공 좀 던지라'라고 했고 나는 공을 들고 일어나 씩씩거리며 있는 힘을 다 해

던져주었다. 사실 병윤이 만나기 전에는 항상 운동장 제일 좋은 자리에서 피구를 하던 나였다. 그것도

복식으로. 공이 성민이 배에 정확하게 들어갔고 성민이가 받는 순가 '퍽'이라는 소리가 났고 받는 성민이가

'윽'하는 소리를 냈다..



'흥'




빠빠오를 다시 먹으려 앉았는데 아 씨... 머리가 너무 아팠다. 저 새끼 일부러 세게 던졌다.

병윤이가 머리 괜찮냐며 만져주었고 갑자기 서러워 울었다.



'송성민 개새끼 다시는 말도 안한다.'



내가 울자 병윤이가 어쩔 줄 몰라했고, 지금도 나의 베쁘인 우리 진성이가 등장했다.

어릴때 진성이와 나는 완전 앙숙이였는데, 어머니들이 고향 친구였던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남매처럼

친하게 지냈고 지금도 온갖얘기 다 하는 절친이다.



진성 - 마, 황수연 와 우노?

나 - 아 씨발 쪽팔리게 아는 척 하지 말고 가라.

진성 - 와, 또 어디서 쳐 맞았나?


진성이는 지금도 말투가 저럼.


나 - 닥치고 끄지라 짜증난다.

진성 - 가시나 어디서 쳐 맞고 댕기노 누꼬, 오빠야가 때리줄께.


내가 입을 다물고 째려보자 진성이는 알았다며 갔고, 나는 병윤이 품에 다시 안겨 울었다.

아니 울려고 했다. 근데 진성이 새끼 때문에 감정 이입 실패.

성민이한테 보여주려는 의도가 컸던지라 눈물이 안나오자 이내 자세가 어색해져서 떨어지려고 하자

그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병윤이가 어깨에 손을 두르고 살짝 안은 상태에서 공 맞은 부위에 대고

'호, 호' 하기 시작했다.



병윤 - 여기 맞제? '호~'


나 - 어.. 양끗 아프다....ㅠㅠ


병윤 - 혹 났다. 양호실 가자. 바세린 발라야겠다.


나 - 응.





병윤이 손을 잡고 양호실로 가며 성민이쪽을 힐끗 쳐다보자 씩씩거리며 공을 바닥에 팽겨치고는

교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