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형들 웃대 늘 비로그인으로 눈팅하다가
얼마전에 가입하고 처음 글 쓰는 25살이야

나는 5살때부터 여러 악기들을 배우고 노래도 하고있는
그런 삶을 살아왔어
지금까지 하는 방향은 중간중간 바뀌어왔지만
오늘날까지 음악도 하면서 지내고 있지만
사실 음원을 제대로 내기 시작한건 작년부터고
그 전 까지는 공연이나 사운드 클라우드 업로드가 다였어

그래도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음악을 한지도
7~8년이 되어가는데, 마땅한 성과라던지 그런게 없는게
현실이야. 집안에서도 점점 눈치를 주고
그래서 얼마전부터 실내건축을 배우기 시작했어
집안 대부분이 그쪽에 종사하기도 하고
아버지의 권유가 상당히 강경했기도 하고.


그런데 얼마전부터 가사가 안써지고
멜로디도 안떠오르더라. 그렇게 2주 넘는 시간이
지나갔어. 이유는 파악하지도 못하고
그냥 그런 시기가 닥쳤나보다 하는데
바로 좀 전에 아부지랑 통화를 하다보니
그냥 요즘 여러 생각들이 많다는 얘기를 했지
그 생각이 무슨 생각인지도 몰랐어 이제껏.

그 곡이 안써지는 한달 가까운 시간동안 머릿속에서
굴러가던 놈이 어딘가에 꽈악 막혀서 나아가지 못하는
딱 머리가 멈춰버린 그런 느낌이더라
그 이유를 몰랐는데, 아까 그 말을 뱉는 순간에
스스로 깨달아버린거지

내가 이제껏 해온게 부정당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구나
이제껏 난 이 길 뿐이고, 이게 맞다고 생각해서
20년 내 나이 적은 나이지만
평생을 사랑해온걸 두고 다른 무언가를
그것도 돈때문에 하고 있다는 그 행위들 자체가
나에겐 스트레스였고.
돈이 중요하고 돈이 있어야 음악도 영위된다는걸 알지만
그보다 적어도 나에겐 중요한 음악이 틀렸다는 생각에
허무해진거였나봐.
근데 그걸 깨달아버리고 나니까
머릿속에서 뭔가 조금씩 다시 돌아가고있는데
너무 슬픈거라

우울증도 앓고있고 공황장애 불안장애 강박장애
불면증 등등 정신과적인것도 앓고있어서
근데 또 이걸 배우려 학원을 다니다보니
원래 하던 알바도 그만두게 되고 그래서
약도 잘 못사먹어
그래서 감정 컨트롤도 힘들어지고 그렇더라.

형들.
형들도 이런 경험이 있을까?
내가 이걸 배우고 있다고 해서
음악을 못한다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이 기분 이 느낌 이 생각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정말 이제껏 내가 살아온 삶을 부정당하는 느낌이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난 음악이 정말 좋아.
절대 포기할수 없을 정도로.
근데 그걸 자의와 타의로 버무려진 무언가에 의해
부정당하고 있으니 참 힘든 기분이야.
경제적인거. 이상적인거. 현실적인거
저 세개가 교집합을 이루긴 참 힘들지 그치?
참 힘든 기분이고 슬프네. 내일은 비가 오려나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그냥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가능하다면 좀 많은 조언들이 듣고파서
여기 올려봤어. 다 읽어준 형 누나 동생 친구들
고마워요. 고마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