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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돌려 뒤를 확인해본다. 아무도 없다. 이상하다. 분명 누군가가 나를 읽고 있는 것 같았는 데? 보통 시선을 느끼면 보고 있다고 느끼는 데 방금 내가 느낀건 읽히는 느낌이였다. 이건 말로 설명이 안되고 직접 느껴봐야지만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드디어 내가 선택 된 건가?'
혼자 뻘 생각을 하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읽히고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나는 드디어 주인공으로 선택 된 것 같다. 그렇다면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를 볼 때가 아니다. 독자를 재밌게 해줘야 된다.
'장르는 어떻게 하지? 전개는? 등장인물은? 사건은? 아 안될것 같다. 생각 나는 게 하나도 없어.'
이렇게 갑자기 주인공으로 선택 될 지 몰랐단 말이다.나는 생각은 그만두기로 하고 일단은 움직이기로 했다. 아무래도 방안에 있는 것 보다야 나가서 산책이라도 하는 게 읽는 재미가 있겠지.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현관문을 나선다. 산책코스는 집근처 학교 운동장이다. 가는 길에 물을 사고 자연스럽게 귀에 이어폰을 낀다.
'자연스럽다. 내가 눈치챈걸 독자들은 모를 거야.'
운동장에 도착했다. 내가 다닐 때만해도 야간자율 학습으로 이 시간까지 불이 켜져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져 불이 꺼져있다.
"옛날 생각나네...."
나지막이 읊조렸다.
'좋아! 뭔가 사연이 있어보여 이정도면 과거 회상도 들어가지 않을까? 아무일도 없었지만 그정도는 보정이 될거야!'
하지만 누군가가 읽고 있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 실패다.
'회상 장면이 삽입되지 않았어. 보정 따윈 없구나. 어떡하지? 아 학교 안에 들어가면 되겠다. 어두운 학교 안은 공포물로 연출 할 수 있을거야!'
목표가 정해진 나는 어서 학교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로했다.
"우왛!?"
장르가 정한 것 때문에 기분이 들떠 버린걸까?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히도 바닥은 우레탄으로 되있어 다치지는 않았다.
'아아아 쪽팔려 하필 읽고 있을 때!! 아니야. 이걸 이용해야돼. 마치 유령이 날 붙잡았던 것 처럼!!'
나는 바로 일어나지는 않고 무언가에 눈치챈듯 휙 고개를 돌렸다. 아무것도 없다. 당연하다. 그다음으로 발목을 한번 쓱 쳐다보고는 손으로 주물러본다.
'좋아. 이정도면 유령이 날 넘어뜨린 것처럼 보일거야.'
일련의 연기가 끝난 뒤에야 나는 일어났다. 이제는 진짜 학교 안으로 장면을 옮겨야 된다. 복선은 다 깔아뒀다. 하지만 내 기대는 쉽게 무너지고 말았다. 학교의 문이 잠겨있던 것이다. 나는 열린 창문이 있나 1층 창문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오..! 하나 열려있다. 이제 들어가서 문을 열어 놓자. 아 너무 말이 없었나?'
"역시 여기 창문은 안 잠겼네"
마치 알고 있던 것처럼 말했다.
'이정도면 학교와 관련있다고 생각할 거야'
창문을 넘어 들어갔다. 들어간 곳은 교무실이였다. 예전 기억을 더듬으며 교무실에서 정문으로 나아갔다. 정문을 열어둬야 여러모로 편하다고 생각한 나는 망설임 없이 잠금장치에 손을 뻗었다.
애애애애앵
잠금장치를 해제한 그순간 소리가 싸이렌이 울렸다. 당황한 나는 아무 것도 못하고 출동한 세콤에 붙잡혔다. 나는 학교에 불법침입으로 잡혔고 경찰서에서 사정을 설명할때 누군가가 읽고 있는 느낌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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