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안, 왕과 신하가 정치를 논하기위해 모여있다.

"좌의정대감. 살이 조금 더 찌신것 같구려. 인품이 매우 좋아보입니다."

"과찬이시옵니다. 전하."

"다른 대감들도 보아하니... 모두 살이찌시어 건강해 보입니다. 하하하하"

"이 모든것이 전하의 은덕이옵니다."

"그렇소? 허... 그거 참으로 이상하구려. 과인의 머릿속은 온통 힘없고 가난한 백성들 생각뿐인데 그들의 배는
등에달라붙고 생각지도않던 사람들의 배는 부풀어오르니 말이오. 앞으로 백성들 생각따위는 하지 않아야겠구려"

"전하. 어찌 그런 농을 하시는것입니까."

"아무리 백성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어도 배가차는 건 그들이아니라 그대들이지않소!"

잠시후. 왕이 나가자 신하들은 좌의정 주변에 모였다.

"어허... 주군께서 갈수록 화를 내시니 이거 살찌우기는 힘들어지겠구려"

"대감... 언제까지 보고만 계실것입니까? 아직 거사를 진행하기에는 힘드신것입니까?"

"기다리시오. 기다리시면, 다 되실것입니다."

좌의정은 비장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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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5일남은건가?"

대혁은 연월이 있는 방문을 쳐다보았다.

"헌데 이상하단말이야...도대체 좌의정은 왜 연월을 찾는거지?
요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면 누구나 여인이라고 생각할텐데..."

대혁은 의심이 생겼다. 몇일사이 연월과 함께 머문결과 연월은 해가되는 존재가아니었다.
되려 대혁에게 밥도차려주고 아이의 엄마도 찾아주었으니 이로운 존재일것이다.

대혁이 한참을 연월이 있는 방문을 바라보고 있자 방울소리가 났다.
대혁은 왠지 기쁜얼굴이 되었다. 이윽고 방문이 열렸다. 대혁은 고개를 제빨리 들어 하늘을 보았다.

"나와 계셨습니까?"

"날이 좋구나... 이런날은 장터에 가는것이 제맛인데..."

"예?"

연월은 하늘을 한번 보았다. 하늘은 햇빛조차 보이지 않는 짙은 회색의 구름으로 덮어져 있었다.

"이런날을... 좋은날이라 하옵니까?"

대혁은 괜히 헛기침을 몇번했다.

"어찌 그 날 이후로 마을로 나가지 않는게냐? 아직도 내게 화가난것이냐?"

"아닙니다. 다만... "

연월은 말을 잇지못했다. 하지만 그때의 그 오해를 다시 살수있다는 생각에 차마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뭐 나오고 싶지 않다고하니... 알겠다. 그럼 나는 나가볼터이니 집을 잘 지키거라."

"예. 갔다오십시요"

대혁은 문을 나서고, 연월은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으아아아앙"

그때, 문밖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었다.

"으아아아앙"

연월은 놀라 밖으로 뛰쳐나왔다. 문밖에는 어린 아이가 울고있었다. 연월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찌 울고계십니까? 혹시 길을 잃으신 것입니까?"

아이는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아이의 손가락이 가리킨곳에는 대혁이 서있었다.

"저 사람이 나 때렸어 으아아아앙"

대혁은 콧노래를 부르며 딴청을 피웠다. 연월은 대혁을 노려보고는 주머니를 열어 유과를 꺼내었다.

"아니, 도대체 유과는 자꾸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

연월은 들은체도하지 않았다.

"저기 못된사람은 제가 혼내줄터이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십시요."

아이는 유과를 받자 울음을 뚝 그쳤다. 그리고 기쁜얼굴로 집으로 돌아갔다.

"어찌 어린아이를 괴롭히신것입니까?"

"내가 언제 괴롭혔느냐? 보았느냐?"

연월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려 했다.

"어디 가는게냐?"

"집을 지키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아니다. 생각해보니 이런 대낮에 집을 지킬필요는 없을것 같다."

"허면, 들어가서 쉬고있겠습니다."

연월은 대문을 열었다.

"왜 자꾸 집으로 들어가있으려고만 하느냐? 그토록 보고싶던 인간세상이 아니더냐? 벌써 질린것이냐?"

"그것이 아니오라..."

"그럼 나가자. 아직 너에게 마을의 전부를 구경 시켜주지 않았다."

대혁과 연월을 함께 걷기시작했다. 연월은 고개를 숙인채 걸었다.

"너는 구경을 시켜달라하였으면서 어찌 땅만보는게냐?"

"허나 얼굴이 보인다면은 마을사람들이..."

대혁은 연월의 말을 듣고는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는 무언가 깨달은듯 미소를 지었다.

"연월아. 날 따라해보거라."

대혁은 양손으로 있는힘껏 얼굴을 당겨서 넙대대한얼굴을 만들었다.
연월은 흉내낸다고 하고는 있었으나 살짝만 당기고있엇다.
그걸본 대혁은 연월의 얼굴을 잡더니 있는힘껏 당겼다.

"아얏! 왜 이러십니까?"

대혁은 웃으면서 손을 놔 주었다.

"생각나다가도 안나는게 기억이다. 벌써 5일이 지났으니 네가 밧줄에 묶여 왔던일은 아무도 기억못할게다."

"그렇겠습니까?"

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서야 연월은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대혁과 연월은 계속 마을을 걸었다. 정말 대혁의 말대로 연월을 흉보는이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이봐. 어디서 저 처자 본것같지않아?"

"그러게... 저렇게 이쁜 처자를 어디서 본것같은데..."

"이름이라도 알고싶구만"

연월이 지나가면 온갖 사내들이 정신을놓고 쳐다보는 바람에 대혁의 심기가 불편했다.
쑥덕대던 사내 몇명이 연월을 향해 다가왔다. 대혁은 다가오는 사내들을 눈에 힘을주어 쫓아냈다.
연월은 눈에 힘을주어 걷는 대혁이 이상했다. 대혁과 연월은 계속걸어 탈집앞에 멈추었다.

"이것은 무엇이옵니까? 얼굴이옵니까?"

연월이 탈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호라... 진작에 이것을 썼으면 될것이었다."

대혁은 각시탈을 하나샀다. 그리고는 연월의 얼굴에 씌어주었다.

"이것을 왜 씌우십니까?"

"사람들이 다 잊은듯하나, 혹시나 기억좋은 사람하나가 널 떠올려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까봐 씌어준것이다."

연월은 무언가 미심쩍은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사실, 대학의 속뜻은 따로있었다.
자꾸만 다가오는 사내들을 쫓기위해 조금더 힘을주면 눈에 쥐가날지경이었기에 연월의 미모를 각시탈 속에 감춰버린것이었다.

"자 마저 걷자."

대혁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괜찮게 생긴 도포를 발견했다.

"오호... 꽤나 괜찮게 생겼구나?"

"아이고. 나리 안목이 뛰어나시구만요. 그 도포로 말할것같으면.."

옷가게의 주인은 제빨리 대혁에게 달라붙었다.
연월은 계속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갑작스레 왠 탈을 쓴 꼬맹이 하나가 연월의 앞에 나타났다.

"야! 너 여기있으면 어떻게. 얼마나 찾아다녔는줄 알아?"

"예? 혹시 저를 아십니까?... 앗!"

탈을쓴 꼬맹이는 연월의 손을 붙잡아 달리기 시작했다.

"아니, 잠시... 이 손을..."

"제시간안에 도착해야 아저씨한테 혼나지 않을텐데..."

대혁은 계속해서 상인의 옷자랑을 듣고있었다.

"그러니, 나리같은 귀인께서도 이 비단도포를 입으심이 지당하십니다요."

"허허허.. 듣고보니 네 말도 맏구나. 어디 얼마나 하는게냐"

상인은 손가락5개를 펴보았다.

"꽤 비싸구나... 다섯냥이라..."

"나리, 무슨말씀이십니까? 이겁니다."

상인은 주먹하나를 손옆에 붙였다.

"오십냥?... 크흡... 이 도포는 다음에 와서 사도록 하지."

대혁은 헛기침을 한번하더니 옷가게에서 나왔다. 그리고 연월을 찾아보았다. 허나 연월은 보이지 않았다.

"얘가 어디로간거야?"

그 시간, 연월은 꼬마의 손에 이끌려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고 있었다.

"여러분들 그간 저희들 보고싶으셨을겁니다요. 저희도 여러분을 보고싶었지만 부르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전국 팔도를 돌고 돌고 돌아 여러분들의 얼굴을 보기위해 한양서 부르는 높으신분들의 부름도 사양코, 제 사랑 순이의 부름도 사양코 여러분의 앞으로 돌아왔습니다요. 그러니 어디 한번 신명나게 놀아봅시다요!"

남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사라지자 꽹과리와 장구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저씨, 데리고 왔어!"

"인석아! 어딜 싸돌아 다니는 것이야! 아직 늦지 않았으니 서둘러 준비를 해!"

연월의 앞에 할매탈을 쓴 사람이 연월에게 말했다.

대혁은 계속해서 연월을 찾아다녔다.

"뭐야. 이럴줄 알았어."

대혁이 혹시나 하고 찾아온 한과점 앞에 각시탈을 쓴 사람이 보였다.

"그 새를 또 못참고 유과를 먹으로 온게냐? 하여튼... 어디 원하는 만큼 실컷 먹어 보거라"

"정말이지?"

각시탈 속에서는 처음듣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각시탈은 유과를 먹기위해 탈을 벗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연월이 아닌 다른여인이 있었다.

"너... 너는 누구냐?"

대혁이 깜짝놀라 물어보았지만 여인은 유과를 먹느라 정신이 팔렸다.
그때, 어디선가 꽹과리와 장구소리가 대혁의 귀에 들렸다.

"자자, 저희도 입에 풀칠은 해야하지 않겄습니까? 여러분이 한푼씩만 주신다면 우리 함께 신명나게 놀아볼수 있습니다요. 한푼만 주십쇼."

"한푼만 주십쇼~"

할매탈을 쓴 사내와 탈을쓴 꼬맹이가 바가지를 사람들에게 들이댔다. 연월은 무엇을 하는것인지 구경했다.

"야. 너 뭐하는것이야! 또 이럴래? 썩 바가지들고 따라오지 못해?"

할매탈을쓴 사내가 연월에게 바가지를 쥐어 줬다. 연월은 바가지를 든채 할매탈을 따라다녔다.
할매탈이 입을열면 사람들은 웃으며 떠들었고 뒤따르던 연월의 바가지에 돈을 한푼 두푼 던졌다.
그런데 연월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지켜보던 이가있었다.

"어디서 봤던 사람같은데..."

4일전 연월의 손목을 붙잡고 난리를 피우던 아낙네였다. 연월은 놀라 고개를 숙였다.

"혹시 나 몰라?"

아낙네는 고개를 들이밀며 자세히 보려했다. 연월은 고개를 젓기만할뿐 아무말 못하였다.
아낙네가 탈을 벗기기위해 손을 뻗었지만 할매탈이 가만히 서있는 연월을 끌어당겨 겨우 아낙네의 손을 피할수 있었다.

"좋아... 밥한끼는 사먹겠구만. 자 그럼 시작하자"

할매탈의 말이 떨어지자. 장구소리가 요란하게 들리었다. 동냥을 하던 탈들은 바가지를 할매탈에게 돌려주고 멍석위에 섰다. 그리고 그들은 탈극을 시작했다. 연월은 처음보는 탈극이 신기했다.

"그러니까 네가 여자를 찾지 못하는게 아니라 안찾는 것이라고? 푸하하하하!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아니. 왜웃는 겐가?"

"자네 얼굴이나 한번 보고 얘기하라구. 코는 비뚤어졌고, 눈은 찢어졌으며, 입은 오리주댕이마냥 툭 튀어나오지 않았나, 어디 그런얼굴에 시집갈 여자가 있겠는가? 그러니 머리깍고 절로들어가 다음생에 나처럼 잘나게 태어나게 해달라고 절이나 하게나. 푸하하하!"

"내 이놈을!"

못난이탈은 미남탈의 멱살을 붙잡았다.

"왜... 왜이러는겐가! 농일세!"

주변의 탈들은 못난이탈을 말려 겨우 멱살잡은 손을 떼었다. 그리고 모두들 못난이를 욕하며 떠났다.

"두고보라지! 내 세상에서 젤루다가 이쁜 처자를 찾아 각시로 만들테니"

못난이는 궁시렁 거리는듯한 말투를하며 멍석위에서 내려왔다.
연월은 다음내용이 궁금했다. 헌데, 아무도 멍석위로 올라가지 않았다.
구경을 하는 사람들도 수근대기 시작했다.

"야, 뭐하는거야 빨리 올라가"

탈을 쓴 꼬맹이가 말했다. 그제서야 연월은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고있음을 알았다.

"혹시... 내가 올라가야하는 것입니까?"

꼬맹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연월은 당황스러웠다. 결국 보다못한 꼬맹이가 연월을 밀어 멍석위로 보내었다. 하지만 멍석위에 올라간다한들 연월이 할수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벌서 끝난게야? 왜 말이없어?"

"이럴려고 전국팔도 돌고돌아 우리 찾아온게냐?"

"내엽전 다시 내놔!"

사람들이 술렁였다. 할매탈은 보다못해 멍석위로 올라왔다.

"어서 극을 시작하지 못해? 네 년때문에 오늘 밥굶게 생겼잖아!"

연월은 고개를 숙일뿐이었다.

"잠깐... 너 춘심이가 맞는게냐?"

할매탈은 그제서야 연월이 자신의 극단원이 아님을 눈치채기 시작했다.

"너는 누구냐?"

할매탈은 연월의 탈을 벗기려했다. 연월은 그저 주위에서 술렁이는 것이 자신때문이라는 생각에 가만히 서서 어찌해야할 줄 몰랐다. 할매탈의 손이 연월의 탈에 닿자 연월의 탈을 벗기려 했던 아낙네는 눈을 크게떳다.

"분명, 저년을 어디서 본것같은데..."

할매탈이 연월의 탈을 반쯤들어올리었고 연월은 몸이 떨리었다. 그때 왠 손이 연월의 손을 잡았다. 얼굴을 보니 못난이탈이었다.

"못난아.. 뭐하는게냐?"

할매탈이 못난이탈을 보고 물었다.

"아저씨!"

그때, 사람들속에서 각시탈이 또 나왔다.

"춘심이?"

사람들은 두명의 각시탈을 보고 무슨일인지 의아해했다.
또한 왠 남자가 멍석으로 올라와 못난이 탈에게 소리쳤다.

"이놈! 내탈 내놔!"

"달리거라."

못난이탈이 연월에게 말했다. 그리고 이내 힘껏 달렸다. 연월은 못난이탈의 손에 이끌려 달리었다.
사람들속을 빠져나오고 한참을 달려서야 못난이탈이 멈추었다. 연월은 숨을 돌리느라 힘들었다.
숨을 고른후 연월은 탈을 벗었다.

"고맙습니다."

"도망치려거든 멀리 도망쳐버리지, 탈극을 하고있었던게냐?"

"예?"

못난이탈이 탈을벗었다. 속에는 대혁이 있었다. 연월은 깜짝놀랐다.

"어떻게... "

"말하지 않았느냐, 도망치더라도 널 다시 잡을것이라고"

"저는 도망친게 아닙니다. 이 각시탈때문에 멍석에 올라가게 된것입니다. 정말이옵니다."

연월은 억울했다.

"너는 참 놀리기 쉽구나. 나도 어찌된 일인지는 짐작하겠다. 그러니, 왜 내곁에서 떨어져 있어 스스로 곤란한 상황에 빠지는게냐? 앞으로는... 항상 내곁에 붙어있거라."

대혁은 자신이 말하고도 눈을 마주치지 못하였다. 연월은 손을잡고 그런말을 하는 대혁을 보니 얼굴이 붉어졌다. 대혁 또한 자신의 손이 연월의손을 잡고있음을 의식하고는 얼른 놓았다.

"그리 하겠습니다."

대혁과 연월은 다시 걸었다.

"헌데, 걱정이 있습니다. "

"무엇이냐?"

"몇일전, 저를 관아로 끌고가려했던 여인이 아직 저를 아는듯 합니다."

"음... 그 여인은 충분히 너를 기억할수 있겠다. 품속에 각시탈을 넣어다니다가 그 여인이 나타나거든
각시탈을 쓰거라."

"예"

"날이 어두워지려하니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대혁은 대답이 들리지 않자 고개를 돌려보았다. 연월이 보이지 않았다. 놀란 얼굴로 주위를 살피더니 한과점 앞에서 연월을 발견할수 있었다.

"너는... 어찌 방금 약속하고도 어기느냐?"

대혁이 다가갔을때쯤, 이미 연월의 볼은 입속의 유과때문에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곁에 붙어있으라 하지않았느냐?"

연월은 그제서야 기억난듯했다.

"죄송합니다."

"너는 유과가 그리 좋단말이냐?"

"예."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하는 연월이었다. 대혁은 언짢은 표정을 짓고는 강정하나를 입에넣었다.
대혁이 강정을 씹자 오드득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연월은 대혁을 쳐다보았다.

"왜 날 보는게냐?"

"방금 뼈가 부러지는듯한 소리가 났습니다."

대혁은 웃음이 나왔다. 연월의 시선은 강정에 향했다.

"너도 하나 먹어보거라."

연월은 기쁘게 집어 먹었다. 그리고 이내 연월은 천천히 씹기시작했다. 연월의 입에서도 오드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맛도 맛이지만, 씹을수록 즐겁습니다."

"보아하니, 너는 씹는 맛을 모르는 구나."

"그런 맛도 있습니까?"

대혁은 손가락으로 혀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혀로 느끼는 단맛 쓴맛이 아니라, 씹으면서 느껴지는 느낌을 씹는맛이라고 한다."

"그렇습니까? 허면, 저는 씹는맛이 참으로 맛있습니다."

연월은 연신 오드득거리며 강정을 먹었다. 대혁은 그런 연월을 보자 흐뭇했다. 대혁이 자신도 강정을 먹어볼까하며 그릇에 손을넣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뭐냐... 또 다먹은것이냐?"

연월은 고개를 돌려 아무것도 모르는척하였다.

"시치미 떼시겠다?"

"날이 어두으니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연월은 서둘러 걸었다. 대혁은 빨리 걷는 연월의 뒤를 따라걸으며 말했다.

"혹시 주머니에 숨긴것은 없느냐?"

대혁이 또다시 연월을 놀리기 시작했다. 연월은 얼굴을 붉힌채 아무말않고 걷기만했다.
이때, 이를 지켜보던 동섭이 한과점앞에 나타났다.

"강정이라..."

강정하나를 씹자 동섭의 눈이 커졌다.

"참이로 신기한 맛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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