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모두들 잠에빠져 아무도 보이지 않는 시각에 왠 무리 하나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허름한 집 한채 앞에 멈춰섰다.

"이 곳이 맞는것이냐?"

"예. 쉔네가 알아본 바로는 이곳이 확실합니다요."

"그럼... 치거라"

수염이 덮수룩한 남자가 명하자 댓명의 복면들이 담을넘어 집으로 들어갔다. 마루에는 왠 남자가 앉아
있었다. 복면들은 당황했다.

"네놈들은 무엇인데 남의 집 담을 함부로 넘는게냐?"

복면들은 조심스레 남자에게 다가갔다. 남자는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기습이라는 것은 그리 천천히 오는것이 아니라..."

그때, 복면하나가 남자에게 검을 휘둘렀다. 남자는 몸을 뒤로 젖히며 복면의 검을 피했다. 이윽고 남은 복면들이
검을 꺼내들었다.

"어디 기어나가고 싶은자가 있으면 덤벼보아라."

복면들은 동시에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잠시후, 집 밖에있던 수염이 덮수룩한 남자는 무척 초조했다. 이윽고 문이 열렸다.

"어찌 된일이냐!"

열린 문에서는 복면들이 기어나오고 있었다. 복면들은 아무말없이 서둘러 집을 나올뿐이었다.

"이리 강하단말이지..."

그리고 뒤따라 남자가 나왔다.

"댁이 어디사는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왜 나에게 이런 복면들을 보낸것이오?"

"이 놈! 이분은 좌의정 대감이시다! 어디 입을 함부로 여느냐!"

수염이 덮수룩한 좌의정 옆에있던 심복은 매우 격노했다. 좌의정은 손을 들며 그를 진정시켰다.

"네가... 진정 이나라 최고의 퇴마사냐?"

"아마도 그런것 같소."

좌의정은 남자의 태도가 언짢았다. 하지만 꾹 참고 품속에서 종이하나와 마패를 꺼내었다.

"네가 잡아야할 도께비가 있다. 나라의 명이니 거절할 생각 일절말거라."

남자는 종이와 마패를 받았다. 남자가 받은 종이에는 매우 아름다운 여인의 그림이 그려있었다.

"정령... 도께비란 말이오?"

"앞으로 50일을 주겠다. 50일 후에 다시 올터이니 기일내에 잡아놓도록 하라."

"잡아놓으란 말이오? 허면 퇴마는 누가한단말이오?"

좌의정은 아무말없이 떠났다. 심복은 갑자기 떠나는 좌의정을 뒤따라갔다. 남자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

40일후.

얼굴에 흙을 묻힌 남자가 급하게 달린다. 남자가 행한곳은 산중턱의 초가집. 초가집에는 아직 불이 밝아있었다.

"아가씨! 도망가십시요!"

남자는 문을 열고 크게 외쳤다. 하지만 이내 퍽소리가 나더니 남자는 쓰러졌다. 뒤에는 온통 검은 복면을 두른 남자가 있었다.

복면을 두른 남자의 눈매는 매우 차갑게 여인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품속에서 종이를 한장꺼내었다. 종이의 그림과

남자의 앞에있는 여인과 똑같이 생겼었다.

"이런 산속에있는다고 내가 못찾을것같으냐? 도께비 냄세가 천리밖에서도 풍기거늘..."

남자는 여인의 일으켰다.

"어찌 이러시는 것이옵니까?"

"네놈 요괴들 때문에 살기힘든 인간들을 대표해 내가 왔다. 해서 나는 내 일을할 뿐이니 억울하게 생각지 말거라."

"틀리셨습니다. 저는 해를 가하는 요괴가 아니옵니다. "

"입다물라! 어디서 거짓을 말하는게냐? 요괴가 인간을 해하지않는다면 왜 너를 잡아오라 하였겠느냐?"

"그것은..."

여인은 무언가 말하려 하였지만 멈추고 말았다.

"지금 당장죽이고싶으나, 명에 따라 너를 끌고가야하니 도망칠생각은 하지말거라."

남자는 여인의 몸에 줄을 묶었다.

"한양까지 가야할것이니 서둘러 걷거라."

여인은 남자에게 밀려 걷기시작했다. 수시간이 흘러 남자가 입을열었다.

"요괴. 어찌 이리 꾸물거리는게냐?"

남자와 여인은 아직도 산중이었다. 여인의 얼굴은 피곤해보였다. 하지만 계속해서 걷고있었다.
남자는 자신도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인한척을 하기위해 계속해서 걸었다.
그렇게 계속 걷던도중 여인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남자는 드디어 지쳤을것이라는 생각에 기뻐했다.

"요괴. 왜 멈춘게냐?"

"어찌 자꾸 요괴라 부르십니까. 저에게는 연월이라는 이름이 있사옵니다."

"요괴를 요괴라 부르는것이지. 이름이 무슨상관이냐? 왜 멈춘건지나 말해."

"몸이 피곤해도 걷는것은 상관없으나... "

"상관없으나?"

연월은 말을 다 하지못하고 우물쭈물 거렸다.

"상관 없으나 뭐?'

"참으려해도 참을수없어 멈춘것이옵니다."

"참으려해도 참을수없어?"

남자는 한참을 생각했다. 그리고 께달았다는 듯이 연월을 쳐다보았다.

"요괴도 볼일은 본다이거구만... 그래, 시원하게 해결하거라"

남자는 그렇게 서있기 시작했다. 연월은 계속해서 남자를 쳐다보았다.

"뭐? 참을수 없다고 하지않았느냐?"

남자는 계속해서 쳐다보는 연월을 이해할수 없었다.

"도께비라곤 하나 여인의 몸입니다. 어찌 사내의 앞에서..."

남자는 연월의 말을 듣고 께달았다.

"어찌한다... "

남자는 도께비였지만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의 여인이었기에 최소한의 여자를 대하는 예절은 지켜야한다고 생각했다.

"좋다. 잠깐동안 움직이는걸 허락토록하지. 하지만 10분동안 만이다. 그 안으로 돌아오지 안으면 너의 목숨은...."

"예. 알겠사오니 어서..."

연월은 점점더 급해진 모양이었다. 남자는 그런모습이 우스웠지만 웃음을 참고 밧줄을 풀어주었다. 연월은 풀숲을 향해 달려갔다.

그제서야 남자는 웃기시작했다.

"뭐, 10분동안 달아나봤자 이내 잡힐테고... 말하는 모양을 보아하니 거짓을 말할 이는 아닌것 같으니 잠깐 눈이나 붙여볼까"

하지만 남자의 예상과도달리 연월은 거짓을 말했다. 연월은 멀리 풀숲에 들어가 품안에서 목걸이를 꺼내었다. 그리고 눈을감고 두손을모아 목걸이를 쥔채 기도했다.

남자는 서서히 잠에 빠지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안보였지만 목소리가 들렸다.

"대혁아."

남자의 귀에 익은목소리였다.

"사부?"

"대혁이 이놈! 잠에서 께어나거라!"

"사부님이시군요! 살아계셨습니까?"

"어허... 지금 날 걱정할때냐? 힘겹게 잡은 요괴를 놓칠생각이냐. 썩 일어나거라!"

"사부님.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사람보는 눈이 있는데, 그 아이는..."

"그 썩어빠진 정신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게냐? 놈은 사람이아니라 요괴이니라! 하물며, 사람도 거짓을 달고살거늘 한낯 요괴가 어찌 거짓말을 하지않겠느냐?
쯧쯧쯧... 어리석도다.. 어리석어.."

"사부님? 사부님?"

대혁은 자그마한 목소리로 속삭이다 눈을 떴다. 이미 해는 노을진 상태였다. 십분이아니라 수시간동안 잠을잔것이다.

"요괴...."

대혁은 정신을 차려 주위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주위에는 자신이 풀어준 밧줄을 제외하곤 어무것도 없었다.

"이런 제기럴!"

생각을 해보니 자신이 어리석음을 께달았다. 사람도 약속을께고 속이는 일이 허다한데 어찌 요괴가 자신을 속이지 않을수 있겠는가? 다만, 요괴가 너무도 아름답고 행실이 이뻐보여 믿어버린 것이다.
대혁은 자신의 어리석음도 미웠지만 여인인척 사람인척 자신을 속인 연월을 더 미워했다.
속으로 죽이겠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어찌 화를 내시고 계시옵니까."

"요괴때문이다."

대혁은 놀라 뒤돌아 보았다. 그곳엔 연월이 서있었다. 믿기지않는 상황에 대혁은 눈을비벼 보았다.

"다시 돌아왔을때 잠에 깊이 빠지신듯하여 허기를 채우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사옵니다."

연월의 치마에는 감자가 몇개 품어져있었다.

"혹시 배가고프시다면 같이 드시겠습니까?"

"어?"

대혁은 연월이 건내는 감자를 집어 들었다.

"앗 뜨거."

"괜찮으십니까?"

너무도 황당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도망가기에는 최상의 기회가 있었는데,
그것을 뿌리치고 다시 돌아와있었던것이다.
대혁은 감자를 한번보더니 연월을 쳐다보았다.

"어찌... 돌아온것이냐?"

연월은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얼굴을 하고있었다.

"너는, 방금 도망쳐 멀리 달아날수있었다. 헌데 어찌돌아온것이냐."

"제가 도망치지 않을거라 믿으셨기에 저를 풀어준것 아니옵니까. 어찌 그 믿음을 져버리고 도망쳐 달아나겠습니까."

"나는... 너를 죽일지도 모른다... 명이있어 너를 잡으러왔지만 나에게 잡혀가면 너는 어찌될지 모른단말이다.'

"허면, 지금 제가달아나도 되옵니까?"

"뭐?"

대혁은 당황했다.

"농이옵니다."

연월은 미소를 띄었다. 대혁은 순간 자기도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차려 다시 표정을 굳혔다.
그리곤 감자를 다 먹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시는것이옵니까?"

"참을수 없어서 일어난것이다."

"예?"

대혁은 이내 풀숲으로 사라졌다. 연월은 이제서야 이해한듯 웃기시작했다.

"재미있는 인간입니다. 안그렇습니까?"

연월이 말을하자 큰 나무뒤에서 대혁의 습격에 의해 쓰러졌던 남자가 나타났다.

"아가씨... 태범님께서 걱정하십니다."

"알고있습니다. 태범님께는 제가 부탁드렸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것이옵니다."

"하지만 저자가 언제 아가씨를 해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냥 지금 해치우고... "

"아니될 말씀이십니다. 인간을 해하면 언젠가는 복수의 칼이되어 돌아오는법입니다. 지금은 얌전히 지켜봐주십시요."

"알겠습니다."

남자는 이내 사라졌다. 이 시간, 대혁은 볼일을 다보고 풀숲에서 생각을 하고있었다.

"아냐... 분명 겁에질려 달아날 생각을 하지 못한게야. 지금이라면 달아났을수도 있어."

대혁은 자신이 잘못 본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쯤 도착하면 분명 연월은 달아나고 없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대혁의 눈에 들어온것은 불을지피고있는 연월이었다.

"달아나지... 않았잖아?"

연월은 멀리서 자신을 지켜보는 대혁을 발견했다.

"어찌 거기 서 계시는 것입니까?"

"네가 달아나지 않는지 확인해보았다."

연월은 조용히 대혁을 쳐다보았다. 대혁은 슬그머니 불가로 와 앉았다.

"존함이 어떻게 되시옵니까."

"그건 어찌묻는게냐? 널 죽일수도 있는 사람의 이름을 알고싶은게냐?"

"예. 알고싶습니다. 제 이름은 주연월이라하옵니다."

"네 이름은 안다. 잡을 요괴의 이름도 모른체 너를 찾았겠느냐?"

"허면 나리의 이름을 가르쳐주십시요."

"윤대혁. 널 잡은 사람의 이름은 왜 알라고 하는게냐?"

"대혁님. 제가 조선팔도를 떠나지않는한 도망간다한들 어디라도 쫓아와 잡으실것입니까?"

"당연하지. 얼마나 걸리든 쫓아서 잡을것이다."

"어차피 잡힐거 도망가서 무얼하겠습니까. 방금 도망가버렸다면 다시 잡혔을때, 저는 볼일을 보기위해
풀려나는 일따위는 없을것입니다. 그 순간에도 감시를 당해야겠지요."

"맞는말을 하는구나."

"또한, 저는 부탁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 부탁을 들어주신것은 대혁님이십니다.
아무리 요괴라곤 하나 부탁을 들어준자에게 은혜를 갚진 못할망정 배신을 하겠습니까?"

대혁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맞는 말이긴하나 인간도 하기 힘든것을 요괴가 지키고 있는것이 놀라웠다.

"꽤나 특이한 요괴로구나... 지금 네가 하는 말과 행동은 인간보다 더 인간답구나. 좋다. 내 너를 앞으로 요괴라 부르기보다는 네 이름을 불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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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웃소에서 글쓰던 사람입니다. 헌데 많은사람들이 웃소보다 웃유에서 소설들을 쓰시는것 같더군요.
물론 제생각일수도 있구요. 몇날 몇일을 웃유와 웃소를 두리번 거리며 나도 웃유에 글을써도될까? 게시판의 취지와 맞는글일까? 하는 생각들을 가지다가 오늘 한번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