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짐을 앎에도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바람처럼
나는 그대에게 달려갈 것이다.

그대 단단함에 내 몸 부서져 영혼마저 아스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그대에게 달려갈 것이다.

마침내,
내 수많은 피와 땀, 그리고 그 눈물들의 풍화로써
나 가로막는 그대 넘어섰을 때는

그제서야
나는 그대에게 술잔을 기울여 낼 것이다.

그 술잔의 첫 잔은
말라버린 나의 영혼에 목을 축이기 위한 한 잔

그 술잔의 두 번째 잔은
이미 휩쓸려 나가버린 나의 잔해물들에게 기도하며 한 잔

그 술잔의 세 번째 잔은
나와 그대를 가로막았던 그것을 안주 삼아 그대에게 한 잔

이제 더 이상 그대와 나를 가로막는 벽은 없다.
심지어 그대마저도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그대를 갈망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그대 이미 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