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1일 17시 30분

나의 삶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 때를 찾자면 그 때로 거슬러 올라가지 아니 할 수 없다.

그럴 때가 있지 않는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나이.

그 때부터였던 것 같다.

금가기 시작한 나의 삶 사이사이마저 점점 공부로 잠겨가기 시작한 것이.

하지만 불행하게도 내게 공부는 내 삶을 잠식시킬 만큼 행복한 일이 아니었기에.

그렇기에 이제는 정말 지쳤다고 나의 속마음을 토해 내보려고도 했다.

하지만 내게 돌아오는 대답은

“ 너는 머리가 똑똑해서 조금만 하면 잘할 수 있다.”

“ 조금만 하면 될 것을 왜 안하는 거냐?”

" 힘든 척 하지 마라. 앞으로 힘들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 뿐.

그렇기에 나는 나에게 지친만큼이나 박차를 가해온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왠지 나 혼자 멈춰버리는 기분이 들어버려서.

여기서 멈춰버린다면 두 번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아서.

이제는 내가 원망할 수 있는 존재는 다른 사람보다 그깟 명석한 두뇌를 물려주신 부모님 뿐이었다.

그러나 결국 그 원망의 화살마저도 나를 향하게 되어있었지만.

그 곳에서 그려낸 꿈은 그저 악몽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