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소리를 함께 내보자! 짧은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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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소리를 함께 내보자! (짧은 단편) [2]

작성자

나뭇잎마을7대이장님

쪽지 | 작성자 글보기

번호 33020 추천 5 반대 0 답글 2 조회 72 작성시간 2021-12-12 17: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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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소리를 함께 내보자!

오늘도 스멀스멀 일렁이는 달빛이 따뜻하다냥.

같이 사는 집사는 이제 막 잠이 들었다냥.

일어날 즈음이면 자러 가고 잠자리 들 즈음에는

일어나는 집사는 같이 살기 너무 피곤하다냥.

그래도 잊지 않고 밥과 간식을 챙겨 놓고 가끔은

마사지도 해주는 건 좋다냥. 요 며칠 새 비가

오더니 오늘 밤은 하늘도 요란한 별빛 없이

깨끗하다냥. 저녁이 되면 요상한 기름 냄새에

부르릉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요상한 괴물들도

다니지 않아 엄청 조용해 진다냥. 새로 이사 온 건너편 집도, 부산스러운 꼬맹이가 있는 맞은편 집

창문도 아까 아까 불이 꺼졌다냥.

이틀 전에는 정말 깜짝 놀랐다냥.

못 맡아본 찝찝스러운 냄새가 난다 했더니 건너편 집

베란다에 처음 보는 누런 개가 나타났다냥.

이 몸과 눈이 마주치니 요상스레 꼬리를 빙글빙글 돌려대다가 왕왕 짖기까지 했다냥. 새로 이 구역에 왔으면

조용히 지내다 갈 것이지, 어디서 정신 사납게

좌우로 겅충 겅충 뛰어대는지 참으로 버릇없는 개자식이였다냥. 그래, 내가 몸을 부풀리며

한 소리 해줬다냥. 절대 깜짝 놀라서, 겁먹어서

그런 건 아니였다냥. 우리 냥이들에게도 체면이

있지 냥! 그래도 그 집에 새로 온 여자 집사는

눈치가 있는지 누런 개를 데리고 거실로 들어갔다냥. 번잡스러운 누런 개가 조금 신경 쓰였는데

어찌 알았는지 같이 사는 집사가 일찍 들어와

다행이었다냥. 뭐 특별히 고마운 건 아니지만

그 마음이 꽤나 갸륵해서 집사가 그 위험하고

무서운 물이 쏟아지는 ‘샤워’라는 거 할 때 가까이서 지켜봐 주었다냥. 대체 집사들은 왜 매일같이

무서운 게 쏟아지는 곳에 굳이 들어가서 젖어

나오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냥,

으... 무시라냥!

오늘 아침은 오래간만에 맞은편 집 꼬맹이 놈이

집 밖으로 나서는 걸 보았다냥. 그 조막만한

얼굴은 허연 천조가리 같은 걸로 가린 채

찡찡거리는 것이 영 갑갑해 보였다냥.

대체 이 더운 날, 왜 숨쉬기 어렵게 코와 입을 덮고 집을 나서는지, 참 이상하다냥. 그래도 뭐가

좋은지 깔깔거리고 종종 대며 나오는 것이 나쁘지

않다냥. 예전에는 매일 아침 같이 사는 집사놈이 ‘회사’라는 걸 간다고 허둥지둥 집을 나갈 때

맞은편 집 꼬맹이도 종종 건너편 집에서 나오는 것을 봤다냥. 그렇다고 이 몸이 매일 나가는 인간들 마중하는 건 아니라냥, 우리 냥이들 만의 가오가

있지. 참... 그냥 꼬맹이가 ‘학교 다녀 올게요’라고

말하는 게 시끄러워 보는 거 뿐이였다냥.

그런데 아마도 거리에 사람들이 뜸해지고 보이는 창 밖 사람들은 모두 그 하옇고 까맣고 파란 것으로 코와 입을 막은 채로 나타나기 시작했던 그 때부터 였었냥? 꼬맹이가 집 밖에 나오지 않고 계속

자기네 집 창가에만 아른거린다냥. 이 몸께서 식사를 마치고 노곤 노곤 햇볕을 쬐기 시작할 때도

뭔가 움직이는 얇고 네모난 빛나는 것을 뚫어지게 바라보던데, 한 숨 늘어지게 자고 흘끗 보아하니, 꼬맹이가 같은 자세로 무어라 중얼거리며 보고

있었다냥. 답답하지도 않은가 보다냥. 내가 대신

팔다리 주욱 뻗고 늘어지게 스트레칭을 해 주곤

했었다냥. 여하튼 오늘은 꼬맹이가 좋아라

뛰어가는 걸 봐서 이 몸께서도 맘 편히 낮잠을

잘 수 있었다냥.

이런, 방금 오래간만에 앞집에 사는 남자 집사놈이

얼굴을 보였다냥. 언젠가 바깥 베란다에서 맞은 편

집 꼬맹이를 내려다보고 있을 때 이 몸한테 돌을

던졌던 바로 그 성격 나쁜 집사놈이다냥!

어쩜 이렇게나 귀여운 이 몸에게 해코지를 하려는지 냥... 가끔 이 남자가 보이면 앞집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곤 했는데 오늘 밤은 조용한 것이,

남자 혼자 창 너머로 분주해 보인다냥.

오호라, 남자 집사놈이 같이 사는 여자 집사를

무언가로 둘둘 말고 꽁꽁 묶고 있다냥.

이건 아무래도 새로운 놀이인가 보다냥!

이야, 정말 재미져 보인다냥! 그러지 않아도

며칠 전 여자 집사의 울음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난 이후로 여자 집사가 도통 보이지 않아

궁금했는데, 별난 놀이를 하고 있었나보다냥.

가끔 내게 ‘나비야’라며 아는 체하던 그 여자 집사, 뭐 귀찮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를 보며 왜 우리

돌아가신 할머니를 찾는지 물어보고 싶었다냥.

나도 가끔 네모난 상자에 들어가 마음을 달래는데, 여자 인간도 머리부터 발까지 덮이고 묶이니 좋은가 움직이지도 않는다냥. 나도 지금 상자 속으로 '슉-' 하며 몸을 디밀고 싶어졌다냥.

남자 집사놈이 여자 집사를 끙끙 거리며 끌고 나온다냥. 좀 무거운 가 보다냥, 내려놨다 끌었다

이 밤중에 오도방정을 떨면서 고생한다냥.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남자 집사가 여자 집사를 그 기름 냄새 나고 부릉부릉 시끄러운 요상한

괴물 안으로 우겨 넣는다냥. 그 성격 나쁜 남자

집사놈이 나랑 눈이 마주치고는 괜스레 말없이

주먹을 휘두른다냥 제 버릇 남 못 준다 했던가냥? 이 몸도 몸을 둥글려 캬아옹 성깔 한번 보여주었다냥, 감히 이 귀여운 냥이님께 겁도 없이 덤빈다고, 냥!? 남자 집사는 겁먹은 듯 여자 집사를 구겨 넣고선 시끄럽고 요상한 것 안으로 들어가니 그 괴물

자식이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사라진다냥.

여자 집사 냄새가 조금씩 옅어진다냥.

오늘 밤도 짐사놈들은 참 재미있고 이상하다냥,

미야아앙!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중국 듀오 소방방 남매의 노래를 듣고

문득 생각이 났다. 꽤나 좋은 소재인 듯 하다!

아! 그리고 고양이는 지상최강의 생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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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억이

귀여워요~

2022-01-15[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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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억이

너무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