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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보신 적 있나요. 대부분 사람이 딱딱하고 빳빳한 장소가 있다는 사실을 모를 거예요. 등이 닿으면 척추뼈들이 소리를 지르는 듯이 아파요. 이곳에 사는 우리는 평생 ‘부드럽고 폭신한’ 느낌을 몰랐어요. 여러분이 저희가 사는 바닥의 느낌을 모른 것처럼요. 반가워요, 침대인간 여러분. 저희는 바닥인간이에요.
언제부터 우리가 사는 곳에 ‘바닥’이라는 명칭이 붙었는지 몰라요. 얼핏 부모님께 할아버지들의 할아버지들이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들었을 뿐이죠. 아버지는 우리가 바닥인간이라고 하셨어요.
바닥인간.
가끔 입술과 혀로 바닥인간을 소리 내면 기분이 좋았어요. 어쩌면 자주 그랬을지도 몰라요.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전 제가 평소에 무엇을 하며 사는지 확인하지는 않아요. 다른 바닥인간들도 그래요. 맞다. 제가 ‘다른 바닥인간들’이라고 한 건 여러분께서 이해를 못 하실까 봐 그랬어요. 원래는 ‘다른 사람들’이라고 해요. 참 이상하죠. 여러분도 타인을 가리킬 때 ‘다른 침대인간’이라고 하지는 않잖아요?
어제는 친구들과 싸웠어요. 제가 여러분께 편지를 쓴다고 말했거든요. 맞아요. 이 편지예요. 친구들은 여러분이 우리 문자를 못 알아본다고 했어요. 정말 침대인간 여러분은 이 글을 못 읽으시나요? 답장도 안 올 편지를 쓴다고 해서 저는 버럭 소리를 질렀어요. 그건 해봐야 한다고 말이에요. 만약 이 편지를 읽으셨다면 꼭 아래에 쓰인 주소로 답장을 보내주세요. 추신으로 ‘존재를 몰랐으나 지금부터 친애하는 바닥인간에게’를 넣어주시면 더 좋고요.
그러고 보니 제 소개를 안 했네요. 원래 모르는 사람에게 편지를 쓸 때는 편지를 시작하는 부분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게 맞는데 말이에요. 저는 캉이라고 해요. 집에서 멀리 떨어진 절벽이 있어요. 거기 위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캉캉캉’ 소리가 나는데, 마침 제가 태어난 날 그 소리가 나서 그렇게 지었대요. 혹시 나중에 저를 알아보게 되시면 제 이름을 불러주면 좋겠어요.
마을 어른들은 침대인간 여러분을 별로 안 좋아해요. 저희 부모님도 마찬가지고요. 그분들은 맨날 ‘침대인간은 우리를 멸망시키고 있다’고 말씀해요. 정작 어른들도 침대인간 여러분을 본 적 없는데 말이에요. 아, 편지를 쓰는 내내 ‘침대인간’을 소리 내어 읽고 있는데 이상한 기분이 들어요. 한 번도 발음해보지 않은 단어라서 그런 걸까요. 여러분도 바닥인간을 발음하면 저처럼 혓바닥이 불에 덴 느낌이 들까요.
저도 여러분께 여쭤보고 싶은 게 많아요. 처음 침대인간 여러분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직접 여러분이 사는 침대를 찾아보고 싶었어요. 침대라는 곳은 정말 부드럽고 폭신한가요? 침대에서 자면 허리에 닿는 부분이 음푹 들어간다고 들었어요. 허리가 들어간다는 느낌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면 잠이 잘 안 올 것 같아요. 제가 너무 딱딱한 곳에서 자서 그런지도 몰라요.
그런데 침대는 어디에 있는 곳인가요? 마을 어른들은 멀리 보이는 절벽이 침대라고 해요. 근데 저는 그 절벽 아래까지 간 적 있어요. 절벽을 직접 만져봤는데 부드럽지도 않고 폭신하지도 않았어요. 그러니까 어른들 말은 틀린 거예요. 이 편지에 답장을 써주실 생각이 있다면 꼭 침대의 위치도 알려주세요. 제가 직접 여러분들이 사는 곳을 방문해보고 싶어요. 어른들 말이 틀렸다는 걸 증명할 거예요. 침대인간 여러분의 답장을 기다릴게요.
추신:제가 사는 집 주소는 가장 큰나무에서 오른쪽으로 백 걸음을 걸어간 뒤 가지가 없는 나무에서 왼쪽으로 다섯 걸음 가면 나오는 첫 번째 집이에요.
바닥인간 캉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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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7 [0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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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쫓는노먼 |
재밌네요. 베르베르 소설 보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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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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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는또라이 |
어느 날 꾼 꿈에서 착안했어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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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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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마을7대이장님 |
조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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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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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마을7대이장님 |
글또센세도 조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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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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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또라이 |
무한한 관심은 좀... 감사합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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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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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마을7대이장님 |
ㅠㅅㅠ 으헝헝 미워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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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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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또라이 |
ㅋㅋㅋㅋㅋ 왜 미워욬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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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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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류 |
독특한 감성이네요. 따뜻하면서도 몽환적인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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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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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또라이 |
필력이 부족해서 느낌을 잘 못 살렸어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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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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