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파는 꽃이라 한들 가시 하나 정돈 있어야 하지 않는가"



평소 였다면 흘려들었을 얘기조차
서늘한 칼날이 되어 심장을 찌르니

고통을 참으며 그저 듣고만 있을뿐이다



"거짓된 웃음으로 사람을 대하니 거짓된 친절이 너에게 돌아오는것이니라"



얼굴에 누가 따귀를 때린것처럼 아렸다

그저 몇마디 대화를 나눴을 뿐인데 말이 침이되어
고통스럽게 다가오니 하릴없이 듣고 있어야만 했다



"어찌 아무 말도 없느냐 한낱 기생에겐 어려운 이야기 였더냐"



"....맞습니다 제겐 너무나도 어렵고 힘겨운 말씀 이셨습니다"



듣고 있어야만 했다 그래야만 한다



" 너 또한 그저 기생일 뿐이였구나.... 그래 그만 얘기하도록 하지 그럼 가락이라도 울려주겠는가"



" 예 가락 올리겠습니다"



거문고를 뜯는 손가락에 멍이 들어 아픈 와중에도

그저 묵묵히 가락을 울려야만 했다
높으신 분께서 듣고 계시니 참아야만 했다 아름다운 선율이 끝나고

물러나려는 찰나에 선비님께서 말하셨다



"가락을 울리는것이 아니라 올린다 하였느냐"



"예.. 가락을 올려드렸습니다"



"그래 기도라도 지낸것이냐"



"예...."



"참으로 궁금하구나 무엇인지 얘기해줄수 있겠느냐"



뜸을 들이던 기생이 말했다



"저로 인해 매질 당하신 지아비를 위해 올리는 가락입니다"



선비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아니 무엇때문에 매질을 당하셨단 말이냐"



눈가에 눈물이 가득한 기생이 말했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였습니다 그저 용서를 바라올뿐입니다"



힘겹게 말을 꺼낸 기생은 눈물이 흐르는 지금 이순간에도 미소를 짓고 있었고 선비는 아무 감흥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그만 되었구나 이만 가보도록"



"예... 강녕하시길..."



기생이 뒷걸음질 치며 물러난 자리에

선비님과 다른기생들이 웃음 꽃을 피웠다



자리에서 물러나 급하게 걷던 기생은

흙바닥에 주저앉아 숨죽여 울며 조용히 밝은 달을 보며 말했다



"하늘이시여 웃음을 파는 이는 마음이 부르트는 법입니다

이 억척스러운 몸도 상처가 나면 치료가 필요한법인데 어찌 하여

시중을 들지 않았다 하여 낭군님을 곤장질한

고약한 광인을 또 맞이해야만 합니까..

달이 저리 빛나는데 어찌
저는 더욱 어두워 질 뿐입니까
하늘이시여 저 웃음소리가 제발 제귓가에 닿지않게 도와주시옵소서..."